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속의 경쟁, 휘문고 자율학습실

''정숙''을 넘어 ''엄숙''한 면학 분위기를 엿보다

지역내일 2011-03-28

최근 시·도 교육청별로 지정된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강제로 시키는 야간자율학습 금지지침이 내려져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자기관리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강제야간자율학습은 꼭 필요하다''는 반대의견과 ''강제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것은 학습적으로 역효과를 초래한다''는 찬성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의 선택의지에 따라 효과적으로 자율학습실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해 본다. 입시명문 휘문고등학교의 반의환 교무교감선생님을 만나 야간자율학습실 운영상황에 대해 들어보고 면학열기로 뜨거운 자율학습실을 찾아가봤다.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연중무휴로 자정까지 운영
휘문고의 야간자율학습에서 ''강제''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학생 각자의 자유선택의지로 야간자율학습 여부를 결정한다. 자율학습실을 이용하는 요일도 자유롭다. 요일별로 하루만 신청해도 되고 일주일 모두 신청해도 된다. 하지만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 선택한 요일은 하루에 최소 2시간 이상 지정된 좌석에서 공부해야한다. 규정을 지키지 않고 3회 이상 무단결석할 경우 퇴출로 이어진다. 한 번 퇴출되면 좌석은 대기자에게 넘어가 다시 좌석을 배정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스스로 약속한 시간만큼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다.
좌석을 배정받지 못한 학생의 경우는 자유석 학습실을 이용할 수 있다. 학교 측은 자율학습실의 규모에 비해 신청자가 쇄도할 경우 교실 개방도 고려하고 있다. 자율학습실은 자정까지 개방하며 주말과 공휴일은 물론 명절연휴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교사의 철저한 출결관리와 감독으로 면학 분위기 조성
휘문고 자율학습실은 지정좌석제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한다. 입실과 퇴실을 할 때 학생 스스로 출석부에 시간을 기입하고 감독교사가 순회하며 출결을 체크한다. 결석자는 다음날 교무교감이 학부모에게 문자로 통보한다.
출결관리와 함께 철저한 감독도 이뤄진다. 밤 10시까지는 전교사가 하루 두 명씩 순차적으로 감독을 실시하며 10시 이후로는 학부모 두 명과 함께 교무교감, 진학부장, 방과후 교육부장, 학년부장 등이 교대로 감독을 실시한다. 10시 이후에는 본래 학부모들의 감독으로만 실시되던 것이 ''교사의 감독이 없으면 아무래도 긴장이 풀어진다''는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12시까지 교사가 남아 감독하게 되었다고 한다.
반 교무교감은 "교사의 관리·감독 하에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면 공부할 때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며 경각심도 생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심하게 배려한 최적의 학습 공간
본관 5층에 위치한 휘문고 자율학습실은 지난 겨울방학동안 구조 변경을 통해 최적의 자율학습 공간으로 거듭났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분야를 이끌었던 휘문고 동문들의 호를 따와서 명명한 ''지호실'', ''월탄실'', ''여초실'', ''택원실'' 등 학습실의 규모는 집중하기에 적당한 크기이며, 화장실은 4층에서 이용하도록 분리해 산만해질 수 있는 요인을 없앴다. 
책상과 의자 등은 벤치마킹을 통해 학습 최적의 집기로 선정했으며 좌석별 칸막이와 개별조명으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소음 없는 쾌적한 환경을 위해 열기난방이 아닌 온돌난방 시스템도 갖췄다. 또한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발소리를 줄이기 위해 신발을 벗고 입실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학습실 출입문에는 문을 여닫을 때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사항이 적힌 메모가 붙어 있다.
반 교감은 "자율학습실에서 스스로 공부할 분량을 정해 꾸준히 학습하다보면 계획적인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해지며, 타인에 대한 예절과 배려가 저절로 몸에 밴다. 학습뿐 아니라 생활지도도 동시에 이루어지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자율학습실의 열기 입시성과로 이어져
휘문고 자율학습실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정숙''을 넘어 ''엄숙''함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공부하는 만큼 졸고 있거나 잡담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선생님들이 배려하며 감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조심스럽게 둘러보며 카메라 셔터도 눌러 봤지만 아무도 돌아보는 학생이 없을 만큼 면학 열기는 뜨거웠다.
반 교감은 "감독을 하다보면 식사와 화장실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쉬는 시간도 없이 몇 시간째 움직이지 않고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꾸준히 노력하는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말했다. "밤늦게까지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반 교감은 "열심히 공부한 후 12시가 돼서 귀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다. 힘들었던 하루 일과도 잊게 된다"고 말했다.
''성실이 재능을 이긴다''는 말이 실감나는 휘문고 자율학습실의 모습,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수고했다"라고 애정 어린 한 마디 말을 던지는 교사들의 모습에서 입시명문 휘문고의 참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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