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빵만 생각한 빵쟁이, 대박 터트리다

내일이 만난 사람- 왕찹쌀떡 만드는 이낙근 씨

지역내일 2010-07-25 (수정 2010-07-25 오전 8:41:09)

  한번 맛을 보면 백발백중 다시 찾게 되는 찹쌀떡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이낙근 찹쌀떡베이커리의 이낙근 대표(52?잠실동)가 바로 그다.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 빵굼터 등 대형프렌차이즈 제과점이 동네 어귀를 평정한 분위기에서도 그의 빵집은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의 매장 안팎으로 놓인 수많은 보자기들은 전국 곳곳으로 배달된다. 불경기에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의 효자품목 왕찹쌀떡. 그의 쫀득쫀득 탄력 있는 40년 제빵 인생을 들여다보자.





케이크 그림에 반해 빵 배우기 시작
    “아는 형이 서울에 오면 돈도 벌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해 고1때 학교를 관두고 서울에 오게 됐죠. 올라왔더니 남대문에 있는 버스 회사에 취직시켜주면서 여기서 청소를 1년 정도하면 고등학교에 무료로 보내준다는 거예요. 그 말만 믿고 한 달쯤 열심히 일했는데 길이 안보였어요.”
    다른 일을 찾아보던 중, 남대문 스낵코너를 거쳐 ‘유성당’이라는 빵집에 취직, 숙식을 해결하며 빵 기술을 배웠다. 그는 “그 당시 빵집 유리문에 그려진 케이크 그림이 무척 먹음직스러워 보였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면서 “어떻게 보면 케이크 그림 때문에 제과점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웃음을 비췄다. 
    그 당시, 제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선배에게 전수받는 방법. 지금처럼 제과학원, 제과 기술이 담긴 책도 많지 않았다. 때문에 기술을 한 가지라도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선배들 눈에 들어야 했다. 힘들어도 빵 만드는 과정 중 잡다한 뒤치다꺼리, 빵 굽기, 반죽하기 등 일 하나하나가 재미있었다.
    “이 일을 하면서 후회해본 적은 없으니까 나한테 천직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꿇리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힘들더라도 이쪽으로 성공하겠다는 고집이 있었죠.” 




성공파트너 왕찹쌀떡
    그와 왕찹쌀떡과의 만남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잠실 갤러리아팰리스가 입주하던 2005년 지하상가에 가또마들렌 과자점을 오픈했지만 고정 손님이 많지 않았다. 맛좋고 특이한 빵을 만들어 판로를 모색하려고 해도 신축상가 지하에 위치한 빵집이었기에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뭔가 특화된 빵을 만들어 손님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발한 빵이 식이섬유빵과 찹쌀떡이다.
  “떡집을 운영하는 친구의 권유로 찹쌀떡을 생각하게 됐죠. 제과점에서 빵 외에 소비자의 취향을 맞추면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찹쌀떡이 제격이다 싶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신제품을 알리기 위해 길거리 시식회를 하면서 손님들의 평가를 받았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직하게 만든 빵이었기에 사람들이 알아봐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특히 찹쌀떡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내친김에 간판도 주력품목을 앞세워 바꿔달았다.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다. 초창기에는 사람들 발길이 드물어 1년 남짓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래도 배운 것이 빵 만드는 기술밖에 없었기에 다른 곳으로 눈 돌릴 수 없었다. 그는 “판매량, 돈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내 소신대로 사람들이 인정해줄 때까지 그냥 이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에만 전념했다”고 했다.
  지금 그의 빵집에는 떡 파트와 제과 파트로 나뉘어 20명의 직원이 있다. 이 대표는 일선에서 빵을 만드는 직원들에게 찹쌀떡 제조 기술을 모두 공개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입맛이 변하는 오늘날, 기술을 몰래 감추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는 “70, 80년대에는 자기만의 배합표를 꽁꽁 숨기는 분위기여서 배우려는 사람들은 기술을 혼자 터득해야 하든지 아니면 스파이처럼 배워야 했다”면서 “지금 시대는 비법을 오픈해 함께 개선시키고 서로 경쟁해야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휴가 한번 가보렵니다
  40여년을 제빵사로 살아오면서 그는 누구보다 바쁜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다 마치지 못한 점이 늘 마음에 걸려 2004년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 학력을 취득했다. 매장 규모가 커지고 이 길에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건국대 농축대학원 제과제빵 최고경영자 과정도 수료했다. 간간히 프랑스, 일본에 건너가 빵 기술을 전수받아 우리 입맛에 맞는 빵도 개발했다.
  “지금껏 쉬는 날 없이, 여름휴가 한 번 가보지 못했어요. 매일 갓 구운 신선하고 건강한 빵을 내기위해 가족들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죠. 힘든 세월을 함께 기다려준 가족에게 고마워요. 앞으로는 휴가도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자는 시간 이외에는 제빵사 모자를 벗어보지 않았다는 이 대표. 그는 “나는 모자를 써야 마음이 안정되고 앞으로 갈 길이 보인다”며 “빵쟁이라서 달콤한 냄새 나는 작업실에서 일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