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Ⅰ’

3D를 압도하는 2D 걸작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

지역내일 2010-12-26
원작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고 앞선 시리즈의 기대감까지 부응해 개봉 첫 주 10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Ⅰ’. 지금까지의 전편들과 달리 1, 2편으로 제작된 점도 특이하고, 3D 영화가 아니면 관객몰이가 힘들 것 같은 분위기에서 2D로 제작한 판타지 영화라는 점도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몰입해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자정 넘어 들어간 영화관 안에는 빈 좌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흥행 돌풍이 헛말은 아니구나 싶었다. 이 많은 사람들은 왜 해리포터를 보려고 하는 걸까? 영화를 보면서 그 궁금증을 풀었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화면 속 해리포터는 조금 달라보였다. 야위고 앳된 미소년 해리포터는 간데없고, 거뭇거뭇 수염이 나기 시작한 왜소한 체격의 고민 많은 청년 해리포터가 있었다. 헤르미온느의 미모는 눈부시게 성장한 여성의 빛을 담고 있었고, 론에게서는 사회에 막 나간 초년생의 불안감과 초조함이 그대로 보였다. 오랜 친구인 해리와 사랑하는 연인인 헤르미온느를 질투하기까지 하니 저 녀석들도 참 많이 컸구나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 그 나이 때에는 남녀 간의 이야기와 또래 관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니 말이다. 판타지인 해리포터를 성장영화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배경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덤블도어 교장선생님의 죽음으로 영화 속 배경은 호그와트 마술학교를 벗어나 있었다. 그래서인지 좀 더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2D 영화인지 3D 영화인지 구별이 안 갈만큼 화려하게 느껴지는 마술적인 화면도 놀랍고 이색적인 배경 속에 거침없이 쏟아지는 스펙타클과 한시도 쉴 수 없게 팽팽히 조여 오는 긴장감 또한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신뢰와 사랑은 세상사의 기본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사랑과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운명적인 대결과 위험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해리, 론, 헤르미온느는 끊임없이 자신들의 사랑과 신뢰를 의심받는다. 해리를 구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자처하며 해리로 변신하는 친구들, 자신에게 자유를 준 해리를 위해 희생을 무릅쓰는 작은 요정 도비, 론 앞에 발가벗은 모습으로 나타나 키스를 하는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모습 등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의지를 강하게 만드는 지, 서로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가족, 친구, 동료 사이의 흔들이지 않는 믿음과 사랑은 우리 사회를 더욱 견고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나이 때에는 왜 그런 일에 확신이 잘 서지 않는지, 불안정한 사회에 두려워지고 보장받지 못한 미래에 쉽게 약해진다. 너무나 쉽사리 질투의 화신이 되어버리는 론처럼 말이다. 어른이 되려면 꼭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그래서 해리포터 일행은 흔들리는 우정과 사랑, 신뢰를 다독이며 어려운 상황들을 물리쳐간다.

원작자인 J.K.롤링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기 때문인 걸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 원작 팬들의 원성을 샀던 감독이 절치부심했기 때문인 걸까.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Ⅰ’은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보기에 참 편안하다. 판타지에만 골몰한 게 아니라 따뜻한 인간사 메시지를 담고 있어 더욱 좋았다. 나이가 많던 적던 사랑은 역시 좋은 거니까. 

올 크리스마스 연휴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Ⅰ’을 감상할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그리고 나면 내년 3D로 개봉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Ⅱ’를 기대하는 마음에 가는 시간이 그리 아깝진 않을 것 같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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