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화가 함명수 씨

그림은 나를 인도하는 아름다운 힘

지역내일 2010-03-28 (수정 2010-03-28 오전 11:39:49)



그림은 나를 인도하는 아름다운 힘






  오랜만에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수요일,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화가 함명수(44세) 씨의 작업실을 찾았다. 여러 작품들이 놓여있는 제법 넓은 공간 속에서 그는 한창 자신만의 붓질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었다. 올 11월에 있을 개인전을 위한 작업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함씨. 천장 높이의 커다란 캔버스에는 화려한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풍경이 아름다운 생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열정과 노동력의 회화라고 정평이 나 있는 그만의 그림세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붓의 흔적을 그리는 작가, 함명수




  함씨는 전통적인 회화기법에서 자신만의 붓질로 모든 사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즉,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는 최근의 미술 작품에 반해 작은 붓터치를 충실히 모아 시대유행에 좌지우지하지 않는 화가의 길을 오롯이 걸어가고 있는 것. 그는 “세밀한 붓의 흔적으로 사물을 새롭게 해석해 표현한다”며 “하나하나 정성들여 깨달아가며 그리는 것이 나의 회화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함씨의 그림은 색과 색의 붓놀림이 촘촘하면서도 다채로워 마치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처럼 꿈틀거린다. 또한 색을 섞기보다 고유의 색을 유지하면서 겹치고 분산시켜 보는 이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은 ‘이화익 갤러리’에서 개최할 개인전을 위한 것으로 도시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도시는 다름 아닌 우리 지역 또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 풍경들.




  “바람 쐬러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혹은 산책하다가 보이는 도시 풍경들 즉, 광진교나 코엑스 주변 또는 화실 창문으로 보이는 동네모습 등을 화폭에 담고 있어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니에요. 건물을 울퉁불퉁하게 또는 굴곡 있게 그리거나 질감에 차이를 주는 식으로 다양하게 시도하죠.”




  덕분에 함씨의 그림은 보는 재미가 있다. 이는 그의 예술철학과도 무관한데, ‘이렇게 그리면 재밌지 않을까’, ‘이 부분을 다른 질감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와 같이 그리는 재미로 보는 재미를 풍요롭게 한다. 함씨는 “그리면서 재밌어야 한다. 그림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재밌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면의 열정으로 화가의 길을 택하다




  함씨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 화가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내면의 열정대로 그림을 배우기에는 집안 여건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서양학과를 들어가기까지 혼자서 독학했다. 함씨는 “그림이 너무나 좋아 다른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어 힘들게 시작했고, 화가로서 자리 잡기까지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림으로 가르치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자유롭게 그림 하나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화가의 길을 택했다. 때문에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6년 전후까지 작업실의 월세금을 걱정할 만큼 궁핍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93년에 첫 개인전을 연 이후 2001년 금산 갤러리에서 ‘면발풍경’이란 이름으로 개인전을 개최했어요. 오랜 기간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 나만의 회화 기법을 선보였는데, 참신하고 새롭다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죠. 하지만 미술시장이 침체된 때문인지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4년 뒤 우연한 기회로 외국인 딜러에게 작품을 팔 수 있었고, 지금은 제법 시장이나 주변작가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함씨는 여러 번의 개인전을 비롯해 각종 아트페어와 미술제, 예술제, 문화원 등에 단체전을 출품했다. 또한 독자적인 회화론을 높이 평가받아 국립 현대미술관과 서울·대전 시립미술관, 홍천문화예술관 등에서 작품소장도 하고 있다.








성실하고 충실하게 계속해갈 ‘그리기’




  그림을 배우고 직업으로 삼고 자리 잡기까지 힘든 시절을 그는 이렇게 ‘그리는 행위의 몰입’으로 묵묵히 견디어 냈다. 바로 함씨에게 있어 그리기란 ‘자신을 인도하는 아름다운 힘’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 성실하고 충실하게 계속해갈 ‘그리기’는 또한 자신을 믿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할 과정이다.




  “그림은 너무나 정직합니다. 때문에 충실하게 그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주어지리라 믿어요. 재밌어서 그리되 감성에 사로 잡혀 놀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면서 느끼고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즐겁게 즐겁게 미술 작업을 계속해갈 생각입니다.”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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