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연극인 현천행 씨

가슴 설레게 하는 연극무대로 초대 합니다

지역내일 2010-04-11 (수정 2010-04-11 오후 5:44:56)

가슴 설레게 하는 연극무대로 초대 합니다








  공연의 메카로 알려진 대학로에서는 매일 다양한 장르의 연극과 공연이 펼쳐진다. 연극은




TV 드라마와 달리 관객과 함께 호흡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다. 현천행 씨(송파동․57)는 이런 극적인 무대를 만드는 연극인이다. 70년대 초반부터 연극배우로 시작해 기획, 무대미술, 연극연출, 제작 등 연극과 관련된 일을 쉴 새 없이 해왔다. 96년부터는 연극, 방송, 영화, 광고계에 진출할 신인 발굴을 위해 연기학원을 운영 중이다.   








굿쟁이, 딴따라 취급받으며 연극계 입지 다져




  “연기를 배우기 위해 부모 손잡고 학원을 찾는 아이들을 보면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느끼게 되요. 저희 때는 연기하려고 마음먹으면 집을 나와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굿쟁이, 딴따라 등 온갖 나쁜 단어가 꼬리표처럼 붙여있으니 부모가 가만히 두겠습니까.”




  그렇게 시작한 연극, 배고픈 시절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저 연극무대가 좋았다. 오히려 수레바퀴처럼 직장에 다니며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아가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작품을 받아 치열하게 연습하고, 직접 포스터 붙이러 다니고, 관객 앞에 서서 배역에 몰입돼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관객들께 박수를 받으면 온 몸에 전율이 오면서 피로가 다 날아가 버립니다. 여기에 소주 한 잔까지 걸치면 금상첨화지요. 하하하.”




  82년도에는 직접 극단 ‘서울무대’를 창단했다. 극단 창단 초창기, 부모에게 물려받은 200평짜리 집을 시골에 계신 부모 몰래 팔아 연극에 투자하는 사건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오로지 연극이 좋았고 이렇게 하다보면 훗날 집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서 “그 뒤로 실패를 거듭하다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86년부터는 많은 흥행작을 냈다”고 했다.




  극단 서울무대 이름으로 그가 무대에 올린 작품은 76회. 특히 연극 ‘마지막 수업’은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억된다. 이밖에 러브라인, 퍼포먼스 콜걸 등도 성황을 이룬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대학로와 지방 공연은 물론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별관, 문예회관 대극장(현 아르코 대극장) 등 굵직한 공연장에 올리기도 했다. 








연극무대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콩닥거려




  “흥행작을 내면서 집을 되찾지는 못하고 비슷한 수준의 집을 마련했습니다. 팔아치운 집이 워낙 큰 규모였기에 온전하게 찾기 어렵더군요. 80년대 후반 부동산 값도 널뛰기를 시작했고요.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합니다.”




  지금이야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지만 현 씨는 TV드라마 출연, 교양 프로그램 리포터로도 활약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연극 일을 병행하면서 MBC드라마 4공화국에 나왔고, MBC 지구촌 기행 리포터로 남미까지 날아가서 방송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학원과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연기 지도를 하는 지금, 가장 그리운 시절은 연극무대를 만들고 직접 무대에 섰던 때다. 실제상황이라는 현장성의 매력과 관객들과 동화돼 무대를 꾸미는 스릴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하면서 만난 관객들과 추억거리도 많다.




  “러브라인 작품을 처음 올리던 때, 공연시간에 맞춰 배우들이 분장을 마치고 관객을 기다리는데 관객이 아예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이날 공연을 접으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그날 결혼식을 한 신혼부부 한 쌍이 들어오는 겁니다. 신혼여행 가는 비행기 시간 사이에 잠시 짬이 생겨 왔다고요. 어떡합니까. 관객이 2명이든 3명이든 막을 올려야죠.”




  공연을 마친 후 신혼부부는 자신들을 위해 공연해 준 것에 감사해하면서 극단 팬클럽까지 가입해 오래도록 친분을 유지했다. 이후 작품 ‘러브라인’은 성황을 이뤘다. 그는 흥행의 이유를 신혼부부 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되기 전에 인간이 되라’고 지도해




  그는 연극무대에 설 후배들을 직접 양성해볼 생각에 방송인 최주봉 씨와 의기투합해 96년 송파에 ‘서라벌 연극영화방송연기예술원’을 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연기자 지망생반과 대학 입시반을 운영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연기학원으로 간판을 걸었지만 서라벌 예술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오디션이 필수다. “방송에 비춰진 스타들을 보고 막연히 이 일에 덤벼들어서는 안 됩니다. 스타가 될 확률은 낮고 그 과정도 만만치 않아요. 개성 있고 끼 있는 아이들을 선발, 단련시켜 시장에 내놓는 것이 저희 역할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극 및 방송계에서 잔뼈가 굵은 선배로써 후배들에게 연예계의 막연한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없다는 의미다. 




  “요즘 연기자 지망생들은 영화나 TV, 광고업계로 먼저 진출하기를 원합니다. 방송, 광고 등 문화 콘텐츠는 연극에서 시작합니다. 연극으로 출발한 배우들이 연기력이 뛰어나고 생명력이 길죠. 단숨에 스타가 되는 것보다 그 분야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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