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부방법 48

이영혜(저동고 3학년)

“공부요? 책상 앞에서만 하는 건 아니죠”

지역내일 2009-09-03

“공부 방법이요? 제가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말을 흐리는 저동고등학교 3학년 이영혜양. 첫눈에 봐도 ‘엄친딸’ 같은 영혜양은 리포터가 입수한 정보만 해도 학급 1등, 교내 방송부 아나운서에 교내 토론대회 최우수상, 고양시 토론대회 은상, 경기도 토론대회 동상 수상, 전국고등학생토론동아리 부회장, 2학년 학생회장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헌데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니? 예상치 못한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포터를 향해 그는 환히 웃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영혜양은 마냥 놀기 좋아하고 운동 좋아했던 초·중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공부와는 그리 가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는 언니가 있어서인지 부모님도 학업 쪽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으셨단다.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성격 탓일까.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덕분에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공부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고1때 반 석차가 중간정도였는데, 고3인 지금은 1등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런 저를 보고 부모님과 언니는 ‘한강의 기적’ ‘영혜의 기적’이라면서 놀라셨어요.(웃음) 전혀 공부에는 소질이 없어보였던 제가 1등을 했으니까요. 아마도 어릴 때 맘껏 놀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혜의 기적’을 만든 ‘자유’
초등학교 때 발레가 좋아 6년 내내 발레를 했고, 그 외에도 첼로, 육상 등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도전하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종합반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공부가 무엇인지 깨달은 지금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는 공부한 것이 아니라 강의만 들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아요.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없었으니 결과도 별로 안 좋았어요.”
부모님은 영혜양이 관심이 있는 것은 모두 해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학교 방송국 아나운서에 도전할 때도, 토론대회에 참여할 때도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하셨다.
“아마 제가 공부를 잘했으면 공부에 방해된다고 못하게 하셨을 거예요.(웃음) 부모님은 제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 흥미를 보이는 것은 모든지 허락하시면서, 제게 맞는 것을 찾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영혜양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것이 가장 값진 보물이라고 말한다. 고1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신 부모님이 조금 원망스러웠단다. 남들보다 늦게 출발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님이 자신을 정해진 틀 안에 넣지 않고 자유롭게 해주셨기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며 감사해 했다.

영어, 무조건 외워 자신감 높이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 어떻게 하면 1등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을까. 고1 겨울방학 때부터 공부에 전념했다. 중학교 때의 학습방법을 대폭 수정하고, 부족한 과목만 수업을 듣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린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언니와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 영혜양은 솔직하게 모르는 것은 알려달라며 도움을 청하며 스스로 하는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중 영어가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과목이라는 영혜양. 그는 중학교 때부터 영어책을 무조건 외워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중학교에 올라와보니 친구들은 학습지를 이용해 영어를 미리 공부했더라고요. 그들과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영어 교과서를 모조리 다 외웠어요. 그랬더니 점수는 잘 나오더군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그 방법을 사용했죠.(웃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수준 차이를 확실하게 느꼈지만, 그래도 영어만큼은 그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교재를 다 외우니 성적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그러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날로 높아졌다. 하지만 책을 모두 외우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때부터 자신만의 영어 공부 방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과서, 교재를 전부 외우니,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중심으로 공부하니 또 성적이 잘 나와요. 고2 중간고사에서의 영어 성적은 전교 1등이었죠. 그 후로는 자신감이 백배. 교과서, 교재의 지문이 아닌 새로운 지문이 나와도 풀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저의 실력을 더욱 키워준 것 같아요.”
영어 성적이 잘 나오니 주위 친구들도 다양한 영어 지문을 가져와 질문했고, 친구를 가르쳐주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단다. 이처럼 영혜양은 스스로 틀을 깨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경험, 스스로 느끼고 배우는 ‘진정한 공부’
그가 생각하는 공부 방법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하고자하는 것이 있으며, 무조건 도전하며 경험하는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만이 공부의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저의 경우를 되돌아봐도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막연히 꿈꿨던 아나운서나 학생회장에 도전하는 것, 토론대회에 출전한 것도 제겐 모두 공부랍니다.”
영혜양은 2학년 때 출전한 교내 토론대회를 참가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방송부 아나운서인 그에게 담당 교사는 토론대회 참가를 권유했고 부담없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준비 과정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았지만 ‘진정한 공부’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1, 2차에 걸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혜양은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찾아 스스로 공부하고, 대학 다니는 언니의 도움으로 토론 기술을 익히며, 마침내 교내 토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교내 토론대회를 통해 토론에 입문할 수 있었고, 다른 수상자들과 팀을 결성해 고양시 토론대회, 경기도 토론대회까지 출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토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고등학생토론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어떤 수업보다 값진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토론대회에서는 주입식 교육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공부를 할 수 있죠.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니 모든 내용이 진정한 내 것이 되더군요.”
후배들도 이런 점을 유의하고 다양한 체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영혜양. 일련의 활동들은 자신이 새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내재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영혜양. 활기 넘치고 진취적인 영혜양은 그 꿈을 충분히 이룰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이영혜양이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 책을 많이 읽어라.
영혜양은 언어 영역에서 주어진 지문을 판독해내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서 나온 문학적 지식이나 보편적 개념을 알면 보다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하라.
책상 앞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몸소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 더 큰 공부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본인이 새로워지는 것을 스스로 체험하면 더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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