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신 기고

아이 이야기를 귀담아듣자

지역내일 2010-03-01
 

아이 이야기를 귀담아듣자




 아이들 이야기에 귀기울이라는 주장은 여러 칼럼에서 다루어온 듯하다. 그만큼 중요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든, 감추어놓은 속마음이든 ‘말을 안한다’고 답답해하는 부모의 자녀 중에는 자신의 의사표현이 거부되었거나 말을 시켜놓고 듣지 않아서 무안했던 경험들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초등 4학년 윤아 엄마는 아이들에게 큰소리를 내거나 화를 내지는 않는다. 이와 반대로 조용한 목소리로 나긋나긋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문제는 그 설명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윤아야, 엄마 생각에는 ~~~”가 계속 이어지다보면 아이는 도망가고 싶어진다. 윤아에게 ‘말해봐’라고 시켜놓고 한마디 끝내면 엄마의 설교가 다섯 마디 이상 이어진다. 아이는 말문 열기가 점점 멀어진다.




 중학교 2학년 현수는 아예 엄마와 말을 섞지 않겠다고 한숨을 쉰다. 몇 년 동안 누적되어온 비효율적 의사소통의 결과이다. 현수 엄마는 초등 5학년부터 학습량과 과제가 많은 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현수의 의견은 무시하였고, 현수가 학교 시험을 치루고 성적이 나올 때마다 어머니 결정에 따라서 학원을 옮겼다. 현수는 엄마의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심기가 불편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일을 잘 챙기지 못하고 실수도 많다. 내버려두면 놀기는 적극적이고 공부하기는 소극적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경험은 소중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기회가 많아야한다.




요즈음 필자의 상담센터에서는 청소년상담을 진행하면서 생각하기(thinking), 느끼기(feeling), 행동하기(doing)의 관계에 대하여 연습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모는 아이의 말과 행동에 귀기울여야 한다. 윤아 엄마는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그동안의 양육방법 효용성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는 부모가 전하는 말의 길이에 비례하여 말을 잘 듣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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