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 강희는 주말에 산에 가자고 하면 집에 있겠다고 한다. 외식하러 나가자고 하면 메뉴를 확인하고 맘에 안들면 집에서 라면 끓여 먹겠다고 한다. 가족행사 보다는 친구와 놀고 싶어한다.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 부모에 대한 이견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반항이기 보다는 자기 주장인 것이다. 청소년기의 행동은 어렸을 때에 비해 때로는 거칠고 반항적으로 보인다. 특히 학습과 관련하여 학습 방법, 학교나 학원 교사에 대한 태도, 부모의 잔소리에 대한 거부감 등은 누구나 거쳐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성 세대들도 안지켜도 될 법이라면 피하고 싶고, 빠져도 될 모임이라면 핑계를 대서라도 빠지고 싶어한다. 아이들에게 학습, 학교 규칙이 그럴 것이다. 검사 안하면 숙제 하겠다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하겠다고 할 때 부모가 어떻게 할까? 원하는 요구가 아이들에게 적절한지를 고려해야 하므로 명확하게 한가지로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부모의 생각이나 태도를 개방적으로 변화시킬 팁은 제시할 수 있을 듯하다. 부모가 절대로 안된다고 못박은 규칙도 뒤집어 보면 절대로 안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숙제 해놓고 놀아라’고 하는데 놀고 나서 숙제를 해도 잘 하는 아이들이 있다. 오히려 놀기 위해 숙제를 건성으로 대충하느니 놀고 나서 숙제를 더 차분히 할 수도 있다. 학원을 선택하거나 그만두고 싶어할 때도 아이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 공부 결과에 대한 책임은 부모가 아니라 학생이 져야 하는 것. 인터넷으로 옷이나 신발 등 모양내기 위해서 쇼핑을 하는 것도 무조건 필요 없어서 싸구려니까 또는 식으로 안된다고 반대하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물건 고르는 지혜를 경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공부와 친구, 멋내기, 놀기 등등은 모두 필요하다. 공부를 위해 다른 욕구의 지연을 강요하기 보다는 주어진 여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부모역할, 어렵지만 가치있는 부모역할이라 본다.
김지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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