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새를 사랑하는 사람, ‘그린버드’ 이동일 씨

예쁜 새, 길들여지는 새, 말하는 새

지역내일 2010-03-14 (수정 2010-03-14 오후 12:38:27)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애완조류 전문점 ‘그린버드’.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낯선 이를 반기기라도 하듯 갑자기 새들이 소리 높여 지저귀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헬로우’ 등의 목소리(?)도 간간히 들려온다. 이런 반김에 익숙하지 않아 어색해하자 이곳 대표 이동일(53) 씨는 “사람이 와서 좋아서 그러는 것”이라며 새들의 마음을 대변해 준다. 전화벨이 울리자 여기저기서 경쟁이라도 하듯 ‘여보세요’ ‘누구세요’ 라고 말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말을 쏟아내는 구관조와 앵무새를 보며 이씨는 “아휴 시끄러워, 아빠 전화 좀 받자”며 새들을 진정시킨다. 통화를 마친 이씨는 이내 새들 자랑을 풀어놓기에 여념이 없다. 그 모습이 아들 딸 자랑에 푹 빠진 아빠와 똑 같다.




새를 키운 지 어언 45년
 이씨가 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날아다니는 참새와 이름 모를 새들을 좋아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다. 무작정 시작된 새에 대한 관심은 급기야 부모님 몰래 새를 사기에 이르렀다. 그가 처음 용돈을 모아 산 새는 십자매. 요즘은 예쁘고 화려한 각양각색의 새들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십자매와 문조 등의 새가 고작이던 시대였다.
 이씨는 “처음 십자매를 샀는데 흥분이 되어 집에까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였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이때부터 이씨는 쭉 새를 키웠다. 그러면서 새의 종류와 수도 늘여갔다. 십자매 새끼 수가 늘어나면 그 새끼 여러 마리를 팔아 더 비싼 새들을 사는 식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새들은 항상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직장에 새를 키우기 위한 작은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취미로 수십 년을 새와 함께 한 이씨는 드디어 10년 전 애완조류 전문점을 열었다.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애완용 조류
그가 애완조류 전문점을 연 즈음부터 국내 조류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관상용으로 새를 키우던 그 전과 달리 새도 ‘애완조류’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교감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대상이 된 것. 카나리아, 문조, 십자매, 잉꼬 등의 새에서 앵무새와 구관조 등으로 흐름도 변했다. 앵무새와 구관조는 말도 잘 하는 새다.
 “앵무새는 정말 머리가 좋아요. 그래서 사람과 교감이 가능하죠. 구관조도 말하는 걸 보면 기가 막힐 정도로 사람 목소리 그대로를 따라합니다. 말을 가르치고 모이를 주며 사랑을 주는 사이 자연스럽게 새들은 사람을 따르게 되죠.”
 집에서 애완용으로 새를 키우고 싶다면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새를 구입, 친분을 쌓아가는 것이 좋다.
 어린 새와 친해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모이를 먹여주고 수시로 새와 놀아주며 사랑을 쏟으면 이내 새는 주인을 부모로 인식하고 그를 따르게 된다. 말을 가르치는 것 또한 “별다른 교육 없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씨는 말한다.
 “주인이 어떤 말을 가르치느냐에 따라 새들의 말투가 결정됩니다. 사투리를 가르치면 사투리 그대로를 따라하고, 욕을 가르치면 아무 것도 모르고 그대로 따라하죠. 한 번 가르친 말은 잊어버리지 않고 계속 하게 되니 아이들과 함께 새를 키운다면 당연히 예쁘고 좋은 말을 가르쳐야겠죠.”
 또 한 가지 이씨가 조언하는 새 기를 때의 주의점은 “애완 조류는 한 마리만 키우라”는 것이다. 암수 한 쌍을 길렀을 경우 두 마리 사이에서 교감과 친분이 형성되어 사람을 잘 따르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아이들 정서에 큰 도움, 교육에도 관심 많아
 이씨는 새를 키우면 특히 아이들 정서에 좋다고 강조한다. 생명사랑은 물론 책임성, 심리적 안정까지 얻는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씨는 “아이들에게 모이와 물을 직접 주게 해 보세요. 새들의 생명과 연관된 일이라 정말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새와 교감을 나누며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새를 키우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어떤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낮다고 확신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이씨는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많다. 2006년 ‘찾아가는 새 동물원’이라는 주제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직접 찾아가 새들을 소개하고 새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속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마음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구청이나 관계기관의 지원이나 여건이 허락한다면 아이들에게 찾아가 새를 자세히 보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림이나 TV에서가 아닌 살아 움직이며 직접 자신의 말을 따라하는 새들을 보며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많이 보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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