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약초연구가 김성수 씨

주말마다 약초 찾아다니는 산(山)사람

지역내일 2009-10-05 (수정 2009-10-05 오전 9:55:26)

귀한 약초 만나면 반갑지만 나무뿌리와 껍질은 만지지 않아 



산은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안겨주는 안식처 같은 곳이다. 산을 오르며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시다보면 기분까지 좋아지기 마련. 이번 주 내일이 만난 사람은 심마니, 약초꾼, 약초연구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산(山)사람 김성수 씨(48‧방이동)다. 김 씨는 2달 전, 방이동 백제고분 뒤쪽에 ‘자연과 약초산행’이라는 약초원까지 냈다. 도심 속 약초원이 생소하기도 한데 유리너머로 보이는 예사롭지 않은 버섯들과 담근 술 등이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 자연이 묻어나는 약초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졌다.

약초 구분하다 혀가 마비된 일 여러 번
김 씨가 약초산행을 다닌 지는 올해로 7년째다. 자연과 산이 좋아 등산을 취미로 하던 중, 자연스럽게 풀과 열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약초 공부를 하게 됐다. EPS평생교육원에서 약용식물관리사 과정을 공부해 ‘약용식물관리사’ 자격도 취득했다.
일반인들 눈에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풀들 중에서 한 눈에 약초를 구분하는 경지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녹록치 않았다. 더구나 잘못 먹으면 사람에게 독이 되는 풀도 있으니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풀마다 향이나 맛, 모양이 다 달라요. 또, 싹이 나는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모양이 변하기도 하죠. 맛을 보는 과정에서 혀끝이 마비돼서 고생한 경험도 여러 번 있어요.”
약초를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약초의 효능을 잘 뽑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술로 만드는 것이다. 약초 술은 1~5년 된 것들의 약효가 제일이다.
“약초가 알코올과 섞이면서 약성이 잘 배어나오죠. 약초 술은 제대로 약으로 쓸 사람들한테만 판매해요. 약효도 뛰어나고 애정 어린 것들이라서 무의미하게 없어지는 것이 싫거든요. 저것들 하나하나를 보면 동행한 사람들과 어떤 산에서 어떤 과정으로 캤는지 등 추억이 돼 모두 떠오른답니다.”
구찌뽕, 도라지, 개복숭, 산삼 등을 이용해 담근 약초 술은 가게에 진열된 것들만 해도 족히 150여개에 육박한다.

40~50년 된 산삼을 캐다
김 씨는 주말을 이용해 약초산행을 간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미리 위성지도로 목표지점을 탐색하고 산의 방향 등을 파악한다. 신기하게도 지도로 산의 모양이나 위치 등을 보면 ‘이 지역에 어떤 약초가 많겠다’는 느낌이 온다.
4~5명이 팀을 이뤄 목적지까지 함께 이동하고 도착하면 각자 산을 오른다. 이때 산악용 GPS와 도시락, 간식, 약초 캘 때 사용하는 특수 장비는 필수. 특히 산악용 GPS는 길을 찾는 용도뿐 아니라 팀원들과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약초 정보를 교환하기에 유용한 첨단장비다.
김 씨는 “요즘은 산삼, 영지버섯, 산지구엽초 등을 많이 캐는 시기”라면서 “40~50년 된 산삼을 1년에 1~2뿌리 정도 캔다”며 직접 캔 산삼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산삼 상태에 따라 1억 이상 호가하는 산삼이라니 눈이 휘둥그레져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저는 영지버섯을 특히 좋아해요. 겨울 산에 올라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밟고 나뭇가지에 달린 영지버섯을 따내는 희열감이 크죠. 영지버섯은 일반인들이 캐기 힘든데다 면역력 강화에 항암효과까지 있어서 약성이 무한합니다.”
약초산행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오지 중 오지에서 길이 아닌 곳을 누비며 절벽 사이사이를 몸으로 직접 타기 때문이다. 특히 눈으로 덮인 겨울 산은 한 걸음 한 걸음 위험이 도사린다.

주변의 풀과 열매를 소중히 둘러 보세요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르지만 김 씨에게는 철칙이 있다. 나무뿌리와 껍질은 만지지 않는 것과 필요한 양만 해오는 것.
김 씨는 “나무뿌리와 껍질을 약으로 많이 쓰지만 이것은 나무를 죽이는 일”이라면서 “약초를 캘 때 씨앗이 매달린 경우 씨를 만져서 뿌려주거나 도라지를 캘 때는 뇌두를 심어준다”고 했다. 산에 살아 숨 쉬는 나무와 풀 하나하나의 생명을 소중히 하려는 그의 마음이 풍기는 대목이다.
“요즘 산에는 동물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뱀 구경하는 게 쉽지 않아요. 자주 오르다보니 훼손되어 가는 자연과 생태계의 모습을 생생히 확인하게 되죠.”
그는 약초원에서 일반인들에게 약초의 효능과 함께 보다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김 씨는 “어떤 약초가 암에 좋다고 알려지면 그것만 찾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약초도 다른 약초와 섞이면서 효능을 배가 시킨다”면서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제대로 복용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주변에 있는 풀은 각각 이름이 있고 약초로 쓰이는 것이 많다. 약초는 항상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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