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농사짓는 기쁨, 주말농장

지역내일 2011-02-26 (수정 2011-02-26 오전 10:13:19)

 풍동에 사는 주부 김세영 씨는 봄이 오면 꼭 텃밭 농사를 시작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배추 값이 하늘을 찌르던 지난 해 김장철, 주말농장을 하는 이웃이 배추, 무, 갓 같은 김장거리를 나르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밭에서 농사지은 채소를 척척 들고 오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싸고 좋은 걸 사려고만 했지, 왜 직접 기를 생각은 못했나 싶었죠.”
 김 씨처럼 흙 한번 만져보지 않은 사람들도 주말 농장에 도전할 수 있을까? 우리 지역 주말농장들을 둘러보고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내가 기른 채소를 밥상에
 주말농장은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임대받은 농지에서 가족과 함께 만드는 작은 텃밭이다. 논, 밭, 과수원 등 종류는 다양하다. 5평, 10평 정도를 평당 1만원 안팎에 분양한다. 분양 기간은 씨 뿌리는 3월에서 수확하는 12월까지다. 씨앗이나 모종은 개인 구입하거나 공동구매하며 대형 농기구, 원두막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다.
 주말농장을 하는 이들은 “날마다 먹는 채소를 직접 길러 밥상에 올린다는 것”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제일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권병세 씨는 이에 덧붙여서 “직접 농사를 지으니 농작물 귀한 줄 알겠다는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흙을 만지며 도시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이다.

초보 농사꾼, 무엇부터 시작할까?
 씨앗이나 모종을 심는다고 모두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얻는 것은 아니다. ‘설문청정주말농장’의 박용백 씨는 “초보자들한테는 상추 같은 엽채류가 쉽고 오이 같은 과채류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장에 오면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니 각자 좋아하는 작물을 선택해도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리읍에 있는 ‘시르골농원’은 약초, 청양고추, 마늘, 식초를 이용해 소독 한다. 또 생태적인 농사를 추구하는 ‘풍신난 도시농부’는 친환경 자연순환농법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으니 겁내기 보다는 문을 두드리고 볼 일이다.
법곳동에서 백두산가족주말농장을 운영하는 조명관 씨는 “오히려 초보자들이 더 잘 짓는다”고 말했다. 질문을 많이 하고, 알려준 대로 하기 때문이란다. 

농기구 챙기기보다 욕심 버리는 것이 먼저
 법곳동에서 ‘청송유기농주말농원’을 운영하는 심민보 씨는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니 몸만 오면 된다”고 말했다. 심 씨의 조부모와 어머니는 모두 암을 앓았다. 그는 아픈 이들을 돕겠다는 뜻을 품고 주말 농장을 시작해 15년째 땅을 일구고 있다. 대부분의 주말 농장은 친환경 농사를 지향한다. 따라서 ‘내 작물만 크게 기르면 된다’는 욕심에 화학 비료나 제초제를 쓰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초보 농사꾼들이 잘 하는 실수 하나는 ‘한 가지 종목을 너무 많이 짓는 것’이다. 고촌주말농장 최연정 씨는 “한 종류를 너무 많이 심어 놓고, 관리도 잘 안 되는 상태로 장마를 만나 면 그 다음부터는 농사에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면서 “작물을 심을 때 너무 욕심내지 말고 밭에 자주 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시에서 농사짓기, 이론에서 실습까지 배우고 싶다면
 파주 생태문화교육원·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 보급소가 함께 준비한 ‘파주 도시농부 학교’에 가면 이론에서 실습까지 체계적인 농사법을 배울 수 있다. 
 강의는 3월 3일부터 5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실습은 주말에 텃밭에서 열린다. 절기에 따른 일 년 농사, 거름만들기, 베란다 등 틈새 농사, 텃밭요리까지 15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수강료는 12만원. 신청은 다음카페 ‘파주도시농부’에서 받는다. 
문의 031-944-2306, 010-2319-7946

“내 일상을 바꾼 주말농장” 화정동 김연희 주부
 두 돌배기 소율이 엄마 김연희 씨는 스스로 ‘가급적 지구에 피해를 덜 끼치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풍신난 도시농부들’ 회원이며, 지난 해 5월, ‘잘생긴 녹색 물건 지구를 부탁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블로그 (ecoblog.tistory.com)에 들어가 보면 얼마나 의식적으로 환경을 지키려 애쓰는지 알 수 있다. 
 경 문제에 적극적인 에코맘이지만 주말농장을 시작한 지는 이제 일 년. 아직은 초보 농사꾼 대열이지만 마음만은 농부 못지않다. 그는 “주말 농장을 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고 말했다.

농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일산에 이사와 해보고 싶어 찾다가 친구를 따라 시작하게 되었다. 올해에도 할 계획이다. 

어떤 농작물을 심었나?
 계절에 따라서 알맞은 것을 심었다. 봄에는 감자, 여름에는 토마토와 오이 상추 옥수수, 가을에는 배추랑 무 얼갈이, 고구마를 지었다. 농사 잘 짓는 이웃들한테 부추, 호박을 얻기도 했다. 깻잎은 씨가 날아와 자라서 일년 내내 잘 따먹었다. 밭가에 절로 나는 냉이, 쑥, 미나리도 뜯어서 먹었다. 

두 돌 된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아기 데리고 다니면서 전혀 어려움은 없었다. 기어 다니며 흙도 먹고 상추나 부추를 뜯어 먹으면서 자랐다. 어른들 농사짓는 것을 보고 배우는지 밭을 가는 흉내도 내며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다. 

주말농장을 하며 달라진 점이 있나?
 생활에서 많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막연히 농사 지어 보고 싶은 마음에 남편을 끌고 갔다. 지금은 남편이 더 달라졌다. 텃밭 농사 하고 오는 길에 호박 하나라도 수확해서 오는 일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주말에 나가 사람들이랑 놀고 밥 싸가서 같이 먹고 농사일 배우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된다. 자연에 따라 순응해 사는 일이 감동적이다. 

환경에 관한 책을 펴냈는데,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일이 가능할까?
 생활에서 환경에 피해를 덜 끼치고 살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려고 한다. 책의 내용도 안 쓰는 플러그 뽑기, 가전제품 줄이기, 숯으로 공기정화하기, 콩나물 길러 가습기 대체하기 같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담았다. 
 요즘은 껍질과 뿌리까지 다 먹는 마크로비오틱이라는 요리법에 관심이 간다. 온전한 에너지를 영양으로 섭취하는 것인데 우리 집은 농사지어 먹는 것과 사먹는 것이 다 유기농이라 실천하기 어렵지 않다. 도시와 생태가 모순되기도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면 점점 넓어지는 것 같다.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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