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독서 논술 학원, 독서에 대한 흥미 떨어뜨린다?

지역내일 2011-03-07 (수정 2011-03-11 오전 11:33:58)

공부로 시작해 공부로 끝나는 것이 일과가 되면서 아이들은 하루종일 책을 끼고 산다. 그런데 그런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설득력 있게 써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지어는 남의 이야기나 글의 의미조차 파악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술논술형, 구술면접의 확대, 입학사정관제’라는 현실은 더 진화된 독서능력을 요구한다. 성낙진 원장과 함께 힘이 되는 독서에 대해 4회에 걸쳐 들어본다.


연재순서 : 
1. 독서독해 잘해야 국··수, 잘 할 수 있다
2. 책, 어떻게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것일까?
3. 초등 독서논술학원, 오히려 독서에 대한 흥미 떨어뜨린다?
4. 서울대 수시논술 폐지, 더 이상 책 읽을 필요 없다?





독서는 또 하나의 과목인가?
아이에게 일주일간의 스케줄을 묻는다. “영어, 수학 일주일에 두 번, 혹은 세 번, 그리고 과학, 논술요.” 이렇게 하면 일주일이 꽉 찬단다. 악기나 체육도 과외교사를 붙이면 아이는 학교수업 외에 8번에서 10번의 수업을 더 받는다. 이런 아이에게 독서논술학원은 또 하나의 과목이 된다. 
지금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의 독서는 공부가 아니라 놀이이자 휴식이었다. 비오는 날, 따뜻한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읽던 소설과 러시아 문학, 역사책은 끝없는 상상과 인간의 심연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주었다.


일차적 잘못은 엄마에게 
지금 아이들이 독서를 하나의 과목으로 인식하게 된 데는 일차적으로 엄마에게 그 책임이 있다. 부모는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이 깊은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그보다는 영어, 수학을 미리, 매우 잘하는 실용적인 아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아이가 소파에서 느긋하게 책을 읽고 있으면 불안하다. 30분을 못 넘기고 “영어, 수학 숙제 다 했어?” 못 참고 물어보게 된다. 아이들은 엄마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지, 논술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로서만의 독서를 인정하는지가 혼란스럽다.


독서를 학습으로 만드는 논술학원
두 번째 책임은 일찍부터 시작하는 소위 ‘독서논술 학원’에 있다. 2005년 대입논술 열풍으로부터 시작되어 통합적 지식과 독서의 중요성이 학교교과과정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독서교육은 사교육의 큰 갈래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원래 독서의 재미는 스스로 책을 고를 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자유로운 느낌과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 대답으로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책을 선정해 준다. 그것도 배경지식이 위주가 된, 학습서에 가까운 책들이 점점 더 어린 학년의 도서로 선정된다. 그다음 만만치 않은 두께의 워크북은 또 하나의 해치워야 할 숙제이다. 수업시간에 던져진 질문에 대해 답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분량의 글을 써내야 한다. 정신없이 첨삭을 받고 나면 다음 학원으로 빨리 이동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운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아이들은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원래 놀이이고 휴식이었던 독서가 숙제와 공부가 되는 것이다. 마음속에 고여서 흘러나와야 하는 글이 쥐어짜야 하는 골칫거리로 변한다.


독서는 공부가 되면 안된다.
독서논술 학원을 1년 쯤 다닌 초등 5학년 아이가 책을 좋아하던 아이에서 아주 싫어하는 아이로 변하게 된 것을 하소연하시던 학부모님이 계셨다. 
독서가 하나의 과목, 혹은 학습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교양의 기초로 자리매김하게 해주려면 몇 가지 원칙을 갖고 학원을 선택해 주어야 한다. 첫째, 선정도서는 아이들의 사고력, 경험치를 너무 많이 넘어서면 안된다. 5살짜리에게 연애소설이 이해될 수 없듯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틀을 너무 많이 벗어난 선정도서는 아이에게 이해할 수 없는 글씨일 뿐이다. 둘째, 독서논술학원의 수업과 준비 과정이 지나치게 아이에게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 부담이 커지면 아이에게 독서, 글쓰기는 또 하나의 과목으로 인식되어 흥미를 잃고 흥미를 잃게 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셋째, 모든 교사가 그래야 하지만 특히 초등독서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는 경험과 상식이 풍부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무한한 기다림과 애정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독서는 두세 달 하면 성적이 오르는 과목이 아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가진 의문과 의견에 대하여 인내와 애정을 갖고 답하고 되물어야 한다.


평생을 읽어야 할 책
치열한 학습경쟁의 사회지만 독서는 여전히 깊고 넓게 나와 세상에 대한 눈을 가지는 과정이다. 책을 많이 읽어 생각이 깊은 아이가 되기를 바라 보내는 독서논술학원에서 오히려 책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면 어불성설이다. 아이들이 지금 들인 독서에 대한 흥미는 학교를 졸업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학원, 학부모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생각을 키우는 독서 생각의 좌표 
성낙진 원장
상담문의 02)554-0135~6 www.thinkh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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