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매일 오꼬노미야끼 굽는 마쯔모토 노부코 씨

“노부코가 만든 오꼬노미야끼 참 맛있어요”

지역내일 2009-09-07
한국 정착 8년차… 곳곳에 ‘노부코 야끼야끼’ 맛 전파하고 싶어

신천역에 있는 오꼬노미야끼 전문점 ‘노부코 야끼야끼’는 일본 본연의 맛을 낸 오꼬노미야끼를 만드는 곳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특별하게 홍보하지 않았지만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의 입을 타 단골을 모으더니, 얼마 전에는 조선일보에 ‘일본 정통을 살린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일본인 마쯔모토 노부코 씨(54/잠실본동)를 만나 그의 한국생활과 오꼬노미야끼 굽게 된 사연을 들어봤다. 한국 정착 8년차인 노부코 씨는 대화 중 자연스럽게 한국을 ‘우리나라’, 한국인을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하며 서툰 한국말로 그의 생활을 들려줬다.

오사카식 정통 오꼬노미야끼 대접해
“가게 문을 연 지는 3년 됐어요. 오꼬노미야끼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고 한국 사람들에게 건강에도 좋고 맛도 있는 오꼬노미야끼를 알리고 싶어서 가게를 냈어요. 일본에서 오꼬노미야끼는 집에서 가족끼리 자주 해먹는 음식이에요.”
노부코 씨의 오꼬노미야끼는 정통 오사카식이다. 야채와 고기 등을 따로 얹힌 후 밀가루반죽을 붙는 히로시마식과 달리 모든 야채와 해물, 고기를 밀가루에 버무려서 한 번에 익혀낸다. 맛을 본 손님들은 그 맛에 반해 자주 찾아오고 노부코 씨에게 ‘일본에서 요리사였냐’고 묻기도 한다. 노부코 씨는 “그 질문을 받으면 조금 찔리기도 해요. 전 요리사가 아니었으니까요. 엄마가 해줬던 대로 또, 내가 집에서 하던 대로 노부코식 오꼬노미야끼를 굽고 있으니까요” 라고 했다.
“개업초기에는 일본에서처럼 당연히 식사메뉴로 오꼬노미야끼를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한 끼 밥값수준으로 잡았었어요. 그런데 오는 손님들을 보니 한국인들은 여러 사람이 오꼬노미야끼 한 장을 시켜놓고 술과 함께 먹는 안주가 되는 거예요. 아, 이런 게 문화적 차이구나 실감했죠.”
이런 차이를 발견한 후 점심, 저녁 식사 위주로 영업하던 노부코 야끼야끼의 영업시간은 오후5시부터 자정까지로 자리 잡았다. 노부코 씨는 “손님들은 12시면 영업시간이 너무 짧다고 연장을 하라고 성화지만 이대로 밀고 가려고요. 새벽까지 장사를 하게 되면 진짜 술집이 될 것 같아서요” 라면서 “오꼬노미야끼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달았고, 내가 만든 오꼬노미야끼에 대한 프라이드가 변질될까봐 살짝 겁이 나거든요”라며 웃음 짓는다.

본업은 기모노 스타일리스트
사실 노부코 씨의 본업은 기모노 스타일리스트다. 기모노 스타일리스트는 기모노를 입혀주고 그에 맞게 화장과 머리손질을 해주는 사람.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일본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직업이고, 더구나 노부코 씨는 한국에 사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스타일리스트다.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는 혼자 입을 수 없어요. 개인별로 사이즈가 없기 때문에 한 장의 천으로 키와 몸에 맞게 전문가가 매듭으로 조절하며 입혀야 해요. 또, 기모노 매듭은 입는 장소와 결혼여부에 따라 묶는 모양도 달라져요.”
노부코 씨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사는 일본인들. 연말 파티나 돌, 일본인 학교 입학식, 국제결혼식에서 기모노를 많이 입기 때문이다. 때로는 한국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모노 상식 등을 알려주는 강의를 하기도 한다. 학생들을 만날 때는 기모노에 대한 바른 정보를 줘야겠다는 사명감에 애착을 갖고 나서게 된다.

드라마‘허준’본 후 한국행 결심
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 노부코 씨는 자신은 원래 한국인의 핏줄이 흐르는 한국인이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인으로 귀화했지만 본래는 한국인이라는 것. 일본인으로 잘 살아오던 노부코 씨는 10년 전 어느 날, 친구가 가져다 준 한국 비디오 ‘허준(MBC 드라마)’ 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허준에 빠져서 밤을 새며 비디오를 봤어요. 모두 독파를 하고나자 이상하게 ‘난 한국에 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마음을 먹자마자 어깨가 가벼워지면서 흥에 겨워 2년 동안 한국행을 준비했어요.”
일본인으로 40여년을 살았지만 ‘일본에서 생을 마감할 이유가 없다’는 당위성이 들었던 것. 노부코 씨는 “이래서 사람들이 피는 속이지 못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이지만 일본인으로 살아온 그가 한국살이 8년 동안 힘들었던 점은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사소한 것들.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몇 분 스피치냐’고 되물을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더 매너 있는 국민이 됐음 좋겠어요. 길거리에서 자신이 부딪혀 놓고도 미안해 하기는 커녕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참 많거든요.”
자신이 만든 오꼬노미야끼를 먹으며 맛에 감탄한다는 노부코 씨. 그의 꿈은 지방 곳곳까지 ‘노부코 야끼야끼’의 맛을 전파하는 것이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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