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고등학교 1학년 김병준 군은 특히 관심 있는 생물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미래를 다지고 있는 경우다. 김태균 과학교사(올림피아드반)는 “병준이는 생물 분야에 두각을 보이는 학생으로 생물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사교육 도움 없이 2차까지 통과했다. 2차에 선발된 70명은 전국의 과학고 재학생들이 대다수이며 일반고 학생으로 또한 고1학생으로는 드문 케이스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실험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며 능력을 발휘한 실력 있는 학생”이라고 잠실고 빛날인으로 추천했다.
유전학 책으로 관심 갖게 된 생물분야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멘델이 들려주는 유전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부모, 형제, 자식들이 유전으로 얽혀 형질을 전해주는 유전법칙이 무척 재밌고 흥미로웠어요. 이것을 계기로 유전학을 비롯해 생물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생물학을 좀 더 자세히 공부하고 싶어서 관련 서적을 읽고, 과학영재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 중2때는 연세대 과학영재교육원에 합격해 1년간 심도 깊은 과학 수업을 받기도 했다.
예상했던 대로 과학영재수업은 깊이 있게 알아가는 과학에 대한 재미가 쏠쏠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과학의 세부분야를 공부하며 실험하는 과정도 즐거웠다. 김군은 “우수한 친구들을 보며 자극이 되기도 했고 미래에 대한 목표도 정확하게 세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내친김에 중3때는 생물올림피아드대회까지 준비해 은상을 받았다.
과학에 관심 갖고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과학고를 목표로 공부했다. 하지만 과고 진학에 실패했고, 지금은 잠실고에 진학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지식 외에 다양한 소양을 기를 수 있고,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림피아드 대회 준비, 현재 진행형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과학관련 행사나 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부지런히 스펙을 쌓았다. 교내 과학대회에서 학교대표로 선발돼 참가한 서울시생물경시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생물올림피아드대회에 2차까지 통과해 지금 3차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 산하 과학전시관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에 합격해 토요일마다 특별한 과학 수업을 받는다.
“학교 공부하면서 대회를 준비하거나 다른 수업을 받는 것이 쉽지만은 않죠. 하지만 1학년 때는 입시에서 좀 더 여유롭기 때문에 많이 부담되지 않아요. 큰 대회를 통해서 경험도 쌓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죠. 그러다 상이라도 받으면 다른 일에까지 자신감이 생기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김군은 학교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맡은 일에 늘 열심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생물올림피아드도 방과 후에 진행되는 올림피아드반 수업을 토대로 혼자 공부해서 지금의 성과를 올렸다. 그는 “3차에서 통과하면 국제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생긴다”면서 “일반생물학에 관련된 12가지 주제로 실험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제출한 후 겨울방학동안 다시 테스트를 거쳐 최종 4명을 선발 한다”고 했다. 또 “중학교 때 올림피아드 준비를 했던 경험이 있고 그 때 배웠던 것과 학교 올림피아드반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혼자 하는 대회 준비가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막바지 과제수행을 위해 학교 실험실에서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우리나라 생물연구 분야 책임지고 싶어
책을 통해 알아가는 과학의 재미가 크기 때문에 책 읽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군은 “얼마 전에 ‘오래된 연장통’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진화 심리학에 관한 내용인데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분야를 재미있게 쓴 책이라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김 군은 특히 분자생물학 중 DNA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연구하면 발전가능성도 크고 공부할수록 재미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됐다. 그는 “황우석 박사 사건이 있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생물학 쪽에서 권위 있는 나라였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생물학 연구에 기여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장은 올림피아드 준비에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싶어요. 내년부터는 입시에 중점을 두고 내신이랑 수능 공부에 집중해야지요. 앞으로 생명과학과나 의대에 진학해 연구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요.”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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