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대학 가자②

김찬휘, 대학입시의 진실을 말하다

오해가 쓸데없는 고민을 낳고… 결국 기회 놓쳐

지역내일 2010-08-27

수시도 수능으로 간다!


수시에 대해 오해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수시는 내신으로, 정시는 수능으로’라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오해가 숨어 있다. 수시는 내신으로 간다는 것과 수시 지원에는 수능 성적이 필요 없다는 것. 이런 오해 때문에 수시와 정시 중, 혹은 내신과 수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쓸데없는 고민에 사로잡힌다. 또 수시와 정시 사이를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모든 기회를 잃고 마는 안타까운 일도 생긴다. 지난 글(8월 14일자)에서는 수시를 전체 흐름을 중심으로 종적으로 총괄해보았는데, 이번에는 수시의 횡단면을 잘라 논술 전형과 내신 전형을 살펴보면서 수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을 바로잡아본다.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내신과 수능 사이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삼아야 할지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연재 순서
①복잡한 수시 전형, 6개로 끝낸다
②수시도 수능으로 간다
③전략적 과목 선택이 대학을 가른다
④SKY 수시 경쟁률 1/10으로 낮춰보라
⑤수시 지원 10계명



 

[표 1] 상위 8개 대학의 대표적인 수시 전형                  


(*: 서울대 특기자 전형은 사실 논술 중심 전형은 아닌데 편의상 포함시켰다. 비율은 수시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각 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자료: 티치미 입시정보실]



수시는 내신으로 간다?
[표 1]을 보면 ‘수시는 내신으로 간다’는 말이 올바르지 않은 두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수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은 ‘내신 중심’ 전형이 아니다. 수시에서는 ‘논술 중심’ 전형의 비중이 가장 크다. 내신 중심 전형의 비중은 전체 수시 전형 중 20%를 넘지 않는다. 정시 모집인원까지 합쳐도 10~15% 내외다. 따라서 내신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은 매우 좁다. ‘수시 전체’를 ‘내신’ 중심으로 생각하는 관점은 오해다.
두 번째 이유는 ‘내신 중심’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말해준다. 상위 8개 대학의 ‘내신 중심’ 전형 모집인원을 전부 합쳐봐야 3,124명. 혹 숫자가 와 닿지 않는 분들을 위해 전국의 고교 개수를 조사해보았다. 실업계(‘전문계고’라 한다)를 뺀 인문계고(‘일반계고’라 한다)만 1,500개가 넘는다. 즉 전교 1등만 1,500여 명이라는 뜻이다. 3,124명이면 (학교가 속한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잡아 전교 2등까지가 상위 8개 대학에 ‘내신으로’ 진학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 ‘수시는 내신으로 간다’고만 알고 있다면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위 두 수치를 통해 ‘수시는 내신으로 간다’는 말은 적어도 최상위권 대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오해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표 1]에 보이는 대다수 전형이 전년도 또는 올해부터 입학사정관제로 전환하고 있으니 ‘순수하게’ 내신으로 대학에 가는 길은 더더욱 좁아진다.


아니면, 수시는 논술로?

[표 1]을 통해 수시의 대표적인 두 유형을 살펴보고 나서, 그렇다면 ‘수시는 논술로 간다’고, 즉 논술을 잘 쓰면 수시를 통해 대학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할 분도 있을 것이다. [표 2]를 보자.



[표 2] 2010학년도 상위 8개 대학의 수시? 정시 일반 전형 경쟁률


(*: 예체능 제외. 서울대의 지역균형 및 특기자 선발 전형은 일반 전형이 아니지만 포함시켰다. 서울대를 제외한 수시 지원 경쟁률은 44.25 대 1)       [자료: 티치미 입시정보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과 특기자선발은 편의상 포함한 것이지, 실제로는 ‘논술 중심’ 전형이 아니다. 둘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의 수시 일반 전형 경쟁률을 보면 우리 아이가 원하는 대부분의 대학이 50 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자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50 대 1을 뚫고 우리 아이만은 합격할 것이라 기대하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이 수치가 얼마나 만만치 않은지 한 번 더 확인해 보겠다. 경쟁률 50 대 1은 20명 뽑는 모집단위에 1천 명이 지원한다는, 거기서 논술을 잘 써서 자그마치 980명을 제치고 20등 안에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합격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논술 전형에 합격하려면 수능을 잘 봐야
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는 비법이 하나 있으니, 바로 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그렇다. 논술 전형에 합격하려면 ‘수능’을 잘 봐야 한다! 왜 그런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알아보자.



[표 3-1] 2010 연세대 논술(일반우수자) 전형의 예1: 화공생명공학부(자연계 상위학과)

[3-2] 2010 연세대 논술(일반우수자) 전형의 예2: 의류환경학과(인문계 하위학과)


 


[표3-1]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해 연세대는 일반우수자 전형에서 화공생명공학부에 18명을 모집했는데, 957명이 지원하여 53 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순수하게 논술로만 선발하는 전형이었다면 논술 실력이 지원자 중 상위 1.8%여야 합격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연세대 전형은 ‘우선 선발’과 ‘일반 선발’로 나뉘고, 각각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화공생명공학부에서 18명을 모집하면서 70%인 13명을 우선 선발로, 나머지 5명을 일반 선발로 뽑는다. 우선 선발은 논술 80%, 학생부 20%로, 일반 선발은 학생부 40%, 논술 60%로 합산하여 뽑는다. 그런데 여기에 ‘수능 성적’이라는 기준이 하나 더 있다. 우선 선발에 합격하려면 자연계는 수리(가)?과탐 모두 1등급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일반 선발에 합격하려면 수리(가)와 과탐 중 하나를 포함해 2개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바로 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문제가 된다.
수리(가)?과탐 1등급을 받는 학생이 응시자 957명 중 70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즉, 내가 수리(가)?과탐 1등급 조건을 만족시켰다면 논술로 상위 1.8%에 들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수리(가)?과탐 1등급을 받은 학생들 중 상위 20%에 들면 된다. 즉 경쟁률이 5 대 1이라는 뜻인데, 이 정도의 우선 선발 실질경쟁률은 정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경쟁률이다. 한 마디로 ‘우선 선발 최저학력기준’만 충족할 수 있으면 경쟁률이 뚝 떨어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하위학과는 어떨까? [표 3-2]에서 볼 수 있듯이 하위학과는 심지어 우선 선발의 실질 경쟁률이 거의 1 대 1에 근접할 정도로 낮아진다. 약간 과장하면 (연세대 인문계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인) 언수외 1등급만 달성하면 논술이 꼴등이어도 붙을 수 있는 극단적인 경우까지도 생겨날 수 있다.
고려대의 경우도 연세대와 다르지 않다.


수시 = 논술 전형 = 수능!
마지막으로 결론을 요약해본다.
첫째, ‘수시는 내신’이 아니다. 사실 내신으로 최상위권 대학에 가기란 매우 어렵다. 둘째, 수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은 논술 전형이다. 셋째, 논술 전형에 합격하려면 수능 우선 선발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어차피 정시 지원할 것이니 수능 공부는 마땅히 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좋으면 정시로도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수시 논술 전형이라는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명심하라. 평범한 일반고 학생이라면 “수시도 수능으로 간다!”



김찬휘, 대학입시의 진실을...
강남지역의 수만 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그리고 전국의 여러 명문고의 초청을 받은 입시설명회를 개최해왔고, 국내 유일의 입시전략 인터넷방송 ‘입시포커스’를 운영하는 (주)티치미의 김찬휘 대표가 강남서초내일신문과 함께 특별기획을 통해 수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2011학년도 수시 필승합격 전략 노하우를 연재합니다. 입시전략 인터넷 방송은 (주)티치미의 홈페이지(www.teachme.co.kr)에서 볼 수 있으며, 자녀의 입시상담(569-4149 정재희 실장)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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