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역사길잡이’ 송용진

쏭내관이 재미있게 풀어내는 우리역사

지역내일 2011-03-06 (수정 2011-03-06 오전 11:47:38)

홀대받고 있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울 것 많고 어렵다는 역사를 ‘쏭내관’이란 코믹한 캐릭터를 통해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재미있게 강의하는 문화해설사가 있다. 20대부터 범상치 않은 이력을 쌓아온 송용진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극으로 쉽게 배우는 ‘史교육’
 영국 유학시절 박물관에 매료되어 160곳을 기행하고 귀국 후에도 우리나라 궁궐과 박물관에 ‘미쳐서’ 수십 곳을 꼼꼼히 답사한 후 완성한 책이 <쏭내관의 궁궐기행> <박물관기행> 등 쏭내관 역사 시리즈다. 이 책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등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책 출간 이후 강연 요청이 쇄도하자 그만의 독특한 ‘史교육법’을 개발한다.
 역사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권력다툼, 애증, 전쟁 등 인간사 희로애락이 모두 녹아있는 TV 사극에 주목, 이를 강의 교재로 활용했다. “<선덕여왕>에는 신라가 <대조영>에는 발해, <정조 이산>에는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죠. 아이들에게 친숙한 드라마 스토리로 우리 역사를 끄집어내는 거죠.” 가령 경복궁 근정전을 답사할 때는 정조대왕 즉위식 장면을 보여주며 그 상황을 아이들과 리얼하게 재연하면서 여기에 얽혀있는 역사를 하나씩 풀어내는 식이다.
 “선사시대부터 대한민국 건국 초까지 시대별로 필요한 강의안을 만들기 위해 하루 20시간씩 사극과 다큐, 영화를 보며 필요한 장면 장면을 뽑았죠. 그 다음엔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기승전결을 갖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구요.” 그가 보여준 강의안에는 시대별로 드라마 캡쳐 화면부터 직접 찍은 유적지 사진까지 빼곡히 들어 있다.
 
 내시복장하고 원맨쇼하면 웃음이 ‘빵’
 ‘쏭내관’이란 캐릭터 탄생 배경이 궁금했다. “궁궐과 박물관에 미쳐서 돌아다닐 때 ‘나는 전생에 왕자였다고’ 친구들에게 농담 삼아 이야기했죠. 그러자 다들 왕자가 아니라 내시였을 거래요.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역사의 2인자 ‘내시’를 나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삼은 거죠.” ‘쏭내관’ 송 작가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내시복장을 하고 강의를 한다. 타고난 유머감각과 말솜씨 거기에 독특한 의상까지 갖춘 그의 강의는 어린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물론 말투와 강약 조절부터 웃음보가 ‘빵’ 터질만한 에피소드를 적절히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강의안을 짠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통하는 은어도 따로 준비하며 철저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원맨쇼하듯 수업을 진행한다. “웬만한 역사적인 사실은 네이버 검색하며 다 나옵니다. 누구나 아는 정보를 근엄하게 앵무새처럼 읊조릴 필요는 없다고 봐요. 개그맨처럼 재밌게 그러면서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하는 게 문화해설사로서의 제 역할이라고 봐요.”
 
 끼와 끈기로 똘똘 뭉친 아이디어맨
 미술을 전공한 송 작가는 재주가 많다. 책에 실린 문화재 사진도 직접 찍었고 송내관 캐리커처, 홈페이지 제작도 모두 그의 솜씨다. 학창시절부터 다방면에서 갈고 닦은 그의 별난 이력 덕분이다. 농구 선수 허재의 광팬이었던 그는 대학교도 허재가 다니는 중앙대를 선택했다. 대학 시절 내내 농구부 후원회장을 맡아 ‘농구에 미친놈’ 소리까지 들어가며  캐릭터 사업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이며 농구부에 올인했다. 졸업 후에는 미술학도가 엉뚱하게 잡지사 영업사원으로 취직해 1년 만에 정기구독자 3000명을 모집하며 영업왕이 되는 사업수완도 발휘했다. 그러다 영어 말문을 틔워야겠다고 마음먹고 필리핀으로 훌쩍 떠난 뒤 하루 18시간씩 죽어라 공부하며 영어를 정복했다. 그간의 영어공부 노하우를 담은 <쏭선생의 독종영어> 책을 펴냈고 필리핀 현지에서 영어학원도 운영해 보았다. 
“지인들에게 ‘미친 쑝’이라는 소릴 자주 들어요.(웃음)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못 견디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단 마음먹고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끈기는 제 최고의 장점이에요.” 인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송 작가는 40평생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것은 후회 없이 모두 시도해 보았고 나름의 결과도 얻었노라고 천진하게 웃는다.  
 위트와 엉뚱 발랄함으로 인터뷰 내내 웃음을 안겨주었던 송 작가는 요즘 <왕릉기행> 집필을 위해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리고 신작 출간과 함께 자신이 직접 그린 <21세기 신궁궐도>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소망이 불현듯 들었다며 10년간 놓았던 붓을 다시 잡을 생각이라고 눈을 반짝였다. 송용진은 ‘자기주도적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디어맨이자 실천가였다.  
오미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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