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수업시간에 자꾸 주변 친구들에게 장난을 걸거나, 선생님 말을 잘 듣지 않아 자주 혼나고 지적을 받는 아이로 통했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장난을 받아주었으나 친구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 장난을 치고 집적대자 조금씩 친구들도 재욱이를 싫어하고 멀리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재욱이는 친구들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장난치며 혼자서 즐거워하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학급에서 ‘고집쟁이’, ‘눈치 없는 아이’, ‘엉뚱한 아이’, ‘화 잘 내는 아이’로 불렸다. 친구들과 함께 놀 때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려고 고집을 피우고, 마음대로 안 되면 화를 내기도 하였으며, 수업시간에도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하고, 모둠활동에서도 함께 의논하지 않고 혼자서 딴 짓을 하거나, 친구들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고, 친구들이 야이기 하고 있을 때 불쑥 끼어들어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재욱이도 이제는 친구들이 싫어하는 것을 아는지 ‘친구들이 나만 놀려’, ‘선생님이 나만 혼내’라는 말이 부쩍 늘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지금은 아침에 학교 가기 싫어하고, 집에서는 괜히 짜증만 늘어나고,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친구들과도 잘 놀지 않고 외톨이처럼 지내는 것 같아 엄마가 걱정이 많다.
ADHD 아이들은 또래관계, 친구관계의 어려움을 흔히 동반하다. 앞에서 소개한 재욱이의 경우처럼 자기중심적이고 고집만 피우는 아이, 친구들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공격적인 아이, 엉뚱한 대답을 하고 눈치가 부족한 아이, 자신감이 부족하고 위축되어 있는 아이 등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ADHD의 특징인 충동적 성향이나 과격한 행동, 주의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또래관계에 있어서는 이러한 문제들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또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선생님 등 어른들과의 관계에서도 적절한 상호작용에 실패하고, 자꾸 혼나고 지적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인 부정적 피드백은 아이의 성격형성에 있어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들이 되풀이되다보면 아이의 부정적 감정이나 부정적 생각이 조금씩 커져 악순환을 형성하고, 점점 더 소외되고 위축되어 학교생활의 부적응, 정상적인 또래관계의 실패, 따돌림 등을 겪게 되며, 청소년기 성인기가 되어서는 우울증, 비행행동, 반항적/반사회적 행동 등의 지속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님부터라도 너무 반복적으로 혼을 내거나 체벌을 하는 등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여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ADHD가 아니라도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관계의 어려움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정서장애, 불안장애, 틱장애, 발달장애, 성격특성, 가정환경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또래관계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아이들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 질 수 있다. 어떤 원인이던 간에 자녀의 또래관계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적절한 교정을 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돌이키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ADHD 문제의 경우는 치료가 가능한 문제이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서 많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져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실제로 ADHD 아동의 경우, 치료 이후 눈에 띄게 또래관계가 개선되는 경우들도 많으므로, 부모님들의 좀 더 적극적인 자세와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희망가득의원
정성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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