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의 적정 수면시간은?

지역내일 2010-05-28

 


김은기 원장
<한의사 엄마의 공부체질이야기>저자
문의 (02)535-1588


도대체 몇 시간을 자야 원하는 대학에 갈까? 상당히 중요하고도 궁금한 문제일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무조건 잠을 적게 자면 좋은 줄로 생각하고 있다. 사당오락(四當五落)이란 말이 있었다. 

그럼 잠을 자지 말고 공부하란 말일까? 아니다. 6~7시간을 자야 붙는다. 인체에 필요한 적정 수면시간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공부하면 며칠간은 견딜 수 있겠으나 길게 견딜 수는 없다. 보통 수험생들은 5-6시간 정도 밤잠을 잔다. 나머지 1-2시간은 토끼잠으로 대신하는데 10~20분 정도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누워 자더라도 조금씩 자투리 시간에 자게 되는 것이다. 

수면은 양이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 자녀의 수면시간이 길다고 호소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그 중 약 절반은 불면증이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여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치료를 시작하면 가뜩이나 잠이 많아 엄마가 초조한데 게다가 더 늘기까지 하니, 부모 입장에서는 잠이 너무 많이 늘어난 것 같고 학생 입장에서도 불안하기도 하다. 

치료를 포기하면 증상이 더 진행되면서 늘 졸음이 오고 잠을 주체할 수 없게 되는 수가 많다. 이런 증상은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가 되어 심각할 정도의 많은 잠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체력저하로 이어져 학습에 많은 악영향을 주게 된다. 증상이 최고점에 달하면 시험시간 중에도 졸음이 쏟아져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진료실을 찾기도 한다. 

오히려 이 정도로 심각한 증상인 경우는 부모와 학생 모두가 치료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현재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수면시간이 긴 상태라 더 이상 나빠질 게 없기 때문에 치료자인 의사로서 편하기는 하다. 그러나 일찍 치료했으면 이 정도로 성적이 나빠지지는 않았을 텐데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하향지원하여,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학생들을 보면 좀 안타깝다. 나는 몇 가지 학생과 학부모에게 주지시켜 주고 싶은 중요한 정보가 있다. 

첫째는 몸이 이기지 못할 만큼 잠을 줄여서 공부하는 학생은 최상위 학생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방법은 전형적인 중상위권 학생의 형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눈뜬 시간에는 공부만 한다. 

둘째는 늦었다고 할 때 시작하는 게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지난 시간 후회해야 소용없다. ‘그때 좀 어떻게 했더라면’ 이러면서 지금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여 포기하는 수가 많다.  대학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면 항상 문제를 인식했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셋째는 치료 중 일시적으로 수면이 증가하는 시기가 오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경우다. 현재도 잠이 많은데 더 자면 안 된다고 하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다. 이는 치료를 영구히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 부모와 학생이 겪는 길은 건강악화를 동반하는 성적하락이다. 어느 누구도 지속적으로 3년씩이나 하루 6시간이 훨씬 못 미치는 수면시간을 버틸 수는 없다. 특히나 어린 청소년기에는 잠이 많은 시기인데 이런 생물학적 요구를 무시하고 지속적인 각성만을 요구하면 몸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망가지게 된다. 

수면을 줄이다보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비 정상적일만큼 밀려오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치료과정에서 그 졸음은 수면이 되어 몸의 회복을 도와주게 된다. 이 때 먹는 한약이 수면제가 아니어도 몸에 좋으려면 수면이 가장 빠른 길이므로 약들이 알아서 수면을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같은 약을 계속 먹더라도 몸이 충분히 좋아졌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 졸리지 않고 서서히 각성효과가 나타난다. 

가장 처음에 나타나는 좋은 증상은 잠이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대드는 것이다. 얌전하던 아이가 말대답을 하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거침없이 그리고 강하게 하기 때문에 당황하는 수가 많다. 이쯤 되면 치료는 가속도가 붙게 되고 잠이 줄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귀찮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여 얌전하던 아이들이 회복되면서 자신의 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요즘 청소년들이 버릇이 없다고 한다. 언어의 절반 이상이 욕이고 끔찍한 말들을 태연하게 내뱉는다고 한다. 어른들도 1년간 수면부족에 시달리면 말이 곱지 못하고 자꾸 삐딱한 대꾸를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특히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복종과 순종을 요구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 생각한다. 말대답 하는 학생들, 험하게 말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주면 좋겠다. 한 번 더 생각해 주는 게 아니라 한 백번쯤 더 생각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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