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오정노인복지관 연극단 단원 임영월

지역내일 2010-06-16 (수정 2010-06-16 오후 6:50:36)

 년의 행복, 연극 속에 담을래요”  

 임영월(63)씨는 지금 가장 행복하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연극팀 ‘뜨는 해’ 단원으로 활동하며 당당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서다. 또한 구연동화 선생님 활동도 한다. 14년 간 희귀병인 간질성 방광염으로 고생하다가 하던 일을 접은 뒤 복지관을 찾았던 임 씨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나이 들었는데 할 일이 있을까, 했던 생각은 기우였던 것이다. 노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복지관에서 배우고 활동하며 병세는 호전됐다. 그래서 임 씨에게 지금은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이다.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행복한 할머니로 거듭난 임 씨를 지난 9일 만나봤다.    

아픈 몸 이끌고 구연동화 선생님으로
1963년 충남 대전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한 임 씨는 40년 간 미용사로 일했다. 일하면서 얻은 기쁨은 컸지만 40대 말부터 방광을 찌르는 깊은 통증으로 일을 접어야 했다. 그 후로 오랫동안 병 이름을 알지 못하고 앓기만 했다. 사는 게 힘들었다. 28년 살았던 부천에서 절반인 14년을 병으로 고생해서다. “아프기만 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일이든 하고 싶었죠. 그 몸을 이끌고 오정노인복지관을 찾아갔어요. 거기서 구연동화를 배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상상을 하면서요.” 아이들에게 구연동화를 가르치면서 복지관 이곳저곳을 살폈다. 몸을 살릴 방법을 찾아다녔다. “복지관 맷돌 체조반에서 80세 노인도 잘 따라하는 동작을 나는 못 따라 했어요. 통증 때문에 한 쪽에 앉아 있기 일쑤였죠. 하지만 누워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되든 안 되든 힘닿는 대로 쫒아 다녔습니다.” 3년 전, 자신의 병이 간질성 방광염임을 알게 된 임 씨는 여러 차례 수술을 겪으면서도 구연동화 선생님 일을 놓지 않았다. 아이들과 만나면 몸이 아프기는커녕 기운이 절로 났던 것이다. 

몸과 마음이 신났던 연극 단원으로 
어느 날 임 씨는 복지관 연극단원들의 연습 장면을 보게 된다. “나도 연극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임 씨는 당장 연극단원으로 들어갔다. 그 날부터 임 씨의 아침은 더 즐거워졌다. “연습하려면 건강해야 했죠. 차가운 물을 먹지 않았어요. 또한 행복하다고 생각하니 아프지 않았지요. 아픔은 내게 큰 선물을 준 거예요. 남들과 똑같이 활동하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했으니까요. 그래서 말했어요. 임영월 장하다, 이렇게요.” 행복한 시간이 계속됐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수입도 생겼다. 2009년 연극 ‘흥부와 놀부’ 공연 때 그녀는 변사 역을 맡을 수 있었다. 임 씨는 올해 또 하나의 연극에 도전했다. 친환경뮤지컬 ‘쓰레기 대장과 환경지킴이’다. 요정을 도와 쓰레기 대장을 물리치는 개구리 역할을 맡았다. 첫 새벽에 일어났다. 작동산을 오르며 운동하고 대사도 외웠다. 거울을 보며 개구리 넘어지는 시늉과 뜀박질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습했다. 단원들과는 새벽까지 연습하면서 역할에 몰입했다. “가족들이 큰 응원군이었어요. 공연 때마다 참석했고 잘한다고 칭찬해줬어요. 복지관 사회복지사들과 어린이집 등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았죠. 다음엔 전국에서 1등 하고 싶어요.”

소중한 환경을 알리는 환경교육가로
변사 역을 맡았던 연극 ‘흥부와 놀부’의 관객은 어른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2회 거창실버연극제에서 단체부문 은상을 받은 ‘쓰레기 대장과 환경지킴이’는 어린이가 대상이다. “어른보다 더 두려웠어요.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전달해야 될지 몰라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열심히 했어요. 반응이 쫙쫙 느껴졌지요. 어린이 여러분 개구리가 이겼어요, 하면 지구는 우리가 지킬 게요, 하고 금방 답이 나오던 걸요.” 엄청난 연습 끝에 얻은 건 자유였다. 외운 대로 말하느라고 땀 꽤나 뺐지만 이젠 애드리브도 친다. 개구리를 연구하며 상식도 늘었다. 단원들과의 관계도 화기애애하다. “단원들은 평소에도 대장, 졸병, 개구리, 요정으로 불러요. 그러면서 10명의 단원들은 한 식구가 됐지요.” 아이들에게 소중한 환경을 알리는 일은  보람으로 변했다. 임 씨는 작년 성탄절 때 산타할머니로 변신했다. 자비를 들여 구연동화를 가르쳤던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줬는데 이 일은 올해 또 하려고 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예요. 아이들보다 주는 제가 더 기뻤으니까요. 아이들이 제가 환경을 지키는 개구리이며 구연동화 할머니라는 것을 알까요? 모를까요? 하하하.”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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