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사람들 - 해수어 키우는 사람들

지역내일 2010-12-14

 “니모 한 마리 키워 볼래요?”

 지난 달 27일, 백석동에 있는 산호초와 해수어 전문점에 특별한 손님들이 모였다. 해수어를 키우는 사람들, 네이버 카페 리프패밀리 회원들이다. 해수어를 전문 수족관이 우리나라를 통틀어 10곳에 안되는데 그 가운데 두 곳이 우리 지역, 일산에 있다. 황인배 씨는 그 중 하나인 오아시스 마린을 운영한다. 이 날 모인 리프패밀리 회원들은 정기모임 장소로 번갈아 가며 수족관을 탐방한다. 함께 흔치 않은 취미 생활인 ‘물 생활’을 하는 이들이라 그런지 이들은 손님과 주인의 관계를 넘어 편안해 보였다. 

라인과 색, 희소성이 주는 매력
 해수어는 뭐고 열대어는 뭘까? 궁금해 하는 리포터에게 리프패밀리 매니저가 간단하게 대답한다. “우리가 아는 열대어는 민물 열대어고 해수어는 짠물에 사는 물고기죠.”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니모도 해수어다. 민물이 아닌 1.8~2.2℃의 물에 살기 때문에 어항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 해수에 비하면 체온도 0.8℃로 낮다. 관리가 까다로워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양과 색에 반해 덜컥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해수어가 주는 매력이 그 모든 것을 감당할 만큼 크다고 자랑했다.
 “내 집에 작은 바다를 옮겨 놓은 거죠. 수초어항이나 금붕어는 관상용인데 해수어는 조건이 조금만 달라도 죽거든요. 짠물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하고 정성이 일반 민물고기보다 몇 배는 더 들어요.”
 밥을 주는 사람을 알아보기도 하는 등 미세한 차이로 소통을 하는 해수어의 매력이 있다는데. 키워보지 않은 이로서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다.
 “해수어는 남태평양 쪽인 호주, 하와이, 멕시코, 아프리카의 바다에서 데려 와요. 다이버가 일일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 그물로 잡아 올리기 때문에 민물고기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죠.”
 하지만 황인배 씨는 물고기의 아름다운 라인, 화려한 색과 희소성 때문에 한번 해수어를 키워본 이들은 다시 담수어를 키우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배경지식은 필수...물잡는 기간 가장 중요
 희한한 것은 이날 모인 리프패밀리의 회원들 전부가 남자라는 사실이었다. 이유가 뭘까?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황인배 씨도 딱히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남자 분들이 많아요. 꼼꼼한 분들이 많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죠.”
 초기 비용이 담수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들기도 해서 경제력이 있는 성인이 아니면 즐기기 힘든 취미다. 물고기 한두 마리 사다 보면 한달에 10만원은 예사로 지출한다는 것이다. 리프패밀리도 미성년자는 회원 가입을 받지 않는다. ‘부모님들에게 사달라고 조르게 될까봐’가 이유였다.
 해수어를 키우는 데는 필수 장비가 몇 가지 필요하다. 어항, 조경과 여과기능을 수행하는 라이브락과 산호사, 각종 미량원소들이 첨가되어 특수하게 만들어진 인공 해수염, 어항물의 비중을 측정하는 비중계, 산호나 해수어의 종류에 알맞은 조명장치, 어항에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걸러내어 주는 스키머, 어항 안에서 바다와 같은 물 흐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수류펌프 등이다. 장비들은 가격대별로 다양하며 산호를 키울지, 해수어를 키울지, 둘 다 키울지, 그리고 어항의 크기가 어떤지에 따라 다르게 선택을 해야 한다.
 모든 동물이 다 그렇지만 해수어를 키우는 데는 특별히 지식이 요구된다. 해수어의 특성을 잘 모르고 무작정 물고기를 물에 넣었다가 오래지 않아 죽기 때문이다. 해수어와 산호도 어울리는 것이 있고 피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배경지식이 없는 채로 물고기를 키우다가는 물에 넣고, 죽어 나가고를 수없이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 고수들의 설명이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 매력이자 어려움
 황인배 씨는 해수어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입에 붙은 말이 “아직 물에 넣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그만큼 ‘물을 잡는 기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을 잡는다는 것은 물고기가 살 수 있을 만한 조건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을 말한다. 보통은 두 달 이상이 걸린다. 박테리아가 적당하게 살고 있는지, 염도와 온도는 적당한지 살피고 물의 생태가 바닷물과 비슷하게 맞춰져야 비로소 물고기를 넣을 수 있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드는 환경이기 때문에 바닷물과 똑같이 만들기는 어렵다.
 “해수어의 가장 큰 매력은 정답이 없다는 거예요.”
 황 씨 역시 경험이 쌓이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어려움을 겪는 손님들과 해결 고리를 찾으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0cm에 조명과 여과기가 달린 보급형 해수어항을 시험하고 있다. 해수어 4~5마리에 모래와 산호석을 넣고 15만원 안팎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지 여러 변수를 체크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어를 취미로 하다 한동안 전문점을 운영하기도 했던 조한나 씨는 “어떤 것은 하룻밤 만에, 심지어 넣는 순간 죽기도 하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중독성이 있어 헤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킨스쿠버 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에서 맑고 투명하게 산호와 해수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해수어의 매력”이라면서 시원하게 웃었다.

*우리 지역 해수어 전문점
오아시스 마린:
일산동구 백석동 1453-1 지하1층, 031-907-0052
재미난 수족관: 일산동구 백석동 1414-10, 031-908-4347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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