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들 - 권투를 사랑하는 ‘양천권투체육관’

지역내일 2011-03-09

글러브와 첫 인연 맺은 후 권투 예찬론에 빠지다

 “발을 보지 말고 거울을 보시고 가볍게 살짝살짝~” 양천권투체육관에서는 복싱 연습이 한창이다. 링 위에서는 쉴 새 없이 주먹을 뻗으며 스파링 연습이, 마룻바닥에서는 줄넘기가 사뿐사뿐, 샌드백 앞에서는 ‘퍽~ 퍽~’ 소리가 날만큼 힘차게 스텝을 맞추며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운동을 하며 내뿜는 열기가 체육관을 가득 메운다.
 최근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권투가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기초 체력을 키우고자 때론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이유로 체육관을 찾는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체육관에 모인 회원들은 저마다 권투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되는 모습에 자신감 얻어
 제일 먼저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양천권투체육관의 초창기 멤버 전두현군(영등포공고 2학년)군. “멋있다”는 단 세 글자로 권투의 매력을 설명한다. “남자라면 당연히 권투를 해봐야죠. 재미있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매일 2~3시간씩 맹연습을 하는 두현군은 보름 전 서울신인대회도 나갔었다.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에 금이 가는 힘든 운동이기도 하지만 권투와의 인연을 끊을 수 없어 프로를 준비하고 있다. 배운 지 5개월 된 이정하(27·회사원)씨는 평일에 매일 1∼2시간씩 연습하는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단다. “친구들과 함께 시작했지만 다 그만두고 저만 남았어요. 최근 카라 강지영과 이시영, 솔비 등 여자 스타들의 권투 장면이 공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남들이 안하는 운동이기에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다지 격하게 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조차도 시작하는 달은 평균 5kg정도의 몸무게가 빠진다는 권투, 다이어트 효과야 말로 진정한 권투의 매력이 아닐까. 다이어트권투가 등장하면서 남성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복싱에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윤미(30) 회원도 처음 시작하고 5kg이 감량되었단다. “기본적인 스텝과 줄넘기부터 시작하는데 운동량이 엄청나요. 간단한 기본운동만으로도 체력이 눈에 뜨게 좋아지고 그러고 나면 자신감을 얻게 돼요”라며 웃는다.
 세 번째 체육관을 찾은 새내기 김한신(40 신정동)씨, 뱃살을 조금이나마 빼보려고 운동을 시작했단다. 거울을 보며 다른 회원들을 곁눈질하며 흉내내보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힘드네요. 맘 같지가 않습니다.” 관장이 지도하는 대로 몸을 가볍게 날려보려 하지만 아직 권투가 몸에 배지 않았는지 무겁기만 하다. 

역동적인 열정을 담아~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권투는 인기 있는 스포츠였다. TV에서도 심심찮게 권투중계를 볼 수 있었다. 배가 고파야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대표적인 헝그리 운동이기도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권투’에 대한 환상을 꿈꾼다. 일명 남자들의 세계라고 할까. 그래서 부자가 함께 운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김상훈(43)씨도 큰 아들 범준(중1)군과 성준(초5)군을 거느리고 권투를 하러 온다. 합기도도 시켜보고 검도도 시켜봤지만 남자다운 운동은 역시 ‘권투’라 소개한다. “겨울철 실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권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오며가며 아들과 속내도 이야기하고 몸으로 부딪히는 그 자체만으로 서로 이해하게 된다”며 “기초체력부터 지구력 인내력 순발력까지 확실한 운동”이라 전한다. 아들 성준군도 “새로운 것을 함께 배우니 너무 좋아요”라며 웃는다. 겨울방학동안 운동을 한 결과 성준군은 윗몸일으키기를 2개 밖에 못했는데 지금은 40개도 거뜬히 해낸다고. 게다가 줄넘기는 정말 잘하게 되었다고 귀띔한다.
 흔히 권투글러브 하면 ‘빨간색’을 많이 연상한다. 그러고 보니 글러브부터 샌드백, 링까지 여기저기서 빨간색을 많이 볼 수 있다. 빨간색은 열정과 사랑의 상징. 권투글러브가 빨강색인 것도 선수들의 역동적인 열정을 담아내기 위함이리라. 권투에 대한 열정만으로 체육관을 제압(?)한다는 박영진(44)씨도 양천권투체육관의 초창기 멤버다. “헬스를 다녔어요. 슬슬 지겨워지더라고요. 그 때 마침 권투가 눈에 들어와 시작했는데 시간이 없어 많이는 못하지만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집중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 같이 운동하는 파트너와의 호흡, 이제는 권투가 많이 편해졌다”고 말한다.
 마지막 권투예찬론자는 선수 생활을 끝내고 사범의 길을 걷고 싶어 체육관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홍상호 관장(37). “땀을 흘리며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는 것, 헝그리정신이 권투의 매력”이라 소개한다. “경기체고(서일준)에도 입학시켰으니 내년에는 프로를 양성해야죠”라며 전하는 희망찬 꿈이 한 발짝 한 발짝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양천권투체육관은 신정네거리 롯데리아 건물 4층에 있으며 평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토요일은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동을 할 수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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