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균(39, 오금동) 대표에게는 아이들이 많다. 자신의 아들과 딸 뿐 아니라 위캔스포츠 발달센터의 모든 아이들이 모두 전 대표의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대표의 말은 잘 가려들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특별하고 이상한 아이들이 아니에요. 처음엔 ‘우리’ 아이들도 가까이 다가서기를 꺼렸지만 이젠 모두 친해져 친형제처럼 지낸답니다.”
눈치 챘겠지만 전자는 센터의 아이들을, 후자는 자신의 아들과 딸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전 대표의 ‘우리’ 아이들은 모두 행복하다. 서로를 배려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또 서로를 위해 노력하기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우 아이들의 마음을 읽기 시작하다
체육을 전공한 전 대표는 생활체육을 하며 아이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비장애 아동들만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다 발달장애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장애우들을 가르치는 학교선배의 영향이 컸다고.
“선배가 하는 일을 지켜보며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통합교육이 이뤄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우 아이들과 생활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우 아동들을 위한 행사와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 대표적 프로그램이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와 함께 진행한 ‘모아애착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 대표는 아이들의 행동 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까지도 이해하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 때 시작된 ‘마음 읽기’는 요즘 그가 장애우 아동들과 함께 하는 데 있어서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마음으로 다가가기’라고 말하는 전 대표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그의 교육철학의 바탕이 된 지 오래다.
아이들과 엄마 모두를 위한 공간
전 대표는 지난 해 초 송파구 오금동에 위캔스포츠(주)발달센터를 열었다. 이곳은 발달장애아동들을 위한 종합프로그램 발달센터지만 전적으로 발달장애아동들만 다니는 곳은 아니다. 약 20%의 아이들은 비장애 아동으로 이곳에서는 통합교육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장애우 아이들과 비장애우 아이들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서로 간에 아무 거리낌 없는 통합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대표가 이곳 위캔스포츠 발달센터를 설립하게 된 데에는 큰 두 가지 뜻이 있어서다. 하나는 발달이 늦은 아동들에게 지속적인 예체능 교육과 사회적응훈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그 가족들에게 여가생활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 대표는 센터에서 모든 활동이 가능하게 다양한 활동시간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운동과 기본적인 사회생활 적응 훈련, 요리, 음악, 미술 등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전 대표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가르치는 것을 보고 한 장소에서 모든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싶었다”며 “엄마들은 물론 아이들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발달장애 아동들의 엄마들이 항상 지쳐있는 것에도 신경이 쓰였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도, 또 집에 혼자 두기도 힘들어 엄마들의 여가활동은 꿈도 꾸지 못할 만큼 힘들다는 걸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 대표는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엄마들에게 시간을 주자”는 의미로 한 달에 한 번 아이들과 1박2일 캠프를 진행한다. 이 날은 엄마들에게 꿀맛 같은 휴식의 시간이자 재충전의 시간이다.
스스로 해 나가는 힘 키워야
전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장애 아동들의 평생교육과 능동적인 학습 자세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다닐 곳도 많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버리면 우리 아이들은 할 게 그다지 많지 않아요. 그것이 저의 평생 숙제기도 하구요.”
그래서 전 대표는 센터에 성인반 운영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학교를 졸업하거나 센터를 떠난 아이들에게 언제든 센터를 방문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과 어울리고 할 일이 없으면 청소라도 하며 자신의 할 일을 찾으라는 것. 그러기 위해선 아이들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많은 학습을 하게 해야 한다고 전 대표는 강조한다.
“아이들 앞에 서서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잘 하게 가르치는 것보다 끝까지 해낼 수 있게 연습하는 게 더 중요하고, 또 그 연습을 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을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니까요.”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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