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암사동 선사주거지 외국인 자원봉사자 로우근 드루리 씨

“영어로 한국 문화 설명해요”

지역내일 2010-10-31

매주 일요일이면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아주 특별한 주말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외국인과 함께 하는 암사역사교실’이 바로 그것.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암사유적지에 관한 내용을 영어로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토론하며, 즐겁게 1시간을 보낸다. 2년째 이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로우근 드루리(Logan D. Drury 28·국제교류문화진흥원)씨는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유적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체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기만 하다. 로우근씨의 한국생활과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이들과 한국 문화 모두 너무 좋아


 로우근 씨는 호주 사람이다. 호주에서 살며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호주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한국에 대해 호감이 생겼고, 그 마음은 결국 그의 발길을 한국으로 향하게 했다. 2007년 한국생활을 시작한 로우근씨는 한글을 배우며 호주에서부터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는 로우근씨는 잠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있으면서 한국의 아이들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강사를 그만 두고 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뜸해진 그에게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외국인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생겼던 것. 아이들을 좋아하고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로우근씨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로우근씨는 “학원에서만 아이들을 만났지 학원 밖에서는 한국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영어학원에서의 수업이 아닌 곳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만 있는 움집과 빗살무늬토기


호주에 있을 때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이었다.


 로우근씨는 “호주에서는 적십자사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며 “한국에서 아이들을 그것도 한국문화에 대해 가르쳐야 해서 공부를 많이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요즘도 그는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갖고 새로운 한국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로우근씨가 한국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움집과 빗살무늬토기 같은 우리 고유의 문화였다.


 “호주에서도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대해선 배웠지만 한국 고유의 문화와 유물들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듣는 것들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이제 그는 암사유적지에 관한 한 어느 한국인보다 많은 지식을 자랑한다. 또 문화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움집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빗살무늬토기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는 등 체험활동도 한다.


 그의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생들. 3~5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간혹 중학교 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로우근씨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아이들이 잘 따라오게 하기 위해 그만의 교수법을 사용한다. 일단 수업 전 수업에 나오는 주요 단어를 아이들에게 설명한다. 그러면 영어 단어를 모르던 아이들도 그 수업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중에는 배운 단어를 말해볼 수 있게 다양한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진다. 처음엔 쭈뼛거리던 아이들도 어느새 수업에 빠져들게 되는 게 로우근씨 수업의 특징이다. 말문이 트인 아이들은 이제 토론식 수업에도 주저함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


 많은 아이들을 만나본 로우근씨에게 호주아이들과 한국아이들에 대해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한국 아이들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그런 공부에 대한 열성은 그의 수업현장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지난해 그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학생을 소개했다.


 “영어를 썩 잘 하지는 못하는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장소가 어디든 제가 진행하는 수업에 참여하는 거예요. ‘영어공부에 흥미가 생겼다’며 열심히 영어공부에 몰두했어요. 지금 그 학생, 영어 꽤 잘해요. 호주에 있는 내 여동생과 펜팔도 하고, 그 학생 어머니와 전화통화도 할 만큼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그런 아이들 때문에 그는 더욱 더 힘이 난다. 그는 “한국에 머무르는 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를 쭉 하고 싶다”며 “다른 외국 친구들에게도 권할 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는 12월 첫째 주 토요일 ‘중국어로 배우는 암사역사교실’을 진행한다. 중국인 자원봉사자가 중국어로 암사문화유적지 문화해설을 하는 것. 신청은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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