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위해

내일이 만난 사람 … 커피 볶는 남자 바리스타 김대기 씨

지역내일 2010-07-18

 누군가에게 한 잔의 커피는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고, 누군가에게는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공부로 인해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커피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밤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밤잠을 위해 애써 커피를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다양하게 이용되는 커피를 밥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커피향이 온 몸에서 전해지는 ‘커피번’의 대표 김대기(신천동) 바리스타다. 그에게 커피란 밥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다. 매일 맛있는 밥을 가족들에게 지어내는 엄마의 손길처럼, 그 또한 매일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 그의 정열을 쏟아 붓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김 대표가 바리스타가 된 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가장 맛있는 커피는 어떤 커피인가요?”라는 질문이다. 그의 대답은 항상 간단하다.
 “가장 맛있는 커피요? ‘볶아서 보름이 지나지 않은 좋은 생두를 내리기 직전에 갈아 만든 커피’죠. 아무리 좋은 생두라도 볶아서 보름에서 한 달이 지난 커피는 맛이 떨어져요. 또 갈아서 오래된 커피도 맛이 없죠.”
 김 대표의 대답에 매번 똑같은 질문이 돌아온다. “그럼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글라인더와 드립, 커피메이커 같은 기계가 있어야 하나요?”
 그는 대답한다. “네. 보통 밥을 짓기 위해서도 냄비와 불, 물만 있으면 되죠. 하지만 더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더 좋은 밥솥을 마련하고 불의 종류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잖아요.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커피를 마시려면 언제든 어떻게든 마실 수 있죠. 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원한다면 그 맛을 위한 재료와 장비를 갖춰야겠죠.” 더 이상 토를 달 수 없는 답변이다. 
 그 다음은 각자의 취향이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도 있고, 우유나 단 것이 많이 들어간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커피를 좋아할 수도 있다. 선호하는 커피는 커피와 맛과는 상관없이 온전히 개인적 취향일 뿐, 맛있는 커피가 딱히 정해져있지는 않다는 것.
 
나에게 커피란?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또 하나 있다. “당신에게 커피란 어떤 의미인가요?” 그는 반문한다. “왜 이런 질문을 제게 많이 하시는지 정말 궁금해요. 제가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이런 질문을 하실까요?”
 반문에 이은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 “커피는 제게 밥과 같은 존재에요. 매일 밥을 맛있게 먹듯 매일 맛있는 커피와 함께 생활하는 거죠.”
 가만히 들여다보면 커피를 끓이는 과정과 밥을 짓는 과정이 많이 닮아 있다고 그는 말한다. 매일매일 맛있는 커피를 위해 매일매일 생두를 선별하고, 일주일에 서너 번 커피를 볶는 그. 그가 커피교실을 통해 커피 교육의 장까지 펼치게 된 이유도 들어봤다.


커피가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
워낙에 커피를 좋아하던 그가 직업으로 커피를 선택하게 된 것은 2002년, 암사동에 ‘커피 볶는 집’을 개업하고 나서부터다. 동호회 활동을 해 오며 커피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던 그였지만 처음 커피하우스를 오픈했을 때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커피강좌. 자신이 하는 수업을 통해 스스로도 배운 것이 많았다고 김 대표는 그때를 회상한다. 그러면서 자신과 똑같은 전철을 후배들은 밟지 않기를 바랐다.
 “커피강좌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커피를 많이 알리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의 바람대로 8여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들이 변했다.
“예전에는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생두를 직접 볶아야 한다’고 강조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당연히 모든 과정을 제대로 거친 커피만이 제대로 된 맛을 낸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죠. 고객들 역시 마찬가지에요. 어떤 고객은 ‘언제 로스팅을 하는지’를 물어보고 날을 맞춰 방문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변화들이다. 2005년 신천동으로 자리를 옮긴 ‘커피 볶는 집’. 이곳의 간판은 ‘커피번’으로 바뀌었다. 또 지난 해 커피교육만 진행하는 커피스쿨을 대치동에 오픈했다. 예전에 ‘커피번’을 찾은 사람이라면 대체 이곳이 커피하우스인지, 공장인지, 학교인지, 커피농장인지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복잡한 곳이라고 이곳을 기억할 것이다. 커피스쿨이 이곳을 빠져나가고 난 후 많이 정돈이 됐지만, 여전히 커피번은 ‘김대기’식 분위기와 방식을 간직하고 있다.
 커피번의 가장 매력이 바로 이것. 주인과 많이 닮은 점이 아닐런지. 그의 저서 ‘바리스타 교본:맛있는 커피와 아름다운 커피’처럼 그는 오늘도 맛있고 아름다운 커피를 만들기 위해 그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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