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자기조절만으로 탈출 할 수 있다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한 자기조절과정 분석’

지역내일 2010-09-29

서울대 교육학과 황재원씨 박사학위 논문


자칭 게임중독, 인터넷 중독자였다고 밝힌 A군은 한 달 동안 진행된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인터넷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A군은 평일에도 가족과 친척들의 눈총을 받을 정도로 인터넷에 빠져들었으며 주말에는 거의 PC방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고백했다. 한창 게임에 빠져있을 때 A군의 장래 희망은 프로게이머였다.


A군은 얼마 전까지도 ‘공부를 도대체 왜 해야 되는지’ 몰랐다. “공부가 나한테는 필요 없는 것이라고 느껴졌으며, 완전히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그는 인터넷에 끌려 다니던 때와 반대로 자기주도적으로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하고 그것을 정확히 지킬 수 있는 자기조절 능력이 생겼다고 한다. 한 달 사이 게임중독에서 해방된 A군은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새로운 꿈을 향해 정진중이다.


B군은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 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 부정적이었던 B군은 집안에 갇혀 컴퓨터를 하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어떤 일을 해도 전혀 신나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인터넷 사용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고 절제 능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머리가 훨씬 가벼워졌고, 삶의 활력을 얻은 탓인지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겼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육학과 황재원(39)씨의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한 자기조절과정 분석`이란 박사학위 논문에서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 7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참여자들에게 이런 변화가 찾아왔다.


 


청소년시기 자기조절 능력 미숙


황재원 박사는 “청소년들은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고 자기 조절 능력도 미숙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에 쉽게 현혹되어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헛되이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국가적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인터넷 과다사용과 관련된 연구들은 주로 인터넷 중독의 원인과 실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자신의 연구는 일단 인터넷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을 과다사용 문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과다사용자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과다사용 문제에서 벗어나게 되는가를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래서 황 박사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인터넷 과다사용 문제를 극복하고 조절해 나가는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4주간의 관찰연구를 수행해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시간 변화를 매일매일 관찰하면서 이들의 변화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주당 인터넷 사용시간 15시간 30분에서 5시간 24분으로 줄다


황 박사는 이 프로그램 참가신청자를 모집하기 위해 서울 소재 고등학생 남녀 923명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하였다. 그중에서 150명이 프로그램에 참가신청을 하였고, 다시 그중에서 75명이 실제 프로그램에 최종적으로 참가하였다. 지난 2010년 3월 27일부터 75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달간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진행자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주 단위로 인터넷 사용 목표 시간을 정하게 한 뒤 매일 사용 시간을 스스로 확인해 문자메시지로 자신에게 알려주도록 했다. 황 박사는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매일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지 확인하고 학생 자신이 정한 목표 시간을 주지시켰을 뿐,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칭찬이나 꾸지람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단지 매주 인터넷에 대한 자기조절 능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인터넷 과다사용의 문제점과 자기조절의 필요성 등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이메일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보냈다.


그 결과 중도 탈락한 7명을 제외하고는 인터넷 평균 사용시간이 주당 15시간 30분에서 3분의 1 수준인 5시간 24분으로 줄었다. 참가자 중 인터넷 금단증상으로 당장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이 16명에 달했지만 일반 학생과 마찬가지로 황 박사의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특이한 점은 참가자들의 인터넷 중독수준, 성적, 자기존중감, 자아강도, 자기통제감, 주변 도움수준, 건강상태 등과 상관없이 동일한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고 전한다.


참가자 특성을 살펴보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은 참가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험지각, 성과기대, 수행 자기효능감이 높았고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었으며 자신이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이었다. 인터넷 사용 용도를 비교해보면 참가를 신청한 사람은 참가를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터넷으로 게임은 더 많이 하고 채팅 및 카페·홈피 관리나 인터넷강의 및 숙제는 더 적게 함을 알 수 있었다. 인터넷 중독 유형별 참가경향을 분석했을 때 일반군 6.8%, 잠재적위험군 9.1%, 고위험군 23.9%로써 고위험군으로 갈수록 참가수준이 높았다.


 


가능한 목표 설정이 성공요인


75명 참가자들의 4주 동안 프로그램 활동과정에서 인터넷 사용시간의 변화패턴은 첫 주까지는 사용시간이 급속히 줄어들다가 1주 후부터는 완만히 직선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며 중독 유형별로 차이 없이 동일한 변화 그래프를 나타내었다. 사용시간 변화에 영향을 주는 변인들을 분석한 결과 첫 주에는 수행 자기효능감과 의지수준이 높을수록, 목표시간이 느슨할수록, 긍정정서가 많을수록 더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그러나 1주후에는 앞의 요인들은 더 이상 영향력이 없었으며 목표달성 노력만이 유의미하게 사용 시간 감소를 설명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마치고 쓴 소감문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그 자신감은 인터넷 사용조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도 전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이 매일 같이 목표시간과 실제사용시간을 문자로 보내는 활동은 아주 단순하고 특별히 그럴듯한 알맹이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반복 훈련을 통해서 참가자들은 친구들과 PC방에 가던 예전의 습관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됐다. 그리고 미니홈피 폐쇄, 다이어트 등 새로운 도전을 하게끔 하고, 인터넷을 하지 않고 남는 시간에 공부, 수면, 가족과 시간보내기 등 좀 더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황재원 교육학 박사




“자녀에게 삶의 밑천인 자기조절 능력을 키워주자”


        자기조절을 유지하기 위한 3가지 요소


예로부터 자신을 다루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미덕으로 여겨져 왔으며 잘 훈련된 자기조절 능력은 인터넷 사용조절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황재원 박사.


인터넷 중독문제를 ‘자기조절 실패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황 박사는 “자율성의 경험이 적은 청소년들은 자기조절력이 부족하여 인터넷 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바우메이스터(Baumeister) 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자기조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 첫째가 분명한 목표설정이다. 목표는 행동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성분으로 목표가 없거나 흔들린다면 그 사람의 행동도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자기화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둘째는 자기관찰이다. 황 박사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고 해도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목표와 비교하는 과정이 없다면 그 목표는 죽은 목표나 다름이 없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잘 관찰하고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터넷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를 주지시키면서 목표와 현재 위치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셋째는 의지력이다. 목표가 분명하고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더라도 변화는 결국 행동을 바꾸는데서 시작된다. 황 박사는 이를 위해서 “의지력이 필요하며 사람마다 의지력은 다르지만 노력에 의해서 길러질 수 있고 무엇보다 구체적이고 작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실제로 실행하여 성공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동기와 의지력이 높아지게 된다”고 조언한다.


황 박사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독 대상을 절제하라고 요구하면 중독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늘려 오히려 중독 대상으로 도피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부모가 인터넷 사용을 줄이라고 강제하기보다 스스로 절제하도록 유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어쩌면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 아이의 삶의 밑천이 될 수 있는 자기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회는 물론 부모들이 도와준다면 훨씬 값진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영 happykykh@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