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지역내일 2010-05-03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개나리, 벚꽃이 활짝 핀 거리를 보면 ‘이제 봄이 왔구나’ 실감이 난다. 집 앞 초등학교를 지나가다 보니, 가지각색의 옷을 차려입은 초등학교 1~2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 유독 한 아이는 선생님을 따르지 않고 삐뚤빼뚤, 두리번거리면서 친구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서 신이 났는지 딴 짓을 한다. 잠시 후 선생님은 ‘김00! 이리로 와!’ 하고 부른다. 하지만 그 아이는 못 들었는지 교문 밖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 있다. 선생님은 몇 번을 부르다가 달려와 ‘말썽꾸러기! 또 선생님 말 안 듣고 뭐하니!’ 하면서 화를 낸다. 이러한 광경은 종종 볼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이 입학을 한지 약 2달이 지나간다. 이제 조금씩 적응해 갈 시기이지만 아직까지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 바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를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아이가 찾아왔다. 똘망똘망하고 잘생긴 얼굴이다. 하지만 상담실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질문을 해도 손에 든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며 딴 곳에 정신이 팔려 있어 대답이 없다. 대답을 해도 엉뚱한 이야기다. 잠시 앉아 몇 마디 나누더니 어느새 상담실 문을 열고 뛰어 나가버린다. 어머님의 얼굴에도 시름이 가득하다. 걱정스런 말투로 하소연을 하신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께 연락이 왔어요, 수업시간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고, 다른 친구들을 툭툭 건드리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선생님이 말을 해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해요.’ 어머님의 하소연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네요, 혼을 내도 그때뿐이에요. 여러 번 잔소리를 해도 먹혀들지 않아요. 알림장도 제대로 못써오고, 숙제도 어찌나 오래 걸리는지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제가 속이 터져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요즘엔 아이가 왜 이렇게 미워 보이는지... 어려서부터 좀 산만했어요,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좀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어쩌지요? 좋아질 수 있나요?’ 전형적인 ADHD 아이들 어머니의 하소연이다. 치료가 시작된 지 1달이 지났다. 한 달 사이 그 친구는 많이 의젓해졌다. 더 이상 교실에서 뛰어 다니지 않는다. 선생님에게 지적 받는 횟수도 많이 줄어들었다. 상담실 안에서도 제법 차분해진 모습으로 질문에 곧잘 대답을 한다. 어머님의 얼굴도 많이 밝아졌다.


 ADHD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꼼지락거리고, 쓸데없는 질문도 많고, 차례를 잘 기다리지 못한다. 집중을 못하고, 숙제를 싫어하거나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체계적으로 조작해야 하는 과제를 하기가 어렵고,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산만해 진다. 숙제, 연필, 준비물 등을 자주 잃어버리고, 일상적인 일들을 자주 잊어버린다. 이러한 행동과 모습들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만든다. 부모님의 반복적인 지적과 잔소리들이 쌓이고, 아이들의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이 쌓인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교생활의 부적응, 또래관계의 어려움 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청소년기에 가서는 학습부진, 반항장애, 비행청소년, 우울증 등의 극단적인 모습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ADHD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님의 경우 그렇지 않은 어머님에 비해 몇 배의 심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주변에 이야기 할 곳도 없고, 이야기 한다고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남편은 ‘아이들이 다 그렇지, 당신이 너무 예민한 것 아니야?’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니, 괜히 이야기 했다가 스트레스만 더 늘어난다. 아이를 보기만 해도 반사적으로 짜증이 나고, 점점 더 외롭고 지쳐가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게 되는 어머님도 많다. 시기가 늦어지면 치료가 더욱 힘들어지게 되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위의 아이처럼, ADHD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많은 개선과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아이들을 위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부모님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또한 어머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아버님과 가족들의 도움이 함께 되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조성일 소장
브레이닝 인지학습연구소
정신과 전문의
(전)김봉수 학습클리닉 진료부원장
(02) 412-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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