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공증,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

지역내일 2010-11-07

요즘 불경기라서 그런지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을 하겠다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 용어가 낯설고 길어 어려워 보이지만, 쉽게 말하자면 돈을 빌리면서 가재도구, 집기, 재고 등유체동산을 담보로 맡겠다는 것이다. 
양도담보라는 것은 채무자가 자기 소유의 물건을 채권자에게 담보목적으로 양도하는 것인데, 복잡한 판례이론에 따르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는 채무자의 것으로 취급되고, 제3자에게는 채권자 소유로 취급된다.
여하튼 불경기가 계속되고 서민들이 금융으로부터 소외되다 보니 급전이라도 돌리려면 집안의 가재도구나 가게나 창고의 재고물품, 집기 등을 채권자에게 담보로 넘겨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고, 이것이 부르기도 어려운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의 증가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이 돈이 필요한 채무자가 급전을 돌리는 데만 사용되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원래 가재도구 등과 같은 최후의 재산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상황에 이르고 보면 채무자의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을 터인데, 우리 사무소에 이 공증을 하려고 오는 고객 중 상당수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사이좋게 걸어 들어와 공증을 하고 돌아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손을 꼭 잡고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짐작컨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실질적인 채권채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 대다수는 사업이 망해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채무자가 아는 지인을 채권자로 내세워 허위의 가장채권을 만들고 그 담보로 자신의 가재도구 등을 양도해 버림으로써 다른 채권자들이 그 가재도구 등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을 하고자 해도 앞서 본 것처럼 그 가재도구 등은 제3자에게는 이미 양도담보를 받은 채권자의 것이 되어 버렸으므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공증인으로서 그와 같은 정황이 보일 때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공증을 거부해야 하지만, 단지 채권자와 채무자의 모습이 통상의 경우와 조금 달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는 공증을 거부할 수는 없다. 최근 이 공증이 늘어나는 현상을 살펴보면 대부분 채권액이 크지 않고 가재도구 등과 같은 최후의 재산이 담보로 제공되고 있으며, 나아가 불황이 심화되면서 그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즉 빚에 몰린 채무자들이 가재도구라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이라는 말을 주워듣고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강제집행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면서도 더 깊이 내막을 추궁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양도담보부금전소비대차공증은 채권자에게도 필요한 공증이지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채무자에게도 필요한 공증인 것 같다. 가재도구라도 잡혀 급전을 구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최후의 순간에 채무를 회피할 방안도 되니 말이다. 어쨌거나 불황의 골은 점점 깊어가고 서민들의 시름은 갈수록 늘어만 가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다.
한정화 변호사 컬럼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