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강동직장인밴드세상’ 랩퍼 김동희 씨

무대에 서면 랩퍼로 변신하는 넥타이맨

지역내일 2009-08-15 (수정 2009-08-15 오후 3:28:44)

어떤 음악이라도 박자만 있으면 랩으로 태어난다



바야흐로 밴드 전성시대다. TV 음악,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접하는 밴드는 이름도 장르도 다양하다. 마치 70, 80년대 산울림, 송골매 등이 인기를 끌던 ‘록밴드 전성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또한, 넥타이 맨 직장인들이 결성한 밴드도 자신만의 음악세상을 꿈꾸며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강동, 송파지역에 거주하는 직장인들로 결성된 ‘강동직장인밴드세상’도 바로 그 곳. 유순하고 깔끔한 첫인상이 반듯한 이미지지만 마이크를 잡는 순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김동희(석촌동/30세) 씨를 만났다. 그는 수협중앙회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직장인밴드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랩퍼로 통한다.

밴드와 함께하니 즐거운 서울살이
“2006년부터 강동직장인밴드세상과 함께 했어요. 그 당시는 서울에 첫 발령을 받아 부산에서 상경한 시기죠. 갑자기 서울에 와서 여가시간에 마땅히 할 일도 없고 심심하던 차에 강동 직장인밴드를 알게 됐어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어찌나 반갑던지...”
그는 대학시절에도 2년 정도 부산지역 직장인밴드에서 활동했다. 전공과는 무관하지만 랩 음악을 좋아해 밴드에서 숨겨진 면모를 발산한 것이 인연이 돼 현재까지 서울살이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밴드에서 김동희 씨의 임무는 빠른 음악에 맞춰 쉴 새 없이 노랫말을 쏟아내는 랩퍼다. 그가 노래하는 랩 대부분은 직접 가사를 썼다. 김 씨는 “기존 곡들을 따라 하기보다 제 랩을 직접 만들어 노래하고 있어요. 그래서 틈틈이 시를 쓰듯이 가사를 만들고, 돌아다니다 좋은 글감이 떠오르면 핸드폰에 저장해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직장인밴드세상의 여러 팀들 중에서 김 씨가 속한 팀은 ‘소그난도’라 이름 붙여진 팀. ‘소그난도’는 이태리어. 여기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로 가진 음악의 꿈을 펼쳐보자는 회원들의 소망이 담겨있다.
성내동에 있는 연습실은 주말을 제외한 평일 내내 회원들로 붐빈다. 팀별로 정기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연습모임도 있다. 공연일정이라도 잡혀있으면 연습 횟수는 당연히 늘어난다. 저녁 7시30분부터 10시까지 계속되는 장시간의 연습에 지칠듯하지만 회원들은 각자의 악기와 노래 박자를 한데 모으는데 여념이 없다.

무대에 서본 자 그 쾌감을 안다
각자 본업이 있는 직장인들이라서 간혹 정기적인 연습이 귀찮을 때도 있을 터. 설사 회사 회식일정이라도 겹치는 날이면 난감하기 일쑤다. 그는 “유난히 피곤한 날은 집에 가서 쉬고 싶을 때도 있죠. 그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연습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피로가 날아가는 걸 느껴요”라며 “직장에서도 밴드 활동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공연에 와서 응원해주시고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그가 밴드를 하는 이유는 뭘까? 음악에 대한 사랑이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걸까 의문이 생길 때 쯤, 그는 “무대에 올라갔을 때 관객과 함께 교감하는 기분이 짱이다. 이런 행복이 계속 밴드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설명한다.
“랩퍼는 어떤 음악이라도 비트만 주면 가사를 만들어 노래를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죠. 드럼을 배워본 적이 있는데 역시 저에겐 랩퍼가 잘 맞더라고요. 나이가 많아지면 못할 수도 있지만 랩퍼를 오래도록 하고 싶어요. 하하하...”
초창기에는 실수도 많이 했다. 특히 무대에 오르면 누구나 분위기에 휩싸여 흥분하기 일쑤. 그럴 때면 곡의 박자가 빨라지면서 랩퍼는 거기에 맞춰 따라가는 것이 여간 곤혹스럽다. 더구나 가사가 많다보니 한 번 놓치면 치고 들어가기 힘들다. 지금이야 랩퍼 5년차로 실수가 드물지만 초년병 시절에는 가사를 놓쳐서 무대에 멀뚱멀뚱 서있는 경험도 했다.
김 씨는 “부산에 계신 부모님은 제 공연을 동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노래 부르다 아들 숨 넘어갈까봐 걱정을 하시더라”면서 “요즘도 전화 통화하면 숨 잘 쉬고 있냐고 말씀하시곤 한다”고 웃음 지었다.

음악의 꿈을 서로 교류하다
이들의 공연 횟수는 년 10회 정도. 자치단체에서 마련한 행사나 축제에 참가해 음악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리조트 행사에 참여해 대중을 만나기도 한다. 매년 12월에는 홍대 앞 클럽을 빌려 정기공연도 한다. 요즘은 8월말에 잡힌 휘닉스파크 공연을 위해 연습이 한창이다. 취미삼아 음악을 하는 밴드지만 누구나 이들이 연습,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기에 압도될 만하다.
“음악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과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거여서 서로가 삶의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하죠. 기회가 된다면 자주 열린 공간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그리고 훗날 결혼해서 아이들이 생기면 아빠가 활동했던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어요.”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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