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광문고등학교 김한슬 양

커다란 용기로 따뜻한 세상 보여 준‘슈퍼걸’

지역내일 2011-01-10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타인의 생명을 구한 감동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기 마련이다. 간혹 방송을 통해 접하게 되는 의인들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작년 11월, 두 살배기 아기를 구한 용감한 여고생으로 인터넷과 언론을 뜨겁게 달군 이가 있었다. 그는 바로 광문고등학교 2학년 김한슬 양이다. 광문고 황정익 교사는 “한슬이는 예의바르고 마음이 따뜻한 학생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고 밝은 품성을 지닌 여고생”이라고 소개했다. 커다란 용기로 세상에는 아직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일깨워준 김양은 광문고를 넘어 지난해를 대표하는 빛날인 임이 틀림없다.


아찔한 순간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창문에 기대서서 울고 있는 아기가 떨어질 것 같은 직감이 들었고, 순간 철조망 담을 넘어서 아기를 받은 것뿐인데 너무 많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치른 것 같아요.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해 오던 터라 순간 기지를 발휘한 것 같아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던 김양은 천호동 주택가를 지나다 아찔한 광경을 목격했다. 창문에 몸의 반 이상을 내놓고 아기가 울고 있었던 것. 그 모습을 본 것은 김양 뿐 아니라 길을 지나던 다른 행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바삐 갈 길을 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김양은 아기가 떨어질 것 같아서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철조망 담을 뛰어 넘었고 그 순간 위에서 떨어지는 아기를 두 팔로 감싸 받았다”면서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아이가 크게 다칠 것 같아서 겁 없이 덤볐는데 아기가 무사해서 너무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른 키의 철조망을 뛰어넘는 바람에 스타킹이 찢어지고 팔과 다리에 상처가 나서 병원에도 다녔다.
  사건을 접수받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김양을 수소문했고 다음날 이 이야기는 급속도로 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저는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여기저기서 상을 주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부모님도 장한 일을 했다고 칭찬하셨지만 인대가 늘어나서 2주 정도 병원에 다니는 것을 보고는 걱정을 많이 하셨지요. 지금은 물리치료를 받아서 멀쩡해요.”
  이 일이 있은 후 김양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고 친구들 사이에서 ‘슈퍼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틈틈이 해온 운동이 순발력 발휘한 비결
  담을 뛰어넘고 아기가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것은 그녀의 운동신경 덕이다. 운동에 소질이 있고 좋아서 김양의 취미이자 특기는 운동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와 유도를 배웠고, 유도는 2단 단증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유도는 매일 꾸준히 한다. 또한 또래 여고생들과 다르게 주말이면 등산과 농구도 즐긴다.
  “제가 남자처럼 운동을 좋아해서 사실 아빠는 평소에 조금 못마땅해 하셨었어요. 격하게 운동하다가 다칠 수 있다고 여자다운 취미활동을 하길 원하셨죠. 하지만 이번 일이 있으면서 저를 보는 눈이 달라지셨고 운동하는 걸 어느 정도 허락하셨어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자율학습까지 마치면 김양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바로 체육관이다. 여기서 보통 1~3시간씩 운동을 한다. 김양은 “땀을 흘리다보면 공부 스트레스는 물론 친구관계에서 생긴 스트레스도 풀리고 머리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면서 “운동으로 땀을 빼고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향하는 기분은 정말 상쾌하고 좋다”고 했다. 
  장애인 돌보미 봉사활동도 그녀가 뜻을 품고 참여하는 활동이다. 학교에서 음성 꽃동네로 단체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식물인간처럼 누워서 생활하는 할머니들과 장애인을 돕는 과정에서 느낀 바가 많았다. 그 후로 집주변 요양시설에서 장애인 안마하기나 말동무 해주는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고3, 꿈을 향해 노력할 것
  중학교 때부터 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는 김양은 경찰이나 간호사가 되고 싶다. 그녀는 “어떤 꿈이든 그것을 이루기위해서 학생신분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쉽게 노력한 만큼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방학인 요즘 부족한 과목을 만회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매달리고 있어요. 요즘도 길에서 저를 알아보고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선물까지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돼요. 그 뜻에 보답해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양은 “작년에 만났던 경찰관 분들이 저한테 경찰을 해보라고 권하셨다. 원래 꿈은 경찰이었는데 위험한 직업이라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사실 요즘 간호사로 살짝 마음이 바뀌고 있다”면서 "경찰이든 간호사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얘기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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