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을 앞둔 엄마들의 고민

지역내일 2010-12-31 (수정 2010-12-31 오전 9:44:47)

 
 문단열
 연세대학교 신학과 졸
 현)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EBS English Cafe 진행, 
 SBS 생방송 투데이,
 헬로우 퀴즈짱 등 방송
 031-902-0509
 031-906-1205
 아이를 영어유치원과 국어유치원 중에 어디로 보내야 할지 기로에 서 있는 엄마들이 고민하는 이유는 국어가 제대로 형성되기 전에 영어를 배우면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리 뇌에는 한국말과 영어가 섞여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의 폴더(방)처럼 따로 보관되어 있어 사용 할 때마다 독립적으로 쓰인다고 말하고 싶다. 

일본 유치원의 사례
 내가 경험한 일본 영어유치원의 사례를 들어보려고 한다. 영어조기교육기관의 대명사격인  영어유치원의 견학은 영어전용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 스스로도 궁금했었다. 또 내심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싶기도 했다. 영어유치원 5세반 수업시간에 불쑥 들어간 나는 아이들을 붙잡고 무작위적인 질문공세를 펼쳤다.
"What are you studying?" “What did you learn today?" “What`s this?"
내가 어떤 질문을 던져도 아이들에게서는 자연스러운 영어가 흘러나왔다. 결코 억지로 영작을 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영어를 잘 못한다는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유치원생들이 죄다 영어권에 살다 온 아이들도 아니었고 단지 그 곳에서 1년 정도 배운 아이들이었다. 너무나 신기하여 물었다. 아이들이 영어로만 말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지… 그들은 대답했다. 입학 후 한 달 정도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뒤론 다들 적응 한다고..
아이들이 특별히 어디 아프거나 정말 급하고 복잡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업은 전부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집에 돌아가서는 일본말로 엄마, 아빠와 조잘거리며 수다를 떨겠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유치원에서는 스스럼없이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한 머릿속에 영어방과 모국어방이 옆에 따로 있다는 반증이었다. 대화를 할 때 머리 속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지식들이 뇌의 어느 한 곳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리 전체에서 말로 표현되어 나오듯 모든 지식들이 언어중추의 엮는 기능을 통해 영어방을 통과하고 그것이 필요에 따라 모국어로 혹은 영어로, 일본어로 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어방의 별도 존재 5개 국어 능통한 내가 확신해
 개인적으로 5개 국어를 하는 나는 오랫동안 영어와 일본어 방송 진행을 했지만 단 한 번도 헷갈려서 진행을 못한 적은 없었다. 언어 모두를 뇌 속에 따로 보관해 두어서 가능했다. 이렇듯이 우리의 머릿속에 여러 개의 언어폴더를 만들 수가 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뿐만 아니라 아랍어 에스파냐어 스와힐리어까지도 가능하다. 이러한 어학별 폴더가 없는 어른들이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머릿속에서 한국말 판(번역기)을 통과해서 영어로 건너가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영어를 공부할 때 한국말 판의 위에다 영어를 세워놓고 번역을 해서 공부한다. 그 번역기가 바로 모국어다. 번역기는 언어라고 부를 것도 없이 나 자신인 셈이다. 그걸 통과해서 외국어를 내 몸에 심으려고 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굳이 한국말을 통해서 영어를 배울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모국어는 모국어요, 영어는 영어일 뿐이다. 아직 모국어가 방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는 영어폴더에, 한국어는 한국말 폴더에 배움을 차곡차곡 모아둘 수 있는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철학자의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국어는 어른들에게 자신의 집이지만 외국어는 방문객, 심하게는 침입자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언어(모국어)가 먼저 자리를 잡은 어른들의 언어세계이다. 아이들의 경우엔 자신의 집에 방문객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언어 그 자체를 받아들여서 모국어 외에 언어폴더를 하나 더 만드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모국어는 모국어대로 영어는 영어대로 제각기 다른 폴더에 모아두는 것이 가능하다. 어린 아이들을 영어 반에 넣으면 보통 처음에는 학습이 아니라 흉내만 내는 듯하다다 그냥 편하게 영어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어린 아이들의 조기 영어교육이 모국어와 영어가 서로 부정적으로 간섭하지 않고 동시에 배워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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