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검색결과 총 2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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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부터 근현대사 아우르는 역사의 보물창고 ‘송파’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보물창고가 ‘송파’다. 교육열 높은 부모들을 위해 집 가까이 동네 유적지를 활용한 자녀 역사 교육법을 소개한다.나각순 역사학자가 들려주는 송파 땅의 역사 “역사는 흐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가락동에서 발굴된 가락식 토기는 서해안과 동해안 문화권이 만나 융합한 걸 보여주는 청동기시대 의미있는 유물입니다. 철기시대에 접어들자 백제는 송파에서 나라를 세웠습니다. 왕성이었던 풍납토성, 왕릉 석촌동고분군이 남아있지요. 그 후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한강 일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였습니다. 통일신라, 고려시대에도 송파 일대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고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전국의 특산품이 한데 모이는 거대한 송파시장이 형성됐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을축년 대홍수로 인해 이 일대가 초토화되었다가 70년대 들어 잠실 지구 개발을 통해 당대의 신도시로 각광 받았습니다. 전국민의 자긍심을 높인 88올림픽의 메인 무대 또한 송파였습니다. 현재 송파구(약 66만3000명)는 서울시에서 인구수 1위의 거대 자치구로 성장했습ㅤㄴㅣㄷ.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송파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진 땅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나각순 역사학자는 강조한다. 서울시사편찬위 위원을 지낸 그는 한국사 가운데서도 특히 서울의 역사 문화를 30년 넘게 파고든 주인공입니다. 역사의 퇴적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송파에 그는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Q. 송파의 대표적인 유적지 풍납토성과 석촌동 고분군에서 어떤 역사적 흐름을 읽어야 할까요? 백제의 왕릉 석촌동고분군은 적석총 스타일로 고구려 장군총과 유사점이 있습니다. 즉 무덤 양식을 통해 백제가 고구려 유민이 세운 나라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고구려 전성기 시대 무덤인 장군총(밑면 길이 약 38m)보다 석촌동 3호 고분(약 50m)의 규모가 큽니다. 고대 국가들의 성 둘레가 대략 2km 내외였던 반면에 백제의 왕성 풍납토성은 3.5km로 추정됩니다. 고대 전제왕권 국가였던 당대 백제의 국력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충적 평화지대였던 한강 유역을 두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치열하게 싸웠고 백제는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백제의 성, 몽촌토성은 고구려 수중으로 넘어간 뒤 오랜 세월 군사기지로 사용됩니다. 이 일대에서 출토된 고구려 유물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통일신라, 고려를 거치면서 당대 수도였던 경주나 개경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해도 여전히 송파 일대는 당대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한강을 거쳐 개경까지 불교 사상이 전파되는 중심 루트였습니다.Q. 석촌호수 일대와 조선시대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요?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의 본류였습니다. 전국 팔도의 특산품이 이 일대로 모여들며 송파시장(현 송파동 일대)이 몸집을 키웠습니다. 조선시대 육의전으로 풀리는 삼남의 물산은 송파시장을 거쳐갔습니다.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송파산대놀이도 조선시대 송파시장 상인들의 놀이문화가 뿌리입니다. 양반들을 비꼬고 남녀상열지사를 다루는 해학과 풍자 속에서 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을축년 대홍수를 겪으며 송파시장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현대 들어와 전국의 농수축산물이 모이는 가락시장이 송파시장의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석촌호수 서호 근처에 서 있는 삼전도비는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요. 당시 중국에 노예로 끌려간 사람만 전 인구의 10%에 달했습니다. 엄청난 숫자이지요. 천신만고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딸과 며느리들은 ‘환향녀’라 손가락질 받았습니다. 특히 양반 출신 부녀자들은 가족에게 자결까지 강요당하며 참혹한 최후를 보냈습니다. 당대 지배계층의 책임회피적인 태도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걸 곱씹게 합니다. 구한말, 일제 강점기, 잠실 일대 개발 과정을 거치며 삼전도비가 여기저기 옮겨다니거나 수장 당하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치욕의 역사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만큼 국격과 역사 의식을 갖추게 됐지요. 특히 한자, 만주어, 몽골어로 새겨진 삼전도비는 금석문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Q. 1970년대 이후 잠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송파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부동산 개발, 88올림픽, 잠실역 일대 롯데타운 등 송파는 현대사의 이슈가 많았고 현재는 강남 3구 중 하나가 됐습니다. 땅에는 흥망성쇠의 역사가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유적과 유물을 통해 ‘당대의 시대’를 읽고 동시에 현재를 되돌아보며 확고한 역사 의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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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이 있는 공간 - 취향저격 덮밥, 특별함이 주는 즐거움 벚꽃나들이로 석촌호수의 인파가 어마어마한 요즘이다. 공식적인 벚꽃축제 기간은 끝났지만 날씨가 좋아지면서 석촌호수는 꾸준히 봄을 즐길 수 있는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다.석촌호수 인근 송리단길에 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봄날과 딱 어울리는 맛있는 덮밥을 산책 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사람이 한번 씩 쉬어야 할 거리’ 일식정에 가면 ‘유머가 있는’ 쉐프의 ‘아주 특별한’ 일품식 메뉴를 먹어볼 수 있다.석촌호수 서호 건너편 석촌호(서호)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나인파크. 길을 지나다보면 2층 테라스에 ‘일식정’이란 간판이 선명하다. 테라스로 올라가는 계단을 이용해도 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분위기가 사람들을 맞는다. 널찍한 테라스에 전면 유리로 마감된 창.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 날이 더 따뜻해지면 이곳은 완전 오픈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건너편으로 석촌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일식정으로 들어서면 모던한 인테리어와 함께 분주히 움직이는 쉐프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식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석과 바석이 준비되어 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바석은 패스하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 메뉴는 딱 3개. 버터치킨커리, 소고기가지덮밥, 돼지고기마늘덮밥이 전부다. 여기에 함께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주류와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다. 모든 메뉴는 1일 40그릇 한정 판매. 쉐프에게 살짝 물어보니 쇠고기가지덮밥이 가장 인기가 많아 조기 품절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다음이 버터치킨커리라고.가장 인기 있는 쇠고기가지덮밥과 버터치킨커리를 먹어보기로 했다.주문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센스 넘치는 테이블 세팅이 눈에 들어온다. 짙은 푸른색이 선명한 수저세트와 함께 머리가 긴 손님을 위한 머리끈까지 챙겨놓은 센스. 벽에는 콘센트도 있어 식사하는 동안 휴대폰을 충전하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그리고 찬찬히 읽어본 메뉴판. 이곳 쉐프의 유쾌함이 묻어난다. 매일 먹어봤는데 안 질린다는 버터치킨커리, 젓가락을 사용해 따로따로 먹어도 맛있다는 쇠고기가지덮밥, 열다섯 톨의 마늘이 들어가 100일 미만 커플은 특히 주의하라는 돼지고기마늘덮밥. 커플들의 데이트까지 배려하는 센스를 담아 재미있는 메뉴판을 마련했다.이곳 버터치킨커리는 부드러운 맛과 거부감 없는 향이 매력인 영국·인도식 무르그 마크니. 무르그(Murgh·치킨) 마크니(Makhani·버터)는 말 그대로 치킨버터커리로 반숙후라이와의 조화가 더욱 부드럽다.소고기가지덮밥은 붉은 소고기장과 구운 가지를 곁들인 덮밥으로 담백하게 구운 가지스테이크가 일품이다. ‘가지가 이렇게 맛있구나’라는 확고한 생각을 들게 덮밥. ‘가지가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 밥 한 숟가락과 함께 가지 한 조각을 마무리하게 되는 제대로 된 황금비율까지 보여주는 메뉴다.마늘이 듬뿍 들어간 돼지고기마늘덮밥. 여기에는 다양한 마늘조리법이 사용되는데 마늘을 구워서, 볶아서, 올리브기름에 저온으로 4시간 이상 조리하고, 튀겨서, 말려서 조리해 마늘향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모든 메뉴가 그만의 특별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 덮밥.날이 좋은 요즘, 각자 취향에 맞는 덮밥을 즐기며 봄날의 행복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201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