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예술가를 만나다

평면에 공간 미 채색하는 박명선 작가

홀로그램의 빛, 보이는 것 이상의 세계를 탐험하다

지역내일 2009-03-20

박명선은 1997년 영국 첼시예술대학(Che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2000년과 2001년 Wimbledon School of Art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수료한 전업작가. 해외에서 자신들의 예술적 작업을 위해 활동한 작가들이 그들의 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분방하고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듯, 그의 작품세계 또한 그러하다. 파주 탄현면 갈현리 작업실, 평면의 그림에 삼차원적인 공간감을 부여하는 홀로그램 작업에 빠져있는 박명선 작가를 만났다.

그림을 그리기 위한 일탈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그리기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내내 무작정 좋아서 그린 그림들이 몇 박스씩이나 쌓여 이사 갈 때마다 어머니의 지청구를 들어야했다. 졸업 후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하고 그렇게 평범한 일상에 묻혀 살았지만 머릿속에 항상 그림을 향한 열망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8년 여 평범하게 살다 어느 날,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선언에 잠시 고민하던 남편은 그와 함께 동행해주었다. 미지의 땅 영국에 발을 내딛은 그들의 생활이 곤고한 것은 당연한 일.
“한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남편은 철학을 하고. 무작정 그림을 배우겠다고 떠났지만 말도 안 통하고 그림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또 나이 들어 하는 것이라 몇 배로 힘들었어요. 우리 부부가 둘 다 배고픈(?) 전공이라 뒤늦게 고생길이 훤했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그림을 배울 수 있다는데 늘 열에 들뜬 사람처럼 지냈죠.”
첼시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그는 그곳에서 평편한 평면에 공간적인 느낌과 움직임의 효과가 나는 매체들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남보다 더 열심히 배우고 노력한 덕분에 유학기간 그는 1998년 런던 더개논스갤러리 ‘Cut and Dried’전, 런던 Student갤러리 ‘Painting show’전, 1999년 런던 갤러리포커스 ‘재영작가전’, 2000년 런던 브릭스톤갤러리 ‘Quick Silver’전, 2001년 런던 뱅크갤러리 ‘BHF 뱅크 show’ 등 다수의 단체전에서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단절을 풀어내기 위한 소망과 적극적인 메시지, 홀로그램에 빠지다
그림 작업에 대한 다양한 접근 끝에 그가 천착한 것은 홀로그램. 홀로그램은 그 자체가 가진 공간적인 느낌으로 다양한 의미를 제공한다. 때론 휘어져 보이거나 크게 혹은 작게 보이며,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빛의 색이 변화한다.
그의 작품 속 홀로그램의 빛은 그림 속 이미지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새로운 상징적인 희망의 의미를 제공한다. 그리고 홀로그램에서 퍼져 나오는 빛은 그림 속의 이미지에게 보이는 것 이상의 상상에 세계를 탐험하게 하며 그 빛은 단절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데에만 머물지 않고 그 단절을 풀어내기 위한 소망과 적극적인 메시지를 제공한다.
그의 작업은 숲이나 나무 등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그 위에 홀로그램을 배치함으로써 우리에게 3차원적인 시각적 공간을 제공하며 자유로운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전시장의 조명이나 작업실 창가에 스며드는 빛 하나, 오전의 햇살과 오후의 석양에 미세하게 반응하는 홀로그램의 빛. 그의 그림 속 나무와 숲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각인된다.

31일까지〈쉬어가다-Take Breath〉열어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다시 정착하면서 “영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귀국 초기 다시 한국에서 이방인이 된 듯 했다”는 그가 제일 먼저 부딪힌 문제는 거처할 집을 마련하는 것. 현실감각 없이 무모하게 집을 구하러 다니던 그에게 겨우(?) 주어진 집이 지금의 파주 갈현리 작업실이다. 끝없는 벌판이 앞마당처럼 펼쳐진 집과 작업실은 지금은 오히려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유학 시절에는 늘 비가 오고 흐린 영국의 날씨 탓인지 어둡고 가라앉아 있었지만, 사계의 변화가 무쌍한 집 앞 풍경 때문인지 요즘 작품은 긍정적이고 따뜻하다는 평을 듣는다”는 작가. 2006년 가나아트스페이스 ‘보이지 않는 벽’, 서울 갤러리 NV ‘창을 통해 보다’, 2007년 갤러리 JI ‘마음의 문’, 2008년 갤러리 영 ‘홀로그램-닫힘과 열림’ 등 4회의 개인전에 이어 3월 1일~31일까지 서울 팔판동 갤러리 현에서 개인전 ‘쉬어가다’, 3월 23일~30일 압구정동 파란네모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다음 전시 일정은 4월 15일~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 될 ‘Seoul Open Art Fair’.
이번 전시회에서 그가 선보이는 것은 바람, 따스한 햇볕, 그 사이에서 퍼져 나오는 홀로그램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빛이다. 요즘처럼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조급하지 말고 한 걸음 템포를 늦추고 여유를 갖자는 의미의 ‘쉬어가다’다.
이제 따뜻한 봄날이다. 우리의 현실은 주어진 현실을 보여주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실은 긍정적 비전을 제시한다는 작가의 메시지. 그 휴식의 의미를 함께 성찰해보는 미술관 나들이는 어떨까.
(작가 홈페이지 www.parkms.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parkms315)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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