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기도교육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로 알아본 학교폭력 양상과 대응책

무심코 내뱉은 말과 행동, 그리고 침묵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어요!

이경화 리포터 2021-03-30

 최근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학교폭력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학교와 학교 밖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은 최근 들어 특정 소수의 학생들만이 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조와 가담을 하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지난 1월 21일 경기도교육청에서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양상과 그에 따른 대응책을 알아보았다. 

참조 경기도교육청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도움말 최우성(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한국교사학회 학회장)


전년도 대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 0.9% 줄어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지난해인 2020년 9월 14일부터 10월 23일 도내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98만명을 대상으로 했다.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대상자의 73%인 72만여 명이 참여했다. 해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1학기 전수조사, 2학기 표본조사로 1년에 2번 진행되었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수조사 한 차례만 진행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학교폭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19년 1차에는 피해응답률이 1.7%였으나 2020년 1차에는 0.8%로 0.9% 감소했으며 이는 전국 시·도 평균인 0.9%보다 낮은 수치다. 또한 가해응답률은 0.6%에서 0.3%, 목격응답률도 4.0%에서 2.0%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20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견주어 대상자의 설문 참여율이 90.2%에서 73.3%로 낮아진 점,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한 기간이 짧았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시도교육청 및 경기도 전년대비 결과표>

< 경기도 전년 대비 학교폭력 현황>


학교폭력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순으로 많아

학교폭력의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32.9%로 가장 많았고 집단따돌림(26.8%)>사이버폭력(13.4%)>신체폭력(7.4%)>스토킹(7.0%)>금품갈취(4.9%)>강요·강제심부름(3.9%)>성폭력·성추행(3.6%) 순이었다. 이는 신체폭력보다 정서 폭력 비율이 높은 결과로 요즘 학교폭력은 직접적인 신체적 폭력보다 SNS 및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사이버공간에서 정서적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연구소 최우성 소장은 “최근 학교폭력 양상이 사이버공간 및 각종 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온라인을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카톡방에서의 따돌림, Asked와 같은 익명 어플을 통해 교묘한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가 초대되지 않은 카톡방에서의 집단따돌림과 익명 어플에서 피해자의 사진을 합성한 성희롱이 일어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학교폭력 피해유형별 비율(응답 건수 기준 비율, 단위%>


학교폭력 피해 장소는 교실 안과 복도 등 학교 안이 63.0%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폭력행위와 함께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도 포함한다. 즉, 학교폭력은 학교 안과 밖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폭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범위가 생각보다 너무 넓다. 

더욱이 학교 밖 폭력에는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언어 및 성희롱, 집단따돌림 등이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 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학교폭력의 범위를 학교 안과 밖으로 구분하는 것이 학생들 지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최우성 소장의 설명이다.


학교폭력 피해 장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실, 복도, 운동장 등 학교 내가 63.0%로 대다수였다. 반면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은 사이버공간이 10.4%로 가장 많았으며, 학원이나 학원 주변이 3.5%로 생각보다 적었다. 오히려 놀이터, 공원, 동네 골목 등의 장소가 7.2%나 되었으며 오락실, PC방, 노래방 등은 0.7%에 그쳤다. 반면 우리집(또는 친구집)과 학교 밖 체험활동 장소가 각각 4.5%와 4.4%로 나타나 학교폭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우성 소장은 “최근에는 학교폭력이 사이버공간에서 시작된 언어와 성희롱이 서로 다른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서로 만나 신체폭력으로 변이되는 양상까지 보이고있다”고 설명하며 학교폭력이 1차에 이어 2차까지 이어진다고 전했다.


<학교폭력 피해 발생 장소(응답 건수 기준 비율, 단위%)>


학교폭력 가해 이유,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가 가장 높아

학교폭력을 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이 먼저 나를 괴롭혀서’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의 21.6%가 선택한 이 대답은 상대방이 자신을 먼저 괴롭혔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말과 행동으로 대응했다면 절대 정당화될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다음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학생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 ‘강해 보이려고’가 뒤를 이었다. 결국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가하는 이유는 직접적인 갈등이 아닌 경우도 상당수임을 알 수 있었다.

최우성 소장은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하는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적인 신체적 가해 행위나 언어폭력이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없는 단톡방에서의 욕설 및 오가는 말을 하거나 아무 말 없이 보는 경우에도 동조와 가담의 행위로 간주되어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 응답 현황>


< Q&A로 정리한 학교폭력 유형과 대응책>

Q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2020년 학교폭력실태조사를 살펴보면 2019학년도에 비해 학교폭력이 줄어들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이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큰 수치는 아닙니다. 오히려 온라인수업으로 인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이버폭력은 증가했습니다.

카톡방에서의 일명 뒷담화라고 할 수 있는 집단따돌임과 익명 어플에서의 성희롱 등 사이버상에서 교묘하게 폭력이 가해지고 있어요. 더욱이 이런 사이버폭력은 온라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오프라인에서 만나 신체폭력으로 변이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같은 학교나 인근 학교 학생들과의 갈등에 그쳤다면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지역의 한계가 무너지며 서로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공동 학폭이 열리는 경우도 생겼답니다.

덧붙여 의자를 살짝 밀거나, 엎드려 자는데 터치를 하는 경우, 종이나 종이비행기를 집어 던진 경우 등도 학폭에 해당됩니다. 결국 자신은 장난이라고 생각해 벌인 행동이라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 따라 학폭으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사이버폭력이 증가하는 이유와  학부모들이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최근 사람을 죽이는 게임이나 폭력성 강한 드라마, 그리고 SNS 및 카톡 등 소셜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와 시간이 많아진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된 경우가 많아요. 이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먼저 존중어를 사용하고 자녀들의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대화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남학생 부모님은 자녀가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여학생 부모님은 우리 아이가 따돌림이 행해지는 카톡당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알아두어야 합니다. 특히 특정 학생에 대한 언어폭력과 따돌림 등이 이루어진 카톡방에 참여하고만 있어도 이는 학교폭력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학폭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서 이런 경우에는 분명히 다른 학생들에게 이런 행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카톡방을 나온 후에 그 내용을 캡쳐해서 증거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Q 학교폭력위원회 진행이  지난해부터 달라졌다고 하던데요?

지난해부터 시행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2주 이상의 진단서가 없는 경우, 재산과 피해의 복구가 이루어진 경우, 지속적이지 않은 폭력, 보복이 없는 폭력인 경우와 같은 4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사항은 학교에서 자체 해결제를 시행해 해결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교육청에 구성되어있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사하게 됩니다.


Q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일선 학교에서 교육청으로 옮겨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정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것으로 교원전문가, 변호사·판사·검사 등 법조인, 학부모 등 으로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각 학교에서 학교폭력 심의위원회가 열리면서 불거진 공정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사항은 학교를 벗어나 해당 교육청에서 심의하게 되었으며, 실제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교사는 과중한 업무로 인해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해 교육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함과 학생들의 교육결손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Q 학폭을 경험했지만 여러 이유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학폭 피해를 입증하려면 일단 물증, 근거, 목격자 등 증거가 확실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이 당한 것이 학폭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지요. 이런 도움은 최근 개발된 학폭 관련 기준을 알아보는 어플을 사용하거나 담당 교사, 그리고 장학사에게 문의해 조언을 듣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증거가 불확실하다고 무작정 참고 견디지 말고 학교 담당 교사 또는 담임교사 등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괴로움을 알리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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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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