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에 당선된 국어선생님
동화작가 최균희 씨가 아동문학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70년도부터다. 학창시절 문학소녀로 글쓰기를 좋아했던 취미를 살려 시작한 작품 활동은 1971년 <빨간 털구두>가 한국기독교 아동문학 작품공모에 당선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이후 여러 수상을 했고 아동문학과 관련해 독서지도 연구위원, 한국글짓기지도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는 한편, 1995년 한국을 움직이는 인물들, 2003년 세계 여성문학관에 등재되는 등 활발히 활동해왔지만, 최씨가 가장 의미 있게 꼽는 것은 197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일이다.
“교대 졸업 후 시골학교에서 국어 선생님으로 재직하던 때였어요. <아기 참새>란 작품으로 당선이 됐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문단 등용문으로는 최고로 알아주는 영광의 자리이지요. 신춘문예 당선 시 심사는 ‘고향의 봄’ 작사자인 이원수 선생님이 맡았어요. ‘최균희씨의 동화를 읽으면 우리나라의 산과 들과 집과 마을이 모두 우리 것으로 나타난다’고 평해 주었답니다. 평소 동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저의 마음과 정신을 잘 표현해주신 것이라 생각해요.”
이원수 씨는 또한 ‘어설픈 남의 것이 아닌 우리의 생활이 나타난다. 거짓스럽거나 우스꽝스럽거나 겉치레만 한 것이 아닌, 진실 된 우리들의 살림살이가 나온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야말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우리 주위의 친근한, 또는 사소해 보이는 사물이나 동‧식물, 사람을 통해 정겹게 풀어나간다. 모두 진실과 사랑에 자리한 동화쓰기이다.
재미와 감동‧교훈이 묻어나는 동화책
최씨의 작품은 이처럼 우리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살아온 인생만큼 수많은 경험이 녹아있으며, 우리 정서를 바탕으로 순박한 재미와 따뜻한 감동 또한 담겨있다. 문체는 또 어떨까. 그녀의 대표작 아기 참새의 몇 문장을 살펴보면 단박에 알 수가 있다. ‘내 가슴이 항상 팔딱거리는 것은 무슨 얘긴가를 계속 하고 싶은 때문이어요’ ‘난 날개에 힘을 주었어요. 화다닥 포르륵 날았어요’ 등의 문장은 간결하면서 정감 있고, 어른조차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게끔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동화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작품 속 인물이 겪고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희로애락이다. 최씨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치는데 밑거름이 되고 또한 용기를 북돋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이것이 아동문학의 길을 택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린이처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진실한 삶을 살아가며 항상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는 사랑의 마음을 길렀으면 하는 생각이 동화를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동화쓰기에 대한 애정은 책을 나누고 함께 공유하는 실천으로 확대되고 있다. 출판실적이나 명성을 올리는데 급급하지 않고 자비를 들여서라도 동화책을 펴내어 주위 지인들과 아이들에게 나눠 주는데 더 큰 만족을 느낀다.
앞으로 계속 될 ‘보람찬’ 동화쓰기
올해로 4년째 언남중학교에서 교장을 지내고 있는 최씨는 내년이면 정년퇴임을 한다. 얼마 전 창작동화집 <동전 한 닢의 편지>, 최균희 한영동화 <아기 참새> 등을 새로 출간할 만큼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교직생활도 못지않게 충실히 해내고 있다. 최씨는 “4년 동안 학교발전에 공들인 결과 작년에 ‘학교종합평가우수’표창을 비롯하여 ‘독서교육’ ‘환경교육’등 서울시교육청과 강남교육청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며 “동화작가지만 공과 사를 분명히 선을 그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퇴임 후에는 지금까지 보다 더 자유롭게 동화 쓰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싶어요. 우리의 것이 담겨있는 재밌고 감동적인, 또한 교훈이 녹아있는 창작동화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한편, 활기찬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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