경력단절 허들 넘어 재취업에 성공한 워킹맘 <문화예술교육사 장은주씨>

“예술 전공과 육아 경험이 직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지역내일 2019-04-04

결혼을 하고 축복 속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보면서도 주부의 마음 한켠에는 공허감이 깃든다. 활기차게 사회 생활하던 나는 어디 가고 ‘누구 엄마’라는 타이틀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초등 고학년으로 갈아탈 무렵 엄마들은 가시 방석에 앉은 듯 무언가를 해야만 할 것 같다. 아이를 등교시킨 뒤 홀로 남은 주부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제3의 인생을 헤쳐 나갈 대안을 찾는다. 우리 주변에는 비록 20~30대 때의 빛나는 직업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자신의 전공과 재능을 살려 제2의 직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경력단절이라는 허들을 넘어 재취업에 성공해 엄마로서 사회인으로서 당당히 두 몫을 해나가는 워킹맘을 소개한다. 



1. 재취업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편집디자인 회사를 다니면서 브랜드 기획과 핸드메이드 상품 제작 판매를 해왔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내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일을 잠시 접어 두게 됐습니다. 이후 두 아이가 유치원을 갈 무렵 다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지만 디자이너로 일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디자이너는 유행에 민감해야 하고 시대 흐름을 반영해야 하는데 공백기가 길다 보니 저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던 중 큰 아이의 방학숙제인 책 만들기를 함께 하면서 북아트에 대해 알게 됐고 이 분야에 흥미를 느꼈어요. 이후 국가자격증인 ‘문화예술교육사’를 공부하면서 교수님의 추천으로 파주출판도시 몽솔레 문화예술센터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2. 문화예술교육사를 선택한 이유는?

저는 아이들을 키우며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생겨 2012년에는 북아트와 독서논술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제 아이와 아이 친구들을 대상으로 동네 공방에서 어린이북아트 교육을 작은 규모로 하고 있었는데, 2013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행하는 ‘문화예술교육사’라는 국가자격증이 시행됐어요. 저는 디자인 분야에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에 교육학에 대해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1년 정도 고민하다 이쪽 길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1년 정도 길게 고민했던 이유는 교육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고민도 있었지만 이 과정을 준비하는데 190만원이라는 목돈이 들기 때문이기도 했답니다.
 

3. 문화예술교육사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당시는 문화예술교육사가 도입되고 2급 자격이 1차로 시행되던 때라 19학점을 이수해야 했어요. 1급 자격증은 2급 자격을 취득한 후 문화예술교육 경력 5년 이상이 되어야 취득가능합니다. 제가 2급 자격을 취득하고 난 후 2015년에 일부 교육과정이 개정돼 문화예술관련 대학 졸업생은 5과목 10학점(1과목 20만원, 총 100만원), 고졸 및 비전공자는 15과목 40학점을 이수하면 됩니다. 저는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낮에 갈 수 있는 중앙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현재는 진행하지 않음)에 다녔지만 직장인을 위한 저녁 수업도 있어요. 교육분야에 따라 교육대학원에서도 취득할 수도 있고 관련 사이트에서 지정된 교육기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문화예술교육사로 취업하게 된 과정은?

운이 좋았다고 해야할지 열정적으로 살아서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문화예술교육사를 공부하던 도중에 취업이 됐습니다. 문화예술교육사 과정 중 디자인•공예 교육론의 첫번째 과제가 SNS 카페에 댓글로 자기소개를 올리는 것이었어요. 저는 방과후 강사로 취업하려고 이력이나 자기소개를 정리해 두었던 터라 형식만 조금 바꿔서 자기소개글을 올렸어요. 그동안 해 왔던 전시, 삽화, 브랜드 기획과 운영, 북아트 교육 등에 대해 자세히 썼는데 교수님이 그걸 보시고 저에게 적합한 자리가 있다면서 면접을 권유하셨고 자격과정이 다 끝나기도 전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5. 문화예술교육사의 진로는?

‘국공립 교육시설에는 1명의 문화예술교육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시행령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사는 학교, 문화기반 시설과 민간문화시설에서 활동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면 전시 자체로만 끝났지만 요즘은 전시와 교육을 접목해 문화예술을 교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었어요. 학예사와는 달리 문화예술교육사가 박물관이나 미술관, 문화예술기관, 학교 등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 곳으로 배치되고 있어요. 학교의 경우에는 연극이나 미술, 디자인, 음악 등의 전문교육이 필요할 때 문화예술교육사가 학교 현장으로 지원돼 수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6. 어떤 사람에게 문화예술교육사를 추천하면 좋을지?

문화예술교육사는 국악이나 디자인 무용 미술 만화 애니메이션 연극 사진 음악 공예 영화 관련 전공을 했거나 이 분야에서 일했던 분들 중에 아이를 키우며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있다면 적극 추천합니다. 대학 때 전공이나 사회에서 일하던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교육이라는 영역과 접목해 활동할 수 있어요. 문화예술쪽은 재능도 있겠지만 자신이 그 분야를 좋아해서 전공했던 것이기 때문에 관련된 활동을 하시면서 직업적 만족도 느낄 수 있습니다. 


7.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조언은?

경력이 단절된 채 보낸 육아의 시기가 결코 의미 없이 지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열정적으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모든 활동이 경륜과 연륜을 발할 때가 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박물관과 전시관에 다니고 여행을 다녔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지식과 경험으로 쌓이게 돼 30대 후반이나 40대에 다시 일하게 됐을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올해 홍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 교육을 전공하려고 진학했어요. 늘 그랬듯 제 아이들을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하면서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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