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상과 사유, 엄재홍 전시회

작가의 내면세계, 그 상징성을 물상에 투영하다

지역내일 2009-06-12
파주 교하도서관 내 교하아트센터에서는 6월 9~19일까지 ‘물상과 사유-엄재홍 전’을 연다.
동양화는 사유하는 그림이다. 자연과 물상을 자유롭게 사유함으로써 물아일체에 도달하는 것이 바로 동양화가 추구하는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엄재홍 역시 물아일체의 수련을 하고 있다. 그것은 작가가 그간 수집해 온 골동품들과 대화를 나누는 행위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오래된 물건이 지니는 상처와 흔적, 지나간 세월들이 마치 자신의 추억, 그리고 현재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고백 한다. 이렇게 골동품은 자연스럽게 작업의 소재가 되었다.
작가의 내면세계를 물상에 투영시킨 작품 중에 ‘박제가 된 양’은 소장품 목각인형 양이 모델이 된 것으로, 순진무구한 생명력이 나무란 매스에 꼼짝없이 갇혀있는 것이 상대에게 화를 못 내고 속앓이 하는 작가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졌다고 하며, 작품 ‘씨이-ㄱ’은 다소 해학적인 목각 해태 상을 보며 웃는 게 웃는 게 아닌데도 그래도 웃는 자신의 모습과 마냥 닮은 것 같아 그리게 됐다고 한다.
한편 이런 작가의 인품과 내면세계는 작품 ‘울렁이는 분노’에서 반전을 기한다. 작업실에 걸려있는 나무망치를 보며 순간 끓어오르는 폭력성은 어쩔 수 없었던 듯. 그는 익명의 누군가를 향해 내리치고 싶은 욕망을 느끼기도 했을 터, 그러나 그보다 자기 스스로를 부수고 싶었던 것이 가장 컸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무디고 무딘 성격에, 자신이 조금은 손해 보는 것이 모두를 위해 낫다고 말하는 작가는 작업에 임할 때만큼은 적극적이고 실험적이다.
엄재홍은 동아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후, 홍익대학교에 입학하여 동양화를 전공한다. 졸업 후 일본에서 재료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현재 홍익대 대학원 동양화과에 재학 중이다. 그에게 있어 재료란 동 서양 구분 없이 원하는 그림이 나오기까지 끊임없이 실험하는 표현도구인 것이다. 그는 과감히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을 사용한 반면 동양적인 골동품은 수묵담채기법(블랙으로 물상에 양감을 표현한 후 옅은 채색으로 우려서 완성하는)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작가가 했던 동양적 소재표현과 능숙한 서양재료의 접목이 주는 신선함보다 물상을 캔버스 가득 확대하여 물상 자체가 주는 이미지, 즉 작가의 감정이 이입된 상징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문의 031-940-5179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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