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 가을에 걸어본 강동구 그린웨이

울긋불긋 낙엽과 폭신한 흙길 사이를 거닐다

지역내일 2009-11-08 (수정 2009-11-08 오후 2:08:54)

리포터가 간다 - 가을에 걸어본 강동구 그린웨이



창밖의 바람만 봐도 가슴이 흔들리는 가을이다. 가을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 엄마와 아내로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아주 짧은 여정이나마 낙엽을 밟기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봤다. 하여 찾은 곳이 바로 강동구 그린웨이. 뒷동산 수준의 야트막한 숲길을 연결한 흙길로, 도심 속 가을을 만끽하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낭만적이라서 좋은 이 가을, 강동구 그린웨이를 내일신문 리포터들이 찾았다. 




길동생태공원입구에서 허브천문공원 가는 길
기온이 뚝 떨어진 화요일 오전 11시, 동료와 함께 만나서 가는 강동구 그린웨이 여정이 찬바람 때문인지 스산하기만 했다. 우리가 잡은 코스는 길동 생태공원입구에서 허브천문공원을 지나 서하남사거리를 잇는 길. 고덕산정상-샘터근린공원-방죽근린공원-명일근린공원-일자산-서하남사거리 순서로 진행하는 12.7㎞구간 코스(소요시간 약 4시간)도 있지만,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짧은 코스를 잡았다.
강동구 그린웨이는 이외에 일자산 잔디광장-해맞이광장-허브천문공원-잔디광장을 도는 3.5㎞구간도 추천할 만하다.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이 산책로는 국제시민스포츠연맹으로부터 ‘걷기 좋은 코스’로 인증 받을 만큼, 거닐기에 정겨운 도심 속 자연정취를 자랑한다.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바람에 떠나는 첫발걸음이 제법 스산했지만, 길동 생태공원입구에서 허브천문공원으로 올라가는 동안 지척에 쌓인 낙엽이 전하는 운치에 어느덧 기분이 상쾌해졌다. 함께 간 동료의 입에서도 ‘아, 좋다~’라는 탄성이 절로 배어나왔다. 이어 눈앞에 펼쳐진 허브천문공원. 파란 가을하늘 아래 맞닿은 허브공원의 아기자기한 허브들이 우리를 맞았다.
허브천문공원에는 허브 3만여 본이 자라고 있는데, 2만 5500㎡ 규모로 캐모마일·라벤더·재스민 등 종류만 120여종에 달한다. 향긋한 허브향이 매력적인 갖가지 허브들 주위로 부드러운 억새가 함께 어우러져 가을낭만을 한껏 돋웠다.



낭만적인 낙엽 숲길, 일자산에서 서하남사거리까지
허브천문공원에서 탁 트인 전경을 조망한 뒤 우리는 일자산으로 향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왼쪽에 ‘가족캠핑장’이 보였다. 1만 5000㎡의 캠프장에는 야외에 텐트 56동을 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단돈 2만원에 온 가족이 도심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작년부터 캠핑족이 된 우리가족의 다음 캠핑장소로 ‘눈도장’을 찍은 뒤 산책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산은 야트막한데 아름드리나무가 꽤 많아 운치 있다”며 단풍과 낙엽이 어우러진 가을숲길을 감탄하니, 함께 간 동료도 “숲이 우거져 겨울에 눈이 내리면 참 멋있겠어요”라고 화답한다. 가을풍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간간이 찍으며, 달달한 자판기 커피와 따끈한 모과차를 마시니 가을낭만여행이 따로 없다. 가을을 느끼기에 그만인 산책로가 동네에서 멀지 않은 지척에 있다니…. 바쁜 일상에 ‘쉼표’를 느끼고 싶을 때 즐길 수 있는 동네 산책길 ‘명소’를 꼼꼼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일자산을 걷다보니 ‘서하남사거리’와 ‘명일근그린공원’ 글귀가 각각 쓰여 있는 이정표가 보였다. 우리는 2.0㎞ 길이의 서하남사거리까지 가기로 정하고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넓은 숲 속 산책로를 45분 정도 걸으니 나오는 곳이 바닥에 돌이 깔린 해맞이 광장. 해맞이를 하기엔 키 큰 나무가 제법 많은 이 광장을 지나고, 고려말 대학자 이집 선생이 은둔했다는 ‘둔굴쉼터’를 지난 뒤 우리는 일자산의 마지막 갈림길을 끝으로 짧은 산책을 마쳤다. 깊어가는 일자산의 가을 한낮. 약 두 시간 여 동안 울긋불긋한 낙엽과 폭신한 흙길을 걸었던 이 날이 황금빛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다. 




tip) 올레길 부럽지 않은 우리 지역 산책길
방이동 습지_ 담수생태계와 육상생태계가 공존하며, 물총새, 오색딱다구리 등 서울시 관리야생조류 여섯 종이 모두 출현하는 풍부한 습지 자연 공간.
광진구 송정동 둑길_ 낮은 산 능선길을 산책하는 듯 60~70분을 부담 없이 거닐 수 있는 코스로,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 운치 있다.
송파구 올림픽공원 남문_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이 있는 남문입구에서 방이사거리 사이의 은행나무길이 환상적인 곳. 산책로를 따라 가을정취를 흠뻑 즐기기에 제격이다.
어린이대공원 낙엽길_ 벚나무, 단풍나무가 산책객을 맞이하는 우리 지역 대표 산책로.
아차산 진입보행녹도_ 느티나무, 청단풍, 야생초화 등이 1.5㎞에 걸쳐 있는 곳으로 서울시 선정 주요 단풍?낙엽길이다.

윤영선 리포터 zz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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