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 안에 담긴 논술

지역내일 2010-12-20


  
 WE논술 대표 허선행
 문의 031)911-3377

 여우가 우물에 빠졌는데 기어나올 방법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우물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목이 마른 염소가 우물을 보고 다가왔다가 그 속에 있는 여우를 보고 물맛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이것 참 잘 됐다’고 생각한 여우는 물맛이 꿀맛 같다고 하면서 빨리 내려와서 마셔보라고 꼬드겼습니다. 염소는 그 말을 듣자 더욱 목이 타서 앞뒤 생각 없이 우물 속으로 내려갔습니다. 한참 동안 정신없이 물을 마시고 난 염소는 그제서야 올라갈 일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러자 여우가 말했습니다.
“자네에게 우리 둘을 다 살릴 마음만 있다면 좋은 방법이 하나 있네. 먼저 자네가 앞발을 벽에 걸쳐놓고 그 뿔을 곧바로 올려 세워주게. 그러면 내가 그 위로 뛰어올라가고 그 다음에 내가 자네를 끌어올리면 될 것일세”
 염소생각에도 그럴 듯한 방법이었습니다. 이윽고 여우는 염소의 발과 어깨와 뿔을 딛고 올라가 우물 밖으로 기어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염소를 우물 속에 그냥 남겨둔 채 가버리려 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염소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여우를 나무랐습니다. 그 말을 듣자 여우가 뒤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이보게, 염소 양반. 자네에게 자네 턱밑의 수염만큼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올라오는 방법까지 잘 생각한 다음에 내려와야 했을 게 아닌가.”
 이솝우화의 한 내용이다. 이 우화를 읽고 느낀 생각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어리둥절한 대답이 돌아온다. 눈앞에 있는 이익이나 편리함을 생각하기보다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학생들의 대답이다. 느낀 생각이 한결같다는 것이 우선 놀랍다. 생각의 과정 또한 생략되어 있어 혹시 질문을 잘못한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누구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각에는 끝이 없다. 어떤 일을 떠올리고 싶다가도 이내 다른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 생각을 조정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우화의 사례에서 보듯 학생들이 획일화된 답을 내놓는 경우, 대부분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체계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말은 여러 갈래의 생각을 자기 스스로 납득하도록 순서를 정한다는 말이다. 생각이 정리되어야 그에 맞는 행동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글쓰기에 앞서 생각이 중요한 이유는 글쓰기가 생각의 결과물에 해당하는 ‘표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학자들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는 가정 위에 현실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물론 사람들이 모든 문제를 합리성의 기준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논리적이지 않을 뿐더러 사회 또한 이론이 예측한 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의 각 분야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다양성이 공존하기 때문에 사회를 용광로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논술의 세계는 어떨까?

 흔히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읽기가 교양을 쌓는데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는 그릇된 말도 아니다. 그러나 논술이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보자면 책을 어떻게 읽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양과 질에서 더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대개 질(質)을 말하듯 논술도 마찬가지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차이만큼이나 책을 읽는 데서도 생각은 다양하다. 어떤 사물이든 누구도 똑 같이 볼 수 없다는 저명한 철학자의 난해한 학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다양한 생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책읽기를 강조하는 사회풍토에 비해 실제는‘한 방향 읽기’가 알게 모르게 강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객관식 답을 유도하는 방식만큼이나 획일적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같은 분위기에서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양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어 중?고등학교 때만큼 중요한 시기도 없다. 잡념이 아닌 체계적인 생각의 틀을 세우는 것은 책을 읽는 방법부터 비롯해야 한다. 내용을 파악하고 논지를 이해하는 것은 객관적인 이해에 해당한다. 객관적인 책읽기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표현하게 되고 잡념에 그치지 않게 된다.

 먼저 책 내용을 정확히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열쇠다.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는 능력은 사회에서도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학습에서는 교과의 중요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과 이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이해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시험에서 논술은 문제해결 능력이다. 또한 일반적인 논술에서는 생각의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생각의 출발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파악하였다면 왜 중요한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문제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논술시험을 이해하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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