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줄리아나 윤 A1 갤러리 관장

송파동에 핀 ‘문화 오아시스’로 초대 합니다

지역내일 2010-01-18

기록적인 폭설과 잦은 눈, 매서운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코끝 시린 겨울을 맞으며 골목 여기저기를 걷는 기분이 참 좋다. 골목 안에 예쁘게 자리한 카페, 식당 등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A1갤러리다. ‘이렇게 작은 골목에 설마 갤러리가 있을까’ 고민되는 순간 유리창 너머로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풍기는 눈꽃 핀 겨울나무 그림이 눈길을 잡았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닌 이 그림이 이곳이 갤러리임을 입증하고 있었다. A1갤러리 줄리아나 관장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림 관심 많던 주부 갤러리를 열다
줄리아나 관장(송파동‧64)은 전업주부로 반평생을 살아왔다. 음악, 미술 등에 관심 많았던 그의 인생의 전환점은 자녀 교육차 건너가게 된 미국에서의 8년여 시간이다. 이후 2007년 귀국,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해 08년 5월 A1갤러리를 열게 됐다.
“미국에서 보스톤 파인아트 박물관 뒤쪽에 살다보니 파인아트를 자주 왔다 갔다 했었어요. 거기서 좋은 그림들을 많이 접했고 무료 강연, 고전 영화관람, 칵테일 파티 등 다양한 문화 혜택을 받았었죠. 한국에 들어오면서 내가 사는 지역에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었어요.”
갤러리를 열겠다고 마음먹으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접한 작은 미술관에서 받았던 감흥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유럽이나 미국에는 각 도시마다 골목 안쪽에 자리한 작고 예쁜 미술관을 쉽게 볼 수 있어요. 할머니가 뜨개질을 하다 관람객을 맞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이 함께하는 작은 갤러리들이 참 편안한 느낌이죠.”
그래서 윤 관장은 사람들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갤러리를 꾸미게 됐다. 그는 “뒷골목이다 보니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기 위해 6개월 동안 인사동, 삼청동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면서 “주변과 차별화를 두기위해 ‘나무’를 컨셉으로 공간을 만들었다”고 했다.
사실, 그는 귀국 후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동네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었다. 집집마다 마당에서 사시사철 꽃과 나무를 볼 수 있었던 주택가 골목풍경이 회색빛의 높은 빌라 촌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갤러리는 동네 안에서 숨 쉬는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도 녹아있다.

청년작가 지원, 지역민 문화 충전소 꿈꾸다
A1갤러리는 송파여성문화회관과 송파초등학교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40여 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선 다양한 장르, 재미있는 소재의 작품들이 꾸준히 전시되고 있다. 개관전인 ‘1960년대 echo전’을 시작으로 1~2주 간격으로 작품이 교체된다. 올 한해 전시 일정도 이미 다 짜여있다.
“지난 하반기에 공모를 받아서 작품의 장르나 시기 등을 고려해 선정을 마쳤어요. 지역주부와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그런 특성도 고려하게 되죠. 작년부터는 청년작가를 키우자는 취지로 이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
작년 김장철에는 김치시리즈를 전시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또한 11월 말에는 유리 공예를 전시해 밤새 조명을 껴놓은 덕에 ‘우리 동네에는 크리스마스가 벌써 찾아왔다’고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했었다. 윤 관장은 “찾아온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함께 대화 나누고 인사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어와서 관람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인근에는 알려졌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를 찾아와 감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이 거쳐 간 초, 중, 고등학교에 직접 무료대관을 제의하기도 했다.

자신이 느끼는 대로 편하게 보세요
윤 관장은 “미술관하면 어렵고 격식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쉽게 문을 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아이 손잡고 친구 집 가듯 자주 보고 가슴이 느끼는 대로 감흥을 받으라는 것.
“그림은 보면서 각자 아름다움을 느끼면 되요. 아이들에게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기보다 스스로 느끼도록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면 좋지요. 그림을 자주자주 접하다보면 감성이 풍부해진답니다. 또 치유의 감정을 전해주기도 하고요.”
윤 관장은 요즘도 꿈을 꾼다. 그것은 바로 아들이 거주하고 있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작은 미술관을 만드는 것. 한국 미술의 우수한 수준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에서다. 그는 “꿈을 꾸고 열정을 갖다보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면서 “A1갤러리도 그런 결실”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tip. A1 갤러리 전시일정
1월19일~25일 명품가방을 주제로 한 기획전
1월26일~2월8일 부산청색회(부산유명작가 모임) 단체기획전
개관시간: 평일 9시~6시, 토 9시~12시
문의 (02)412-9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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