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전통 공예 나전칠기, 세계에 알리다

내일이 만난 사람 - 나전칠기 명장 김규장 씨

지역내일 2011-01-10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을 일컫는 명장(名匠). 한 분야에 오랫동안 재능을 쏟아 부으며 큰 공헌을 한 장인들에게 주어지는 명예다. 2003년 나전칠기 명장으로 선정된 김규장(57·광진구 중곡동 크리스탈 공방) 대표는 40년 가까이 나전칠기에만 전념해온 장인 중에 장인이다. 나전칠기의 전통을 잇기 위해 평생을 달려온 김 대표는 나전칠기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명장을 만나기 위해 공방을 찾았다.


나전칠기의 매력에 빠져들다
 그는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나전칠기를 시작한 그 날을. 1973년, 미리 돈을 지불하고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 서 있을 만큼 나전칠기가 많이 애용되던 때였다.
“1973년 4월 11일이었어요. 형님이 운영하고 있는 나전칠기 공방에 들어간 게......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때는 나전칠기의 르네상스라 할 만큼 나전칠기의 인기가 높을 때였죠.”
보통 공방에 취직하면 3년 후부터 실습을 할 수 있었지만, 그는 그 3년의 허비 없이 바로 실습에 들어갔다. 형님 덕분이었다. 칠기를 익힌 지 4년 후인 1977년 4월, 형으로부터 독립한 그는 현재까지 쭉 자신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도안’에 관심이 많았다. 복사기가 없던 시절 손으로 일일이 그려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도안연습에 푹 빠졌다. 사군자 공부를 하며 도안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웠다. 이런 노력은 그의 뛰어난 도안 실력의 바탕이 됐다.
뛰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의 도안에는 그만의 뜻과 해석이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더 의미가 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장 벽화 ‘십이장생도’에도 그만의 깊은 뜻을 담았다.
 “십이장생도에 나오는 20개의 학은 20개 참가국 대표를 상징합니다. 해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상징하구요. 거북이는 4개의 항구를 의미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사슴도 12마리가 등장하죠. 보기에도 좋아야 하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면 작품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아요.”


뛰어난 기술로 세계화에도 앞장서
2003년 노동부와 산업인력관리공단으로부터 나전칠기 명장으로 선정된 그는 화려하고 다양한 그의 작품만큼이나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나전칠기와 관련된 각종 특허(자개전기인두의 개발·자개 부착(끊음)용 자동 상사칼 고안 및 실용화·상감용 금속선 압착기개발·자개 위 시트지 부착공법 개발 등)를 획득?출원했고, 3종목(칠기·패세공·문화재수리)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공모전 수상경력도 셀 수 없다. 2000년 전승공예대전 금상 수상, 2004 인천국제디자인공모전 특선을 비롯 전승공예대전에서도 다수의 입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수십 회의 국내외 전시회를 가지기도 한  그는 2001년 서울시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실력을 배우기 위해 외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그 중에서도 수년을 쉬지 않고 매년 그를 찾아오는 일본인 공예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처음 찾아왔을 때에는 제 기술을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차만 대접하고 그냥 돌려보냈죠. 그런데 다음 해 찾아오고, 그 다음 해 또 찾아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죠.”
 그는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하다. APEC벽화와 인천공항 귀빈실벽화 등 다양한 곳에 있는 그의 작품을 보고 그를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많다. 그 중 몇몇은 그의 마니아가 됐다.
 2001년 그를 만나기 위해 프라하에서 날아온 체코인, 캘리포니아로 작품을 가져간 미국인 부부, 그의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 아랍에미리트의 왕세자비 등 모두 그의 작품 애호가들이다.
 그의 작품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만큼 김 대표의 안타까움도 크다. 나전칠기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거래에 있어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 발길을 돌린 외국인도 많고, 그를 찾아온 외국인들 중 많은 이들이 “당신을 찾아오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한다. 그의 작품을 구입한 외국인의 대부분은 그들이 직접 전문가이드와 통역가를 데리고 온 경우다.
 그는 “우리나라의 좋은 문화를 외국에 알리는 것인데 저 혼자서는 그 많은 일을 하기가 벅찰 때가 많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훌륭한 우리 문화 전승에 도움 되고파
그에게 나전칠기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정말 제대로 된 나전칠기는 쓰면 쓸수록 그 가치가 더해집니다.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거죠. 하나하나 모양을 내서 일일이 손으로 붙이는 작업이라, 이 세상에 똑같은 작품이 존재할 수 없는 것도 매력입니다.”
 그는 최고의 나전칠기 명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허투루 만들어 ‘상품화’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나전칠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현존하는 고려시대 나전칠기 작품을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도 날아가 그 예술혼을 눈과 마음에 담아온다.
 “외국인들은 나전칠기를 보면 한 눈에 반해 ‘동양의 신비’라는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우리문화를 잘 알고 또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전칠기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큼 훌륭한 공예품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최고의 명품 나전칠기만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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