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건강 찾은 이웃 13

화정동 문희경씨

지역내일 2008-09-25
"하체근력과 반사신경 검도로 잡았어요"

몇 년 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검도복을 입고 죽도를 휘두르는 장면에 반해 여성 검도인구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아직 주위에서 검도를 하는 주부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멋있다”는 선망만으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부들에게 “아줌마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라는 화정동 문희경(41)씨. 검도는 정신수양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더 좋은 운동이라고 강추하는 그녀는 매주 서너 번 화정 고양 검도관에서 검도를 수련하는 주부다.

아이들 따라 배운 검도
지난 해 1월부터 검도를 시작해 검도 입문 2년 차, 처음엔 중학교 1학년과 5학년 아이들에게 검도를 배우게 하기 위해 함께 검도장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태권도나 축구 등 아이들은 뛰고 역동적인 운동을 좋아하잖아요. 아이들을 검도장으로 데려가기 위해 엄마도 함께 배우겠다고 선언했지요.(웃음)” 그렇게 시작한 검도에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은 많이 힘들어하는 반면, 엄마 문희경씨는 점점 더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검도를 하기 전 재즈댄스며 요가 등 건강을 위해 이것저것 섭렵하긴 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제대로 찾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사실 검도는 엄청 단순해 보이지만 그리 쉬운 운동도 아니에요. 하면서 자신의 무력함, 좌절을 수도 없이 겪게 되지요. 또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확 띄지도 않고 자신은 잘 눈치 채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야말로 인내심이 필요한 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주부들에겐 더 잘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은근과 끈기야 말로 주부들의 특기가 아니냐는 문희경 씨는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 평생운동으로 검도를 만난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심신을 수련하는 무도(武道)
마흔을 넘긴 나이라고 믿기지 않는, 날씬한 몸매의 문희경씨. “그런 좋은 스타일이 검도를 시작하고 나서였는지, 아니면 검도를 하기 전 부터였는지?”를 묻는 질문에 웃기만 한다. “검도는 안으로 근육을 길러주는 운동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살을 빼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검도를 했기 때문에 늘 같은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봐요. 원래 살이 많이 붙지 않는 체질이긴 하지만 아줌마 특유의 체형이 있잖아요. 아랫배 나오고 처지고 탄력 없는 몸매, 그런 몸매가 검도를 하면서 좋은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스타일이 좋아졌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문씨는 아이 둘을 낳고 기르면서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지만, 쉽게 피로한데다 예전엔 하루 자고 나면 피곤이 가시곤 했던 것이 쉬이 풀리지 않고 피곤이 누적되어 몸이 무겁고 개운하지 않았다고. 아이들 때문에 함께 시작한 검도지만, 나이 마흔에 접어드는 1월에 시작한 검도는 자칫 우울하기 쉬운 ‘마흔 고개’도 순하게 넘어가게 한 활력소가 됐다고 한다.
검도는 죽도를 손에 쥐고 동작하면서 발동작을 맞춤과 동시에 기합을 내지르는 운동이기 때문에 단순히 맨손으로 하는 운동과 달리 신체기간의 협응이 중요하다. 기검체(氣劍體) 일치, 즉 기합과 칼, 몸이 일체될 때만 올바른 타격이 이루어진다. “검도는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여러 형태의 사람과 연습을 해서 각각의 기술을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타격의 기회를 온몸으로 감지하는 것이 검도의 수행이죠. 또 일순간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 기력의 집중 없이는 불가능한 운동이죠. 눈 깜짝할 사이에 들어오는 죽도의 끝을 피하는 동시에 짧은 순간 반격을 해내는 찰나의 쾌감이 최고에요.”

건강은 물론 타격 순간 스트레스 0%
문희경씨는 우울해지고 무력해지기 쉽다는 마흔 고비를 쉽게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검도가 체력증진에도 탁월하지만 무엇보다 정신을 수양하는 효과가 컸다고 고백한다. 또 나이가 들수록 특히 여성들은 하체근육이 약해지고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검도는 하체근력을 키워주고 집중력을 키우는 데 그만이라 여성들에게 잘 맞는 운동이라고 추천한다. 한마디로 검도를 하는 한 다리가 아프다거나 치매를 염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검도 입문 햇병아리 수준이지만 상대 움직임의 순간을 반사 신경이나 감(感)으로 잡고 치는 것이 검도의 가장 깊은 묘미 같아요. 상대 움직임을 포착해 정확하게 공격할 타이밍을 노려야하기 때문에 판단력 순발력 집중력을 키우는 데 최고예요. 또 안정된 발동작과 허리를 사용해서 상대의 정면 머리를 내려치는 타격, 그 때 내 기합소리와 죽도가 상대의 호면(머리를 보호하는 호구)에 정확하게 내리꽂힐 때의 소리는 한마디로 짜릿하죠.”
그 순간 스트레스 지수는 0%, 일상의 묵은 찌꺼기들이 일순에 해소되는 카타르시스. 주부 우울증이 숨어들 틈새가 없단다.
“검도는 매우 신사적인 운동이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예의가 우선이죠.” 이런 마음가짐은 도장을 벗어난 생활 속에서도 몸에 배게 되는 것 같아 아이들에게도 “우아한 엄마가 되는 것 같다”고 웃는다.
학과 공부에 치여 검도장을 자주 찾지 못하는 아이들 대신 검도 마니아가 된 문희경씨. 외양은 조용해보이지만 폭발적으로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검도가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 같단다. “할수록 모자란 점이 보여요. 그래서 더 잘해서 고단수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기고요. 오랜 시간 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평생운동인 것도 큰 매력이죠.” 검도로 심신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문희경씨, 도복을 차려입고 죽도를 든 모습이 멋지고 아름답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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