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 아코디언, 이색 악기를 배우는 사람들

지역내일 2011-04-26 (수정 2020-07-03 오후 2:16:42)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특별한 친구를 만나다

 살다보면 무수히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엔 자기 이야기만 실컷 늘어놓는 친구도 있고, 조용히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친구도 있지요. 그런데 이런 친구도 있습니다. 내 손길 닿는 대로 자신의 소리를 내며,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친구지요. 바로 악기 친구랍니다.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요즘엔 이색 악기를 친구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네요. 이번주 내일신문에서는 이색악기, 우쿨렐레와 아코디언에 매료된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누구나 배우기 쉬운 작고 가볍고 다정한 우쿨렐레
 처음엔 장난감 기타라고 생각했다. 작고 가볍고, 만만해보였다. 그런데 들을수록 그 소리가 마음에 평화를 주고 있었다. 부드럽고 다정한 그 소리는 빠르고 거칠게 사는 현대인에게 위로가 되는 소리였다. 우쿨렐레는 하와이 출신이다. 하와이어로 ‘벼룩’ ‘uku’와 ‘뛰는’ ‘lele’가 합쳐져 우쿨렐레가 됐다. 벼룩이 뛰는 듯 가볍고 경쾌한 음색은 우쿨렐레의 매력이다. 누구와도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소리기 때문이다. 우쿨렐레는 솔,도,미,라 네현으로 이뤄져 있고, 코드(화음)를 만들어 소리를 낸다. 마음먹고 3개월 정도 배우면 제법 만족스러운 연주가 가능하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기에 우쿨렐레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이영미 우쿨렐레 교실의 이영미 강사는 “우쿨렐레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기 쉽다는 것”이라며 “코드 운지법이 어렵지 않아 조금만 익히면 누구나 웬만한 노래 한곡은 다 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요 영화음악 세미클래식 가곡 등 모든 음악의 장르를 연주할 수 있고, 연주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악기”라고 전했다.

우쿨렐레, 마음의 평화를 주네
자극적인 전자음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우쿨렐레는 자연식 요리처럼 자연친화적인 음색으로 다가온다. 최근 우쿨렐레를 배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이런 연유다. 바쁜 일상 속에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우쿨렐레라는 악기를 통해 풀기 위한 것이다.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는 전혜정씨는 “우쿨렐레의 청아하고 맑은 소리는 꼭 봄 같은 느낌”이라며 “그 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연찮게도 우쿨렐레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좀 더 평화롭고 여유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선 이들이었다.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위로가 될 친구를 하나 찾고 싶었어요. 언제 어디서나 위로가 되고 내가 즐겨 찾을 수 있는 친구요. 그런데 우쿨렐레가 그런 친구가 됐네요. 친구를 사귀는 마음으로 즐겁고 기쁘게 배우고 있답니다.”(김용란씨)
 “늘 자극적인 가요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어코스틱한 음악을 들려 줄 수 있어 좋아요.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아이들과 옛날 노래를 부르다보면 함께 소통할 수 있지요. 그러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저와 남편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진답니다.”(임은숙씨)
 이영미 강사는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다보면 스트레스가 저절로 사라진다”며 “악기를 배우는 즐거움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이며, 우쿨렐레와 함께라면 그 행복을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개월 배우면 베프돼요
우쿨렐레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60년 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쿨렐레를 배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최근이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우쿨렐레를 배우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고, 조만간 학교 방과후 수업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쿨렐레는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면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플랫 간격이 짧고, 네줄이라 어떤 악기 보다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죠. 일단 남과 다른 것을 배우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끼는 자부심도 크답니다. 3개월 정도 배우면 재미있게 사귈 수 있는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되지요.”
 이영미 우쿨렐레 교실은 일산 대화동 ‘한그루 도서관’과 파주 출판단지 내 위치한 ‘꿈꾸는 어린이 도서관’ 등 작은 도서관에서 진행된다. 또한 파주 헤이리 내 한국우쿨렐레협회에서도 우쿨렐레를 배울 수 있다.

▶ 우쿨렐레 수업 안내
일산 한그루 도서관 : 화요일 오전, 수요일 오후, 일요일 오후 수업 가능
문의 070-7103-5350
 헤이리 내 한국우쿨렐레교육원 : 취미과정부터 전문강사 과정까지 교육을 진행. 강사과정의 경우 우쿨렐레 1,2급 지도자 자격증 취득 가능.
문의 031-948-4917

다시 돌아온 추억의 악기 아코디언
 아코디언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단연 추억이다. 어릴 적 약장수 아저씨와 함께 떠오르는 아코디언은 추억과 향수를 안겨주는 낡은 소리였다. 복고풍 덕분일까? 아코디언이 다시 봄날을 맞고 있다. 다시 돌아온 아코디언은 낡은 소리가 아닌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왜 옛날 약장수 아저씨들은 아코디언을 연주했던 것일까?
 임은경 아코디언 교실의 임은경 강사는 “아코디언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악기”라며 “건반이 관객을 향해 놓여있기 때문에 시선을 끌기도 좋고, 무엇보다 리드(떨림판)가 떨리면서 나는 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고 답했다.
 아코디언은 우리나라에서 구전처럼 전해져 내려왔다. 정식으로 아코디언을 배운 사람이 없던 시절, 어르신들은 알음알음 서로를 가르쳐주며 트로트나 옛날가요를 연주했다. 한 때 전자악기들이 밀려들면서 잠시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추억과 향수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온 아코디언은 젊어지고 경쾌해졌다.
 “요즘은 유럽이나 해외에서 아코디언을 접한 젊은 세대들이 관심이 많아요. 개성을 중요시하는 시대라서 그런지 일찌감치 나만의 특기로 아코디언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트로트대신 동요와 왈츠, 요들송 등 연주곡들도 밝고 경쾌해졌지요. 구전으로 전해지던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지금은 정통 유럽식으로 아코디언을 많이 배운답니다.”

나홀로 오케스트라 아코디언
 아코디언은 바람의 소리다. 주름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바람을 넣어, 리드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소리는 건반이나 버튼으로 조작한다. 건반은 멜로디로, 버튼은 반주로 사용된다. 멜로디와 반주가 다 가능하기 때문에 1인 오케스트라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 물론 합주도 가능하고, 연주를 하며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악기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소리를 내는 것인데 아코디언은 이미 소리가 만들어져 있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면 수월하게 배울 수 있고, 양손을 다 쓰는 악기이기 때문에 두뇌개발과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임은경 강사는 “유럽 사람들은 어려서는 아코디언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가 평생 친구처럼 아코디언과 함께 성장하고 늙어간다”며 “무게감은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곁에 두고 함께할 수 있어 좋은 악기다”라고 전했다. 반면 아코디언은 대충 쳐서는 안되는 악기이기도 하다.
 “기초과정이 지나고 나면 배우는 것을 조금씩 어려워하시기도 합니다. 피아노나 기타처럼 눈으로 보고 치는 악기가 아니라 감각으로 연주해야 하고, 섬세한 악기라 조금만 잘못 쳐도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연습도 많이 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비를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성취감, 사람에게 받지 못하는 위로와 음악이 주는 기쁨, 그 모든 것들을 아코디언을 통해 얻을 수 있어요.”

마음을 표현하는 악기 아코디언
 아코디언을 배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바로 그 소리다. 애잔하거나 밝거나, 대부분 그 소리에 반해 시작한다. 이유림씨(장항동)는 “어릴 적 장터나 서커스단에서 듣던 아코디언 소리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날 때가 있다”며 “낭만과 추억의 소리에 이끌려 아코디언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7년째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는 박홍배씨(설문동)의 아코디언 예찬도 들어보자.
 “아침 출근 전에 10분씩은 아코디언을 꼭 연주하고 갑니다. 집중해서 연주를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여유가 생기지요.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도는 아코디언 소리 덕분에 머리가 맑아지고 일상이 편안합니다. 정신건강에 정말 좋은 악기 같아요.”
 아코디언은 가슴에 안고 연주를 해야 한다. 리드가 떨리며 나는 소리는 마음에 금방 전해진다. 내 감정을 들어내기도 쉬운 악기다.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서 벗어난 사람도 있단다.  
남택조씨(후곡마을)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메말라 가는데 아코디언을 연주하다보면 감정이 풍부해진다”며 “아코디언은 추억과 함께 감성을 자극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장세청씨(마두동)는 아코디언은 남성들에게 더 좋은 악기라고 말한다.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동안은 나이 먹는 것도 잊고, 세상만사 시름을 모두 잊고 몰두하게 됩니다. 스트레스까지 씻어주지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중년 남성들이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배울 수 있거든요.”  

▶ 아코디언 수업 안내
백석동 임은경 아코디언 교실 : 체계적인 아코디언 교육을 진행한다.
일산 아코디언동아리 : 회원제 동아리로 초급자를 위한 기초반과 중급자를 위한 취미반 수업을 진행한다. 강선마을 9단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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