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눈으로 세상을 담는 학생들 ‘꾸리다’
틀에 박힌 사고 뒤집는 청소년들의 기발한 발상 담은 소식지 제작
“우리 스스로 만드는 동아리, 어때? 소식지도 함께 만들고.” 지난 2010년, 고리울청소년의집 ‘꾸마’의 공영백 선생은 이곳을 자주 찾는 박슬아, 백예솔, 김대부, 최지현 학생들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허걱! 이거 진짜 재밌겠는데….” 학생들은 환영하며 동아리를 꾸렸다. 모임의 이름은 ‘꾸리다’. 처음에는 4명으로 시작했고 올해 장지명, 이지형 학생이 합류해서 총 6명이 됐다. 취재원이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을 때가 제일 어렵고 소식지가 발간됐을 땐 뿌듯하다는 청소년 모임, 꾸리다 멤버들을 지난 달 30일 만나봤다.
꾸리다는 현재 꾸마를 거점으로 활동한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식지 제작도 하고, 사회 이슈에 대한 각계각층의 입장을 고민하는 토론 프로그램도 함께한다. 앞으로는 청소년들이 꾸마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구조를 바꾸는 방법도 모색 중이기도 하다.
공영백 선생은 “꾸리다는 청소년 스스로 지역사회를 다르게 바라보자는 취지로 결성됐다”고 말한다. 그는 또 “우리는 지역사회 안에서 펼쳐나갈 청소년의 역할을 고민한다. 그래서 틀에 박힌 사고를 뒤집는 전세대란, 공리주의,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차이점 등을 통한 사회읽기도 시도하고 있다”며 “아직은 초보 걸음마 수준으로 교육과 워크숍 위주로 진행되지만 점차 지역의 청소년들과 지역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며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강 시장 닭 강정 집’, ‘청소년자원 지도’, ‘수상한 안경’, ‘생생 인터뷰’. 이것은 다음 달 발간될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관장 김지영) 꾸마 소식지 3호에 실릴 내용들이다. 지난 달 발간한 2호와 마찬가지로 여섯 명의 ‘꾸리다’(꾸마 리포터, 리더 박슬아) 멤버가 발로 뛰어 취재한 이 기사 속에는 청소년 특유의 풋풋한 감성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가 만든 소식지는 다르다
“우리가 만든 소식지는 틀에 박힌 소식지와는 달라요.” 박슬아 양은 꾸마 소식지를 이렇게 소개한다. 꾸리다가 꾸려지고 난 뒤 처음 만든 소식지는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꾸마를 여행하는 가이드북 제2호다. 2호의 이름은 ‘어.렵.사.리.두.번.째.호’. 시작부터 자유롭다.
‘꾸마의 이상한 폴’은 상식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답을 듣는 코너. 꾸리다들은 ‘우리 학교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를 주제로 앙케트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체육관, 노래방, 급식실, 수영장이 있어야 한다고 발표됐다. 아이들이 자유롭고 싶다는 것을 보여준 답이다. 또한 ‘꾸마의 수상한 안경’이 던진 주제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에게 할 말. 여기서 학생들은 ‘여자가 남자에게… 남자! 쫌 씻으셈!’, ‘남자가 여자에게… 좀 이쁘다고 공주인 척 하지마!!’라는 쪽지를 건넸다. 여러 가지 의견을 들어본 다양한 창구였다. ‘청소년들의 하수구’ 코너 또한 이채롭다. 주제는 선생님께 하는 하소연. ‘아이들에게 욕하지 말아주세요.’, ‘폭풍진도 NO!NO!X2.’, ''제발! 이해위주의 진도로 나가주세요.'' 소식지를 읽다보면 진솔한 말들을 그대로 담은 모습들이 꽤 재미가 있다.
주제와 형식은 상관하지 않는다
“의견을 낼 때는 자유롭게 낼 수 있어요. 만약 제약이 있다면 재미없을 거예요.”
꾸리다들은 소식지의 주제와 형식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열심히 만든 소식지를 독자들이 읽어줄 때 보람이 커요. 다음 소식지가 나오면 꼭 갖다 달라는 친구도 있어서 더 열심히 하려구요.” 동영상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김대부 학생은 “꾸마는 청소년이 쉴 수 있는 오두막 같다”고 말한다. 그는 주변사람들이 꾸리다로 활동하는 자신에게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할 때면 힘이 난다.
이들은 ‘우리들의 문화를 만들자’는 모토로 사회읽기 워크숍을 연계한 ‘꾸마 CF 만들기’에 도전한다. 꾸마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건강하고 청소년들이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현재 고3인 멤버들은 대학교에 가서도 꾸리다 멤버로 활동하겠단다. 후배들과 함께 소식지 만드는 일을 도와주면서. 백예솔 학생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소식지를 부천지역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기를 바란다. 우리 매체를 통해 꾸마와 고강동 소식과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전했다.
- 미니 인터뷰
‘꾸리다’ 리더 박슬아 양
사진: 꾸리다 리더 박슬아 양
“제가 생각하는 꾸마는 휴식 같은 존재예요. 왜냐하면 청소년 스스로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기 위해 꾸마에 오니까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풀고 가기 때문이기도 해요.”
열아홉 살 박슬아(수주고 3) 양. 꾸리다를 이끌고 있는 리더다. 현재 고3이지만 굴하지 않고 꾸리다 활동을 하고 있다는 슬아는 현재 후배양성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꾸리다에 많은 관심 가져주고 많이 사랑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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