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다양한 경험으로 꿈 키우는 글로벌 리더
혹자는 학창시절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얘기한다. 특히 대학 입시 반열에 오른 고등학생들에게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말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와 요즘의 교육 흐름을 봤을 때 꼭 이 말이 들어맞지는 않다.
실제로 미래에 대한 목표와 뜻을 크게 품은 학생일수록 학교 공부를 기본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신을 다져가고 있다. 광문고 양의열 군(3학년)이 바로 그런 경우다. 광문고 학생회장이기도 한 의열 군은 봉사활동은 물론 대학 주최 캠프참여, 토론대회 참가 등 대외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해 꿈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노인, 장애인 등 소외 이웃의 동반자로
“작년에 엄마가 암에 걸린 것이 제 봉사활동의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그 전까지 물론 봉사활동을 해왔었지만 엄마가 계기가 돼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의미 있는 봉사를 해보자고 마음먹게 됐죠. 그 후로 봉사활동 시간을 떠나 아픈 사람, 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지속적으로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먼저 시작한 것이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일이다.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아 강동종합복지관에 직접 연락해 참여하게 됐다. 주말을 이용해 2주에 한 번씩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안마도 해주며 귀염둥이 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장애인 사랑쉼터의 집’에서 활동보조자로 장애인들과 어울렸다. 양 군은 “사실 저희 고교생 입장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따로내서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분들을 만나면서 저도 세상을 보는 눈이 커졌다고 할까요”라면서 “제대로 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도와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비장애인이 이끌어주고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 된다”는 의미 있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광문 헌혈단’도 만들어 학교 친구 60여 명을 회원으로 모았다. 헌혈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서 혈액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헌혈단 조성에 앞서 우선 헌혈에 대한 설문조사도 했다.
“헌혈 경험자도 적고, 피를 뽑는다는 공포심 때문에 헌혈을 기피한다는 점 등을 조사를 통해 알았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헌혈 캠페인단 처럼 헌혈의 필요성, 좋은점 등을 알리는 차원에서 활동했어요. 앞으로는 회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헌혈을 할 계획입니다.”
기회가 있으면 두드려 견문을 넓히다
양 군은 학교 내 활동 뿐 아니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나 대회 등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그는 “1학년 때는 고교생활에 적응하느라 학교 공부와 꼭 해야 할 것들만 했었죠. 오히려 2학년 때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찾아봤던 것 같다”고 했다.
그 결과 여름방학에는 서울대에서 있었던 ‘데이터마이닝 캠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난 청심국제고, 과학고 학생들의 열의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캠프 내용이 어려웠지만 그곳에 모인 친구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 어떤 사안이든 당황하지 않고 처리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자극이 많이 됐다”고 했다. 또한 겨울방학 기간에는 ‘전국고교학생회장 토론회 및 리더쉽 연수’에 참가했다. 리더쉽 연수 중 있었던 토론대회에서는 200명의 참가자 중 1, 2차를 거쳐 최종 5명에 선발돼 탁상토론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창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상을 받으리라고 생각을 못했었어요. 논제였던 ‘학원의 심야교습 제한’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으로 제 생각을 정확히 말하고 반박했었죠. 상을 받고는 아직 투병중인 엄마가 기뻐할 생각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이외에 양 군은 학교에서 주최한 영어토론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하기도 했고, ‘KBS 도전 골든벨’에서 최후3인으로 남아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국제변호사가 되는 그 날을 위해
“단순히 성적을 올려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고교 2학년까지는 여러 방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통해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고 글로벌적 생각을 키울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러한 경험이 밑거름이 되고, 법원장을 거쳐서 변호사로 일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열 군은 국제 변호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은 사회학과나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고 싶다.
“사실 학생회장을 하면서 성적보다는 내?외면의 심지를 다져왔던 것 같아요. 외부활동만으로 목표로 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제부터는 성적관리를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제 꿈을 위해 그리고 학교와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남은 시간동안 노력할겁니다.”
반듯하고 듬직한 이미지를 가진 양 군은 마지막으로 “공부할 시간이 바쁘다 해도 1학기까지는 독거노인 봉사와 헌혈단 활동을 지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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