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일 나의 꿈- 한글강사, 사회복지사 김현숙씨

지역내일 2010-11-11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배우고 또 소외된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올해 김현숙(목5동)씨의 나이 62세, 그녀는 올해 숭의여대 가족복지학과를 졸업했다. 4살 때 아버지를 잃고 가장이된 홀어머니 밑에서 10남매 중 막내였던 현숙씨는,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너무나 공부가 학고 싶었던 그녀는 못 배운 한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언젠가는 못 다한 공부를 하리라’ 자신에게 약속 했다. 2010년 올 2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현숙씨,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에 선 감회가 남달랐다. 
 남편과 아이들의 축하 속에서 올 2월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장에 선 그녀는 어려운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회복지사가 되리라 다짐했다. “지금도 배울 수 있어 행복하고, 나의 배움을 이웃과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하다” 김현숙씨, 그녀의 배움의 열정과 이웃사랑의 현장을 소개한다.

배우는 것도 하면 할수록 늘어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공자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배우고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이 말은 김현숙(목5동)선생을 보니 생각나는 말이다. 어려운 살림으로 중학교 졸업을 하며 학업을 중단했던 그녀가 62세의 나이에 대학 졸업식장에 섰다. 만학도로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힘들기도 했지만 배우는 즐거움이 더욱 컸다는 현숙씨는 2006년 성지고등학교 입학을 시작으로 배움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처음엔 책 몇줄만 봐도 졸리고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데 배우는 것도 하면 할수록 늘어 집중력도 생기고 잘 되더라”며 웃는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시작한 직장생활은 28년간 계속 됐고, 여의치 않은 생활속에서도 만학의 꿈은 피어 입학한 성지고등학교, 인터넷을 뒤져 알아낸 성지고등학교가 집 인근에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던 현숙씨는 주경야독을 하며 열심히 다녀 교교졸업장을 따게 된다. 하지만 김씨의 공부에 대한 허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랜 직장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치며 우을증이 찾아왔을 때 배우기 시작한 우리춤체조와 맷돌체조를 열심히 배워 자격증을 땃다. 직장을 관두고 우리춤체조와 맷돌체조로 열심히 봉사를 다니던 김선생은 그간 자원봉사를 하며 느꼈던 ‘자원봉사를 제대로 배워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숭의여대 가정복지과에 입학한다.
 환갑의 나이에 젊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게 어찌 만만했으랴. “몇줄 읽고 나면 금방 잊버리고 또 읽고 나도 금방 까먹어버리는 6순을 넘긴 할머니의 기억력을 이기는 방법은 읽고 또 읽고 열심히 공부하는 거였다”며 웃는 김강사. 분비는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읽고 또 읽고 시간 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한 김강사는 그 결과 4.25라는 학점을 따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 좋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던 그녀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이가 많아서 사회복지사 취업이 쉽지 않았어요. 좋은 사회복지사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사실 자원봉사도 많이 해보고 살아온 연륜만큼의 인생경험에서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 가 더 중요한데 말이에요”라며 안타까움을 전하는 김선생은 “저에게 허락하는 사회복지사는 기숙형 사회복지사였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서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꼭 사회복지사의 기회가 오겠죠“라고 전했다.

가르치는 것 재밌고 보람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칠판에 하얀 분필로 쓴 글자를 한자 한자 정확히 따라 읽는 백발의 학생들 앞에선 현숙씨는 학생들 한사람 한사람 따듯한 눈길로 누구보다 열심히 가르친다. 그녀가 가양복지관에서 흰머리의 성인 한글반 학생들을 가르친지 3개월째, 못 배운 한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 어르신 학생들이 떠듬떠듬 한자한자 알아갈 때 본인들 못지않게 기쁘다는 현숙씨는 어릴적 꿈이었던 교사의 꿈을 이렇게나마 이룬 것 같아 더 열심히 가르치고 있단다. 월?수?금요일 3일 한글반을 지도하는 김강사는 “가르치는 즐거움도 배우는 즐거움 못지 않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눈을 뜨고 당당하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반포와 천호동 등의 복지관과 노인정에서인기강사로 활동하는 김강사는 우리 춤체조강사 맷동체조 강사 레크댄스 강사 등 다양한 부문의 강사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일주일을 바쁘게 보낸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문적으로 배운 분들과 함께 강의하지만 어르신들의 요구에 맞춰 열심히 해준 것이 전해졌나봐요”라는 김강사는 “정부 보조가 줄어서 강좌를 줄이게 되었는데 어르신들이 제강의를 선택해주셔서 계속하게 되어서 너무 고맙고 기뻤다”고 설명했다

대학원 진학해 계속 공부하고 싶어
 가르치는 즐거움을 열심히 누리는 동안도 배우는 즐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녀가 내민 수첩을 보면 김선생이 얼마나 열심히 살았고 그리고 공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2급, 보육교사2급, 요양보호사1급, 방과후 아동지도사, 다문화 가정 상담지도사, 미술심리상담지도사, 우리춤 강사, 한국맷돌 체조 지도사 등 그녀의 수첩을 빼곡하게 매운 자격증은 그간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배우고 또 공부했는지 증명해주는 대목이다. 그간 고등학교와 대학 공부를 하는 동안도 자신이 일하며 학비를 벌었고, 많은 자격증들도 여기 저기 인터넷을 뒤져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냈던 것이다. 요즘 세상은 돈이 없어도 배움의 의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좋다는 그녀, 이렇게 많이 배우고 공부했건만 아직도 배움의 열정은 다 못다 채워졌는지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는 김강사는 “그동안 누가 물어보지도 않는데 어ELF가면 당당하지가 못했어요. 이젠 어딜가도 자신감이 생기고 더 배우고 싶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배우고 또 어려운 분들에게 배운 것을 나누며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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