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동, 주부들이 뿔났다

모유수유강좌, 홈베이킹 간식으로 자녀 건강 내 손으로

지역내일 2008-10-15 (수정 2008-10-15 오후 10:01:50)



국내 수입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그동안 강 건너 불로 여겨오던 중국 멜라민 분유 파동 불길이 국내로까지 옮겨 붙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산 유제품이 사용된 과자나 초콜릿 등은 지금까지 615품목 4600여 톤이 수입됐다. 또 지난 2일 뉴질랜드산 분유, 이유식 첨가물인 락토페린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며 먹거리에 대한 주부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평소 동네슈퍼에서 무심코 사먹었던 과자나 초콜릿 등을 통해 모르는 사이에 멜라민을 내 아이가 먹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부들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이물질이 발견된 과자와 광우병 쇠고기에 이어 멜라민 파동가지 겪게된 주부들은 스스로 소비패턴을 바꿔가며 나름대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멜라민 파동 이후 달라진 지역 주부들의 모습을 취재했다.

분유대신 모유, 모유수유강좌 인기
임산부의 날이었던 지난 10일, 안양샘여성병원은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을 위해 임산부 태교교실이 한창이었다.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예비엄마들은 멜라민 파동여파로 출산 후 모유수유에 관심이 높았다. 서미옥(박달1동, 29세)씨는 “멜라민 파동이 있기 전 까지는 모유수유와 분유수유에 대한 생각이 반반이었다”며 “멜라민 사태를 겪으면서 출산 후 아기를 위해 모유수유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씨의 경우처럼 멜라민 파동 이후 모유수유를 계획하는 주부들이 늘었고, 보건소나 지역병원에서 주최하는 모유수유 강좌에 산모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안양샘여성병원은 매월 넷째 주 목요일마다 모유수유교실을 열고 있고, 샘여성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는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유수유클리닉 역시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임산부들에게 모유수유의 장점과 올바른 방법 등을 알려주는 모유수유교실은 매월 한차례 무료로 진행된다. 또 모유수유 과정에 있는 산모들 가운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모유수유클리닉을 열어 도움을 주고 있다. 클리닉을 찾는 산모들이 한 달 추산 100여명에 달한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 인터넷상에 개설된 모유수유 게시판에도 주부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모유수유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나 효과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방법들이 생생하게 올라와 있다. 양인숙 간호팀장은 “모유수유를 원하는 산모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모유수유를 오랜 시간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포기하지 말고 클리닉을 찾아 도움을 청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유수유의 인기에 힘입어 안양시 동안구, 만안구보건소의 출산준비동아리 모임에서도 이뤄지는 모유수유강좌에도 참가를 희망하는 주부들이 부쩍 늘었다. 오는 10월30일부터 시작되는 만안구보건소 출산준비동아리는 정원 30명 모집에 지원자가 벌써부터 줄을 잇고 있다. 군포시보건소도 탁틴맘임산부센터와 함께 임산부건강교실과 엄마젖먹이기 캠페인을 통해 모유수유강좌를 열고있다.

과자 하나 살 때도 원산지 확인, 손수 만드는 과자나 간식 인기
모유수유가 멜라민으로부터 영유아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떠오르는 반면, 유,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들은 아이들 간식을 직접 만드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초등 1,3학년 자녀를 둔 정해숙(비산동, 35세) 씨는 자녀들에게 동네슈퍼나 학교 앞 문방구에서 평소처럼 과자를 사먹는 일을 금지시켰다. 대신 아이들을 위한 간식으로 직접 쿠키를 구워주고 있다. 정 씨는 걱정스럽고 다급한 마음에 인근 마트에서 홈베이킹을 위한 재료들을 구입했다. 처음엔 책을 보면서 홈베이킹에 도전했지만 정식으로 배워 볼 생각에 수제쿠키강좌에 등록했다.
홈베이킹 전문점 모꼬는 15일과 16일‘유기농 수제쿠키만들기 무료강좌’를 실시한다. 수업 특성상 많은 인원이 수강할 수 없어 1타임당 수강인원을 6∼7명으로 정했지만 수강문의가 많아 어려움이 많다. 모꼬의 강민정 대표는 “쿠키 재료를 계량하는 것부터 반죽, 모양내기, 오븐에 굽기 등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고, 만든 쿠키는 포장해 가져갈 수 있어 수강생들의 호응이 높다”라며 “멜라민 사태 이후 내 자녀의 먹거리는 직접 만들고 싶어하는 주부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엔씨백화점과 뉴코아 아울렛 문화센터의 홈베이킹강좌도 인기다. 아직 겨울학기 모집 전인데 벌써부터 수강을 위해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
같은 아파트에서 품앗이로 홈베이킹에 도전하는 주부들도 있다. 관악 부영아파트에 사는 조미숙 씨는 제과제빵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 홈베이킹 홈스쿨을 하자는 동네 주부들의 요구에 홈베이킹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 오전에 자신의 집에 모여 수제쿠키와 카스테라, 식빵 만들기 등 간단한 요리법을 강의한다.
멜라민 파동 이후 아이들의 신장결석 여부를 알기 위해 복부초음파검사,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는 주부들도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과자나 식품에 첨가된 멜라민의 양이 적어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섭취한 경우가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병원을 찾아 직접 눈으로 이상유무를 판단해야 안심이 되는 것이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먹거리만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주부들의 마음은 아닐까?
김은진 리포터 joli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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