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인 만난 사람 … 인견 전도사 이봉규 씨

인견(人絹)을 아십니까?

지역내일 2009-10-17 (수정 2009-10-18 오전 11:21:08)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부근 ‘홍승애 풍기인견’에는 인견(목재 펄프에서 추출한 실로 짠 순수 천연섬유)으로 만든 옷과 이불들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젊은 층에게는 조금 낯설기도 한 인견은 나일론이 국내에 소개되기 전인 1950년대에 여성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옷감이었다. 젊은 시절 인견과의 깊은 인연으로 예순이 넘어 인견사업을 다시 시작한 이봉규(명일동·68)씨. 이씨를 만나 그의 인견 예찬론을 들어봤다.



유구에서 인견직조공장 운영
그의 고향은 강원도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인견으로 유명한 유구(충청남도 공주시)로 가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문이었다. 그의 나이 10살 때였다. 그 당시 유구에는 이북에서 전란을 피해 내려온 사람들 또한 많았다. 이는 인견이 유구 특산품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가 됐다. 전쟁이 끝난 뒤 이북에서 직물공장을 하던 월남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인견 제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풍기와 강화 또한 이런 이유에서 인견이 유명한 곳이다.
젊은 시절 이씨는 형들과 함께 이곳에서 직접 직조공장을 운영했다.
“직조기가 18대, 일하는 사람만도 20명이 넘었으니 규모다 꽤 큰 공장이었습니다. 인견이 인기를 끌면서 한참동안 전성기를 누렸지만 나일론이 도입되고 원사수입이 줄면서 자연히 공장문을 닫게 됐죠.”
직조기를 직접 돌리고 인견을 매일 접하며 그는 ‘인견’ 박사가 됐다. 인견의 좋은 점, 관리법, 용도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됐지만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견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60 넘어 다시 만난 인견
서울로 이사와 그는 건축인테리어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을 가졌다. 질기고 강한 나일론이 소개되면서 인견의 인기도 서서히 수그러졌다. 그렇게 수십 년을 보낸 이씨는 몇 년 전 우연히 인견을 소재로 상품이 제품화되고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예전엔 옷감을 만들어 팔면 원하는 사람들이 그 당시엔 흔했던 양장점에서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맞춰 입었는데, 5~6년 전 우연히 인견으로 기성복이 제작된다는 것을 알고 대리점을 내게 됐습니다.”
그의 인견 사랑이 다시 시작된 것이 바로 ‘홍승애 풍기인견’ 명일동 점. 그는 50~60대 고객이 너무 반가와 하며 매장문을 열 때 큰 기쁨을 얻는다고 한다. 그들 또한 예전에 인견의 좋은 점을 몸소 체험한 사람들인 것.
“예전에는 인견이 실크 다음으로 인정해주는 고급 섬유였습니다. 인견으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거나 양장으로 쫙 빼입으면 최고의 귀부인이라는 소릴 들었죠. 그런 분들이 인견을 반가와 하며 많이 찾아옵니다.”
최근 들어 웰빙 바람이 불면서 젊은 층에서도 인견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고. 특히 아기들 용 속옷과 잠옷, 이불 등이 인기가 높다.
이씨는 “요즘엔 40대 이하 고객도 많이 찾아오고, 디자인도 젊은 층을 겨냥한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속옷은 연령과 남녀 관계없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용도, 디자인 선보여
인견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운 촉감이다. 그래서 이불이나 속옷, 잠옷 등 피부와 직접 닿게 되는 용도로 많이 활용된다. 예전에 안감으로 많이 이용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겉옷으로도 다른 옷감과 비춰 손색이 없다. 가볍고 시원하여 여름옷으로 가장 적합하다고들 하지만 여름에는 홑으로 겨울에는 솜을 넣은 누빔으로 사용하면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다.
인견을 사용할 때 한 가지 조심해야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세탁이다. 실크에 비하면 관리가 쉽지만 면이나 나일론에 비하면 까다로운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세탁기를 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지만 되도록 ‘울’전용을 이용, 강하지 않게 돌려주는 게 좋다. 세탁망을 이용하면 더욱 좋으며, 손빨래나 드라이를 하면 그 수명은 더 길어진다.
이씨는 “인견은 삶아 빨아도 되는 천연섬유”라며 “천연소재로 가공됐기 때문에 세탁 후 다림질을 해주면 부드러운 재질과 촉감이 살아나 특유의 느낌을 더 잘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을 적 인견과의 인연으로 새롭게 인연과의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 씨의 바람은 하나. 많은 사람들이 인견을 접해보고 그 좋은 점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
“인견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인견을 입어보고 사용해보면서 인견의 좋은 점을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그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견이니까요.”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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