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곤충, 파충류와 생활하는 권부환 씨

지역내일 2010-05-03 (수정 2010-05-03 오전 10:58:35)

귀엽고 신기한 곤충의 세계에 빠져보시죠




  암사동 선사주거지 인근에 있는 ‘선사곤충’은 인근 초등학생들이 학교가 끝난 후 제집처럼 모여드는 곳이다. 곤충을 비롯해 햄스터, 도마뱀, 타란툴라(거미류), 전갈 등 과학책에서 접하던 것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권부환(47) 씨는 아이들이 묻는 질문에 답해주느라 바쁜 모습. 지난 금요일 선사곤충에 들른 아이들은 “집에서 키우는 장수풍뎅이가 성충이 됐는데 기형이다” “사슴벌레가 먹이를 잘 먹지 않는다” 등 애완곤충사육가로서 애로사항을 권씨에게 쏟아내고 있었다.




생명을 가꾸는 일은 즐거운 작업
  권부환 씨는 지난 9월까지 선사주거지 인근 495.86m²(150여 평)의 비닐하우스에서 곤충체험농장을 운영했다. 6년여의 시간동안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애완곤충을 테마로 한 체험공간을 꾸렸다. 하지만 얼마 전 그는 체험농장을 정리하고 사육하던 곤충들을 데리고 조그만 가게로 이사했다. 권씨는 “여러 사정 때문에 농장은 강원도 횡성으로 옮기고 이곳에 작은 규모로 애완동물 판매장처럼 꾸미게 됐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매주 화요일이면 횡성으로 달려가 곤충농장 조성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 분재, 동물 등을 기르는 일이 취미였던 권씨가 곤충들과 본격적으로 동거동락하게 된 것은 2004년부터.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간병하던 중, 새로운 일을 모색하다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투자는 잔뜩 했지만 수입이 신통치 않아서 집에 있는 금붙이도 모두 내다 팔았지요. 그래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는 곤충들을 지켜보고 있으니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무엇이 되었든지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고 즐거운 일이니까요.”
  그는 농장을 찾아와 신기해하고 관심을 갖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마음 편하고 즐거웠다. 사실 초창기에는 농장에 찾아온 사람들만 마주해도 겁이 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곤충전문가의 면모도 갖췄다. 그즈음 방송을 통해 애완곤충이 소개되고 곤충전시회, 곤충 판촉물 등으로 곤충 붐이 일어 돈을 좀 벌기도 했다.




직접 보고 느끼는 체험 교육 중요해
  권씨가 취급하는 곤충은 장수풍뎅이 1종류와 왕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 애사슴벌레가 주품목이다. 여러 곤충들 중에서 이들은 번식력이 강하고 공을 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손쉽게 기를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
  “사실 우리나라는 애완곤충 종류가 한정되어 있어서 아이들 관찰용이 대부분 이다보니 시장이 넓지 않아요. 곤충산업이 시작된 것도 10년밖에 안 되서 걸음마 단계죠. 일본만 하더라도 50년의 역사를 가졌고 곤충 마니아층이 두터워요. 또 곤충수입이 가능해서 사육 가능한 곤충 종류가 무척 다양하죠.”
  권씨는 곤충농장의 노하우는 ‘톱밥’이라고 했다. 참나무를 갈아서 발효재와 콩가루, 설탕 등을 넣고 70~80도로 한 달 정도 발효시킨 건강한 톱밥에서 애벌레가 성장해야 건강한 곤충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곤충농장마다 톱밥을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어린 애벌레를 통에 넣어 기를 때 3번 정도 톱밥을 교환해줘야 건강하고 큰 성충으로 자란다”고 했다.
  곤충을 키우는 일은 많은 인내심을 요한다. 보통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되는 과정이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체험이 대세죠. 우리 어렸을 때 일하기 싫어서 도망 다니던 그 일(감자캐기, 무 뽑기, 풀 뽑기 등)을 하기 위해 돈을 내고 체험을 시켜야 하는 시대에요. 옛날을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요즘 도시 아이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으니 이런 방식으로라도 해야지요.”
  그래서 그가 운영한 곤충체험농장에서는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농장을 무료 개방했고, 잠시나마 자연의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조성했었다. 지금이야 활발하게 체험하기 힘든 작은 규모지만 곤충을 넘어서 특이한 거미, 뱀 등 파충류까지 취급해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구경거리를 선물하는데 만족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세요
  요즘 권 씨는 색깔이 화려한 타란툴라와 도마뱀을 돌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일반적으로 무섭고 징그럽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들이지만 이것들의 색깔,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고 예쁘다는 것. 그래서 그의 매장에 들린 사람들에게 이들의 매력을 자꾸 알려주고 싶고 구경시키게 된다.
  “아이들은 대체로 곤충이든 파충류든 무서워하지 않고 신기해서 좋아해요. 엄마들이 돌보기 힘들다. 냄새난다. 징그럽다 등 이유를 앞세워 아이의 욕구를 막는 것이 다반사죠. 하지만 곤충이든 동물이든 돌보고 키우는 기회를 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런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도 느낄 것이고 관찰력, 끈기, 인내심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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