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어머니가 생각하는 자녀 학습 원칙

지역내일 2010-08-29

지혜로운 어머니가 생각하는 자녀 학습 원칙


- 언어와 영어 수학의 학습 시기를 중심으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학교에 입학하고 난 뒤에 영어 알파벳을 처음 접하고 영어를 배웠는데 최근은 유치원 시절부터 영어 교육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야간에 영어 학원에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노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현상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할까 아니면 사고한 뒤에 언어로 표현할까?  ‘언어 없이 사고할 수 있을까 아니면 언어가 있어야 사고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준 높은 이성적 사고에는 언어적 이해가 없으면 사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감성적 세계는 언어가 그 감성을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고가 우선이다. 


  예를 들어 초등 학생이 칸트의 정언 명제 ‘그대의 의지의 준칙이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에 타당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고를 진행할 수가 없다. ‘효’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효’에 대한 갈등이 없을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열’ 라면과 ‘신’ 라면의 맛의 차이를 2500자 내외로 서술하라고 한다면 그것을 온전하게 서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때는 언어가 사고보다 뒤진다. 요컨대 수준 낮은 감성적 세계는 언어가 사고를 못 따라가지만 학문적 이성적 세계를 생각할 때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 그래서 자국어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은 사람은 수준 높은 사고를 할 수가 없게 되고 높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도 없게 된다. 


  외국어 대학 동시 통역 대학원을 마치고 영어에 능통한 어느 외국인 회사의 간부가 여러 나라 기업의 대표들이 모인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이라서 한 마디도 못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이는 한국어로 사고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 표현이 안되는 이유에서 발생한 일이다. 한국어를 못하면 영어를 당연히 못한다.


  물론 영어가 세계화의 위력으로 국제 공용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영어 하나만 잘해도 먹고 산다’는 말이 인정될 수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10년만 지나면 그 말은 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모두들 영어를 잘하는 것이 신분 상승의 큰 원동력인양 영어에 몰입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한때 컴퓨터 공학과를 나와서 프로그래머가 되면 대단한 사회적 지위를 얻는 일이라고 인기가 엄청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프로그래머 중 몇 명만 성공의 열매를 누리지 대부분 프로그래머들은 막노동과 비슷하다고 푸념들이다.


  그리고 한국인이 영어를 원어민처럼 발음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것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만약 인천 공항에 도착한 영국 사람이 ‘나 한쿡말 참 좔 못해요. 크럭저륵 합니돠.’라고 해도 ‘너 왜 발음이 그 모양이냐’라고 핀잔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영국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필자도 영국인들에게 자신의 영어 발음이 좋지 않으니 이해를 해달라는 부탁에 모두가 다 그건 당연한 것이며 나더러 영어 잘한다는 칭찬만 했다. 반기문 씨의 영어 발음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원어민하고는 거리가 먼 콩글리쉬 발음이지만 그 누구도 그의 발음을 문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한국어에 대한 이해와 한국말로 쓰인 수준 높은 책을 통하여 사고의 지평을 높여 놓지 않고 외국어에 몰입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우선 우리말로 씌여진 수준 높은 책들을 많이 읽고 인식의 지평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난 뒤에 외국어를 습득하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요컨대 초등학교 시절은 우선 상상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하는 시기이므로 학원에 다니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부모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하는 학습은 수학과 언어다. 수학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해하는 최고의 학문이고 언어는 사고의 기본적 필수 도구이기 때문이다.  당장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을 만드는 부모보다 평생 잘 살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부모가 지혜로운 부모다. 



이성구 (언어 논술 학습 컨설턴트)


한맥학원


T.(02)2202-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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