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동 성당 문화센터 ‘꽃우물닥종이회’

지역내일 2010-08-25

닥종이로 빚는 童心에 빠지다

가늘게 옆으로 찢어진 눈매, 몽뚝한 코, 동글납작한 얼굴, 통통하고 짧은 다리에 울고 있는 표정조차도 익살이 뚝뚝 묻어나는 모습- ‘엄마 어렸을 적에’로 대변되는 전통 닥종이 인형.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난했지만 소박했던 50?70년대의 추억들이 떠오르는 순박한 돌쇠 순이 영이의 얼굴이 겹쳐지는가하면 방학 때면 달려가던 외가의 시골풍경, 골목길 뻥튀기 할아버지의 모습과 개울가에서 첨벙대던 개구쟁이 친구의 얼굴이 오버랩 된다. 재독 작가인 김영희 씨가 처음 전시회를 가졌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을 느낀 이라면 누구나 한 점씩은 가지고 싶어 하는 흡인력 강한 매력덩어리. 바라보기만 해도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닥종이인형에 푹 빠져 세월도 잊는다는 화정동 성당 문화센터 닥종이 인형반 ‘꽃우물닥종이회’(이하 꽃우물) 회원들을 만났다.



현대적인 닥종이인형으로 주목받은 인정옥 강사의 지도로 1,2급 자격증 취득회원도 많아
 매주 수요일 화정동 성당 문화센터에서 인정옥 강사의 지도로 닥종이 인형 삼매경에 빠진 ‘꽃우물닥종이회’는 지난 2006년 3월 10여 명의 회원들로 시작됐다. 나이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지만 닥종이인형 사랑은 누구랄 것 없이 지극하다는 이들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처럼 하나하나 완성된 작품들이 모두 소중하고 예쁘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못생겨도 자기 속으로 나은 자식은 다 예쁘잖아요” 신기하게도 자신이 만든 닥종이인형은 자신의 얼굴모습과 그대로 닮아있다는 회원들, 닥종이인형을 만들다보니 마음이 저절로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수련이 따로 없단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인정옥 강사는 지난 2007년 명동 평화화랑에서 카톨릭 신자인 작가의 신앙심을 담은 사랑스런 아기예수의 모습, 성모마리아의 자애로운 모습, 성 요셉의 따스함이 담긴 인형 등 이색적인 닥종이 인형전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 기존 닥종이 인형에 그만의 독창적인 기법을 응용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눈에 익었던 것과는 다른, 닥종이인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닥종이 작가경력 13년 째, 그동안 한 번도 닥종이와 풀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는 그는 닥종이인형작가 초대전 10여 회, 2001년부터 지금까지 여울회 10여 회 전시, 원주 치악예술제 수상작 전시에 이어 2004년~2006년 대한민국 한지대전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캐나다 일본 독일 미국 등지에 소장돼있다.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단단히 구축하고 있는 그의 지도로 꽃우물회원들의 실력도 일취월장, 이들 중 초창기 멤버들은 종이문화재단의 1.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종교에 상관없이 닥종이인형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환영, 닥종이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화정동 성당 문화센터 닥종이인형반은 윤종식 대표 주임신부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회원들이 매년 전례시기마다 성경 속 성령의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닥종이인형전을 열고 있다. 하지만 카톨릭 신자여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인 강사는 “아무래도 성당 문화센터다보니 카톨릭 신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여느 닥종이인형 수강과정과 다르지 않은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소박하고 정겨운 우리네 토속적인 정서를 담은 인형을 배우고 만드는 교육과정은 똑같다는 것. 다만 이들 중 신앙을 가진 이들은 배우다보면 토속인형에서 나름의 신앙심을 담은 성상을 표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고 한다. 하긴 철사로 뼈대를 만들고 그 곳에 닥종이를 한 겹 한 겹 살을 붙이고 표정을 담고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마음을 닦는 신앙심과 다를 바 없을 터. 신자든 아니든 누구나 닥종이를 대하다보면 자연 그대로의 청정한 마음, 구도심이 생기지 않을까. 꽃우물의 회장 김미정 씨는 “닥종이인형은 그대로 나를 드러내는 작업”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닮는 것은 물론  희노애락의 감정이 그대로 인형에 나타나게 되므로 저절로 마음을 닦는 공부가 된다고. 처음 10여 명으로 시작한 꽃우물은 현재 기초반과 심화반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 년에 한 번씩 공동의 작업을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도 이들은 신설병원에 들어가는 구유세트를 공동 작업으로 만들고 있는 중, 병원에 전시되는 구유세트인 만큼 의사 간호사 환자 등의 인물을 추가하고, 각자 맡은 인물을 완성해가는 작업에 몰두해있다.
“우리 회원들은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영원히 꽃우물 팬이 되죠. 판교로 이사 가서도 매주 출석하는 회원도 있어요. 우선 인 선생님의 강습이 재미있다는 것, 여기에 다 닥종이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라 인생의 벗을 만난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것이 꽃우물의 매력이죠” 자랑이 아직도 많다고 웃는 김미정 회장. 얼마 전 서울 정릉으로 이사를 가 장거리 원정족에 합류한 그는 인 강사처럼 자연스럽고 따뜻한 성상의 모습을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한다. 우리네 토속적인 모습과 현대적인 멋을 아우른 닥종이 인형에 빠진 이들, 이들이 빚어내는 것은 단지 인형의 형태뿐이 아니라 깊은 성찰이 아닐까. 이번 연말 그들이 만들어 낼 공동작업, 또 어떤 모습일까 벌써 기대가 된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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